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오스카를 32회나 거머쥔(개인으로서는 최다 수상이다) 꿈의 제왕, 월트 디즈니는 그가 만든 작품들과 더불어 그 자신이 현대 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하나의 브랜드다. 그는 전설적인 애니메이터인 동시에 자수성가한 기업가이며, 현대 미국 문화의 아이콘이자 미국 문화 그 자체를 재창조한 인물이다. 하지만 정작 그의 삶은 대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다. 7년에 걸친 꼼꼼한 조사작업과 준비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이 평전은 그의 삶을 속속들이 파헤치는 가운데 세월이 흘러도 낡지 않은 디즈니의 현재적 의미를 보여준다. 월트 디즈니가 그의 상상력으로 이룩한 종합엔터테인먼트 제국은 그가 이 세상을 떠난 지 반세기가 흘렀건만 쇠락하기는커녕 끊임없는 혁신으로 더욱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이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현대 비즈니스계에서 거의 기적과 같은 일이다. 무엇이 이런 디즈니의 성공과 신화를 가능하게 했는가?
이 책은 유년기의 엄격한 훈육과 경제적 궁핍을 박차고 할리우드로 자신의 길을 찾아나서는 젊은 몽상가 월트 디즈니의 모습을 보여준다. 탈출하고 싶어하는 그의 갈망은 그의 타고난 예술적 감각을 더욱 예리하게 만들어주었다. 그 갈망이 강철 같은 결단력과 강박에 가까운 완벽주의와 어우러진 결과 디즈니는 애니메이션을 전혀 새롭게 재창조하기에 이른다. 그저 한낮 유희거리에 지나지 않던 애니메이션을 삶에 대한 환상을 담아내는 예술로 승화시킨 것이다. 그는 처음에는 《미키 마우스》로, 나중에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피노키오》, 《판타지아》, 《덤보》, 《밤비》 같은 장편 만화영화를 통해서 미국인의 꿈을 멋지게 구현해냈다.
우리는 디즈니가 디즈니랜드를 통해서 테마공원을 탈바꿈시키는 과정도 보게 된다. 비평가들은 그런 디즈니를 보고 개인적인 소망에 맞춰 현실을 탈바꿈하는 것을 일컫는 ‘디즈니화(Disneyfication)’라는 신조어를 발빠르게 만들어냈다. 디즈니는 그와 더불어 실사영화를 통해서 미국의 역사와 소통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주었고,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견해를 널리 퍼뜨렸다. 그 견해가 얼마나 조리 있고 치밀했는지 오늘날에조차 사람들이 “월트 디즈니의 미국”이라는 말을 즐겨 쓸 정도이다. 우리는 그가 제작한 자연 다큐멘터리들이 대중의 주의를 환기시킴으로써 환경운동을 싹트게 하는 데 기여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가 영화, 텔레비전, 테마공원, 음악, 단행본 출판, 캐릭터 상품을 한데 결합한 대제국을 건설함으로써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재편하는 과정도 보게 된다. 디즈니가 처음 시도하고 그 후로 많은 사람들이 뒤따른 추세였다.
저자는 상처받고, 외롭고, 더러 실의에 빠져 있는 디즈니의 모습도 보여준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신경쇠약에 시달렸으며, 또 어느 때인가는 사람들로부터 외따로 떨어진 채 작업실에 틀어박혀서 모형기차와 씨름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기도 했다. 저자는 세간에 떠도는 디즈니에 대한 의혹, 그러니까 그가 빨갱이 사냥꾼이라거나, 반유태주의자라거나, 실의에 빠진 알코올 중독자라는 의혹을 파헤치기도 한다. 하지만 디즈니의 개인적인 삶의 빛깔이 어떠했든지 간에 그는 끝내 꿈을 이뤄내는 힘, 그리고 미국적 상상력의 승리를 보여줌으로써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월트 디즈니는 사람들에게 스스로의 의지대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의 방식이 여전히 유효함을 지금의 디즈니제국이 증명한다.
명인의 솜씨로 빚어낸 이 평전은 월트 디즈니의 삶과 그의 빼어난 성취를 통해 지금의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디즈니의 장편 만화영화만큼이나 흥미진진하게 펼쳐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