우리의 남극 탐험기

김근우 · 소설/판타지
3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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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제11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 김근우 장편소설. 한국의 무명작가 ‘나’가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어니스트 헨리 섀클턴 박사와 남극을 탐험하고 와서 쓴 탐험기 형식을 띠고 있다. 그 속에는 백년 전인 1907년 인류 최초로 남극 횡단에 도전한 어니스트 헨리 섀클턴 탐험대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녹아들어 있다. 저자는 특유의 아이러니와 패러독스 넘치는 문장으로 “말이 되는 일만 일어나는 세상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이고, 바른 말만 해야 되는 세상에서 마음을 흔드는 헛소리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너무나 말이 되게’ 들려준다. 황당무계하면서도 진실하고 어처구니없으면서도 코끝 시큰한 감동을 선사한다. 100년 전 원대한 목표를 품고 나선 그들의 탐험은 시작부터 좌절되었다. 그들에게는 도와줄 곰도 펭귄도 없어, 스스로를 구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자신들뿐이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수개월 동안 버텨낸 대원들과 불굴의 의지로 전 대원을 구한 위대한 실패자 섀클턴 경의 이야기는 오늘날까지도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기적의 한 표상으로 기념된다. 이제 박사와 ‘나’는 진정으로 자기 길을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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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남극 탐험기 | 7 작가의 말 | 296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제11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 김근우 신작 요즘 세상에도 탐험을 떠나는 인간이 있다! 세상 끝으로 떠난 두 남자의 언빌리버블한 탐험기 ‘지금 여기’가 아닌 그 어딘가를 찾던 두 남자의 황당무계하고도 코끝 시큰한 남극 탐험기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로 제11회 세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가 김근우의 신작 장편소설 『우리의 남극 탐험기』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소설은 한국의 무명작가 ‘나’가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어니스트 헨리 섀클턴 박사와 남극을 탐험하고 와서 쓴 탐험기 형식을 띠고 있다. 어니스트 헨리 섀클턴이라는 이름에서 20세기 초의 위대한 탐험가를 떠올린 독자라면 이 소설이 더욱 반가울 것이다. 섀클턴 박사는 탐험가 섀클턴 경과 미들네임까지 일치하는 동명이인이고, 박사와 ‘나’를 남극으로 인도한 이가 바로 섀클턴 경이다. 소설의 전반부에서는 섀클턴 박사와 ‘나’가 각자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왜 그들이 남극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를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시간 순으로 서술한다. 그리고 1998년 잠시 동안 한 공간에 있었던 그들이 2015년 한국의 지하철에서 극적으로 다시 만난 이후부터 두 사람의 본격적인 남극 탐험기가 펼쳐진다. 흥미로운 것은 1907년 인류 최초로 남극 횡단에 도전한 어니스트 헨리 섀클턴 탐험대의 이야기가 박사와 ‘나’의 탐험기 속에 절묘하게 녹아들어 있다는 점이다. 김근우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아이러니와 패러독스 넘치는 문장으로 “말이 되는 일만 일어나는 세상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이고, 바른 말만 해야 되는 세상에서 마음을 흔드는 헛소리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너무나 말이 되게’ 들려준다. 뻔하고 경직된 세상에 청량제처럼 날아든 그의 이야기는 황당무계하면서도 진실하고 어처구니없으면서도 코끝 시큰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길 수 있다면 싸울 필요도 없지만 이길 수 없다면 싸워야 하는 거야.” 섀클턴 박사는 말 그대로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다. 1947년에 태어난 그는 미숙아 망막병증으로 생후 두 달도 되지 않아 두 눈의 시력을 잃는다. 상류층 명문가 출신으로 집안의 아낌없는 보호와 지원 속에서 자라지만 ‘남과 다르다는 죄’로 인한 배척과 멸시와 조롱은 소년 시절 내내 그를 따라다닌다. 마음속에 세상에 대한 원한이 쌓이려 하던 열한 살의 어느 날, 그는 섀클턴 경의 목소리를 듣는다. “넌 여기서 뭘 하고 있니?” “이길 수 있다면 싸울 필요도 없지만 이길 수 없다면 싸워야 하는 거야.” 박사는 그 말에 완전히 사로잡힌다. 타고난 두뇌와 강인한 의지로 열일곱 살에 명문 옥스퍼드 대학에 입학한 그는 또 다른 고통에 직면한다. 신의 장난인지 남자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결국 그는 눈물을 머금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다. 스물세 살에 박사학위를 받고 케인스주의 경제학자가 된 후에는 좌파와 우파 모두에게 공격당하고 버림받는다. 그는 어디에도 속할 수 없고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는다. 그러다 1998년의 어느 날 또다시 섀클턴 경이 나타나 말을 건넨다. “이봐, 친구. 나와 함께 남극으로 가자고!” 박사의 인생에 비하면 ‘나’의 인생은 시시하고 썰렁했다. 중학교 때까지 야구 선수를 하다 그만둔 까닭에 공부는 문맹 수준이어서 어찌어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방 무명 대학 경제학과에 입학한 ‘나’는 어느 날 강지진이라는 이상한 국문과 교수의 강의실에서 섀클턴 박사의 목소리를 듣는다. “자네는 지금 왜 여기 있나?” 중학교 때 야구장에서 들었던 바로 그 목소리. 이후 이 목소리는 ‘나’의 인생을 줄곧 따라다닌다. ‘나’는 강 교수의 조카와 사랑에 빠지지만 이유 없이 그녀를 차버린다. 그 후 의경으로 지원해 시위 진압 도중 부상을 당했을 때는 우파와 좌파 싸움의 희생양이 되어 꼼짝 못 하는 신세가 된다. 복무를 마치자마자 경제학과를 자퇴하고 체육교사가 되기 위해 모 대학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한다. 졸업 후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중 갑자기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일어 소설 한 편을 완성한다. 이 작품이 모 출판사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얼떨결에 작가가 된다. 이후에 쓴 장편소설은 모 문화재단의 장편소설상까지 받는다. 그러나 이후에 더 나은 작가가 되려고 노력해서 쓴 작품들은 줄줄이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외면당한다. 당장 끼니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린다. 때로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그럴수록 확실해지는 것은 지금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것. 그렇다면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처럼 박사와 ‘나’는 전혀 다른 곳에서 전혀 다른 인생을 사는데도 끊임없이 같은 질문에 봉착하고 비슷한 상황에 놓인다. “지금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그 어딘가로 떠나야 한다.” 이것이 두 사람을 이어주는 공통된 화두였다. 마침내 그들은 2015년 한국의 지하철에서 만나 한눈에 서로를 알아본다. “마침내 만났군요.” “그래, 마침내 우리가 남극으로 떠날 때가 온 거지.” (172쪽) “말이 되는 일만 일어나는 세상이니까 말이 안 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거야.” 68세의 박사와 32세의 ‘나’는 섀클턴 경이 인도한 대로 남극으로 떠난다. 21세기의 탐험은 과학기술과 장비의 발달로 섀클턴 경의 시대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러나 극지의 엄혹한 자연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게다가 섀클턴 박사는 고령에 시각장애인이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떠났다. 물론 준비는 철저히 했다. 그들은 킹조지 섬에서 미리 빌려놓은 보트를 타고 남극대륙으로 들어간다. 아무도 몰래 남극대륙의 파머 반도에 도착한 두 사람은 남극점을 통과해 대륙을 횡단하는 야심찬 탐험을 시작한다. 인류라고는 오직 두 사람밖에 없을 것 같은 눈과 얼음의 땅. 뼈가 갈라지는 것 같은 추위 속에서도 그들은 한껏 해방감을 느끼며 스노모빌을 운전해간다. 그러나 초반의 순조롭던 여정은 곧 크고 작은 어려움에 부닥치고 급기야 폭설과 혹한으로 오도 가도 못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는다. 이윽고 포기는 매너가 아니라며 다시 길을 나서려 할 때 그들 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진다. 곰이 나타난 것이다. 남극에 등장한 북극곰이라니. 게다가 말하는 곰이라니! 여행을 하다 보니 남극까지 오게 됐다는 여자 북극곰에게 그들은 치피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탐험의 동료로 맞아들인다. 아니 동료가 되기를 간청한다. 그들에게 치피는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치피는 어마어마한 힘과 속도로 박사를 태우고 무거운 짐까지 끌며 앞으로 나아간다. 치피 덕분에 남극의 험한 산도 넘을 수 있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다. 치피와 나눠 먹다 보니 식량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 데다 손발의 동상도 점점 악화되어갔다. 결국 탐험을 계속하느냐 마느냐로 ‘나’와 치피는 극단적으로 대립한다. 그때 또다시 믿을 수 없는 일이 눈앞에 펼쳐진다. 펭귄 수백 마리가 그들을 향해 날아오는 게 아닌가. 날아다니는 펭귄이라니! 치피는 펭귄을 보고 환호한다. 펭귄 고기라면 얼마나 훌륭한 한 끼 식사인가. 과연 그들은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 무사히 남극을 횡단할 수 있을까? 더 큰 고난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소설 전반부에서 박사와 ‘나’의 인생을 병치시켜 서술했듯이 두 사람의 탐험 이야기는 100년 전 섀클턴 탐험대의 이야기와 맞물려 전개된다. 100년 전 원대한 목표를 품고 나선 그들의 탐험은 시작부터 좌절되었다. 그들에게는 도와줄 곰도 펭귄도 없었다. 스스로를 구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자신들뿐이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수개월 동안 버텨낸 대원들과 불굴의 의지로 전 대원을 구한 위대한 실패자 섀클턴 경의 이야기는 오늘날까지도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기적의 한 표상으로 기념된다. 그러니 섀클턴 박사가 경의 뒤를 따르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터다. 이제 박사와 ‘나’는 진정으로 자기 길을 가야 한다. 이길 수 없기에 싸우고, 실패할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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