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리, 더 높이, 더 강하게!
위대해지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스포츠 바이블
“엡스타인은 엘리트 운동선수들과 그들의 업적을 평가하는 기준을 영원히 바꿔 놓았다.”
- 맬컴 글래드웰, 「아웃라이어」 저자
· 「뉴욕 타임스」 베스트 셀러
· 「워싱턴 포스트」 2013년 주목해야 할 논픽션
· 「퍼블리셔스 위클리」 2013년 최고의 책
· 「러너스 월드」 2013년 올해의 책
맬컴 글래드웰의 <1만 시간 법칙>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주장으로 화제를 일으킨 「프로퍼블리카」의 기자 데이비드 엡스타인의 첫 책이다. 2014년 TED 강연(「Are Athletes Really Getting Faster, Better, Stronger?」)과 그해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구입한 책으로도 유명하다. 한국에는 2014년 세계지식포럼 주요 연사로서 방문한 바 있다. 그 자신이 열정적인 육상 선수이기도 했던 엡스타인은 이 책에서 최고의 운동선수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탁월함의 비밀을 파헤친다. <본성 대 양육>이라는 아주 오래된 논쟁부터 비교적 최근의 <1만 시간 법칙>에 이르기까지, 운동선수들에게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해 온 다양한 이론들을 재해석하고 때로는 반박하며 기존 스포츠 과학이 가지고 있던 관점을 완전히 뒤바꿔 놓는다. 최신의 스포츠 과학 이론과 전 세계에서 수집한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흥미롭고도 놀라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 엡스타인은 <최고의 자리를 위해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최고를 목표로 하는 스포츠 꿈나무들과 부모, 지도자들, 그리고 스포츠를 즐기는 모든 이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1만 시간 법칙과 유전자
스웨덴의 스테판 홀름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쟁 선수들보다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여섯 살 때부터 20여 년 동안 피나는 훈련과 함께 꾸준히 기량을 갈고닦았기 때문이다. 2만 시간이 넘는 기간이다. 매번 우승 후보로 거론되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2007년 세계 육상 대회에서 바하마 출신의 도널드 토머스에게 왕좌를 내줘야 했다. 기존 선수들이 보여 주는 우아함과는 달리 우스꽝스럽게 허우적대는 동작으로 가로대를 넘는 토머스는 당시 높이뛰기를 시작한 지 고작 8개월밖에 되지 않은 초짜였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위의 사례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맬컴 글래드웰은 그의 책 「아웃라이어」에서 평범한 사람도 무슨 일이든 1만 시간을 훈련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엡스타인은 이 법칙의 맹점을 지적하는데, 이미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데다, 그 값이 평균치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체스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의 결과는 엡스타인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체스 선수가 마스터 수준에 오르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1만 시간에 약 1,000시간이 더 필요했다. 게다가 한 기사는 고작 3,000시간을 연습하고 마스터 수준에 오른 반면, 다른 기사는 2만 3,000시간이나 걸렸다. 2만 5,000시간을 넘게 연습하고 연구했음에도 여전히 초보 마스터 위치에 도달하지 못한 기사도 있었다. 노력을 쏟는 시간의 편차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1만 시간의 두 배를 투자해도 최고 수준에 이르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
엡스타인은 과학, 특히 유전학을 통해 이를 설명한다. 연습의 효과는 개인의 특성에 따라서, 그리고 작업의 종류에 따라서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에드워드 손다이크는 실험을 통해 똑같은 훈련을 받는다 하더라도 개인 간의 차이가 벌어질 수 있고, 개인이 가진 초기의 우수한 능력과 훈련을 통해 향상되는 능력 사이에는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즉 타고난 능력이 훈련을 통해 향상되는 능력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심리학자 필립 애커먼의 연구도 눈여겨봐야 한다. 수퍼마켓 계산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그는 간단한 작업의 경우 연습에 의한 효과가 비슷하지만 복잡한 일의 경우엔 연습에 따른 효과의 차이를 오히려 더 벌려 놓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는 것이다.
두 세대, 총 아흔여덟 가족이 참가한 헤리티지 가족 연구는 유전자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더 잘 보여 준다. 연구자들은 5개월 동안 주 3회의 고정 자전거 훈련을 통해 참가자들의 최대 산소 섭취량VO2max을 측정했다. 그들 모두의 유전자 정보 역시 분석되었다. 훈련에 의한 VO2max의 증가량은 다양한 양상을 보였다. 하위 15%의 사람들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고, 상위 15%는 50% 이상 증가했다. 각 참가자들의 VO2max 증가량은 그들의 초기 능력과는 무관했고, 유전자에 보다 큰 영향을 받았다. 연구자들은 이와 관련된 유전자 변이 21개도 발견했다. 21개 중 19개의 유전자 변이를 가진 참가자는 10개 이하를 가진 참가자에 비해 VO2max 증가량이 세 배 이상 컸다.
인간의 운동 능력은 진화하고 있는가
기록의 측면에서 보면 인간은 라는 올림픽의 모토를 충족시켜 왔다. 올림픽에서는 매번 세계 신기록이 작성되고, 인간의 한계라고 생각되는 지점은 계속 수정된다. 인간이 고작 한 세기 만에 새로운 종으로 진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이러한 기량의 향상은 자연스럽게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인식으로 이어졌다. 1936년 전설적인 육상 선수 제시 오언스는 10.2초의 기록으로 100미터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다. 2013년 우사인 볼트 세운 신기록은 9.77초였다. 단거리 종목의 특성을 생각하면 이러한 차이는 트랙 위 선수들 사이에 엄청난 거리를 만들어 낸다. 눈여겨볼 부분은, 생체 역학적 분석 결과 1930년대 오언스의 관절 움직임은 1980년대 칼 루이스의 그것만큼 빨랐다는 것이다. 또한 볼트가 철제 발판을 이용해 출발해 합성수지 위를 달릴 때 오언스는 정원용 삽으로 구덩이를 파서 출발 지점을 만들어야 했고 에너지를 훨씬 더 잡아먹는 타다 남은 재 위를 달렸다는 사실이다. 오언스가 볼트보다 빠르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기록의 차이는 엄청난 거리가 아닌 한걸음 내로 좁혀진다.
<체형의 빅뱅> 현상은 스포츠 기록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이다. 20세기 초반까지만 하더라고 체육 교사와 코치들은 인간의 표준적인 체형이 모든 스포츠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높이뛰기 선수와 투포환 선수는 둘 다 적당한 키에 평균 몸무게로 체형이 거의 똑같았던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 과학의 발달과 함께 특정 종목에 맞는 특정 체형이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농구처럼 키가 커야 유리한 종목에서 선수들의 키는 더욱 커졌다. 키 큰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유리할 수 있는 종목인 농구로 모이게 된 것이다. 현재 NBA 선수 10명 중 1명은 키가 213센티미터(7피트)에 이른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20~40세의 213센티미터 이상 남성 6명 중 1명은 꿈의 무대인 NBA에서 선수 생활을 한다는 말이다. 체형의 빅뱅 현상은 기술의 발전과 결합하며 기록의 향상을 낳았다. 성공한 스포츠 스타는 금전적 보상과 명성을 얻는다. 극단적으로 특화된 신체 형질을 가진 선수들은 더더욱 특정 종목에 모여들게 되었다. 표준 체형의 시대와 비교하면 여러 종목에서 월등히 향상된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원동력을 단순히 노력의 결과로 볼 이유는 전혀 없다.
수치상의 기록 갱신은 분명히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아주 조금씩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남자 육상 1,500미터의 경우 2000년 이후 아무런 기록 향상도 없다. 우사인 볼트가 큰 폭으로 세계 기록을 갱신하며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를 노력 하나로 설명하려 든다면 다른 육상 선수들의 혹독한 훈련 과정을 과소평가하는 꼴이 된다. 한편 체형의 빅뱅을 연구한 팀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