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2천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 알베르 까뮈로부터 "최초의 앙가주망(engagement, 예술가들의 사회참여)소설"이라는 평을 받았던 마르탱 뒤 가르의 연작소설. 에필로그까지 합쳐서 총 8부로 이루어져 있고, 그중 7부에 해당하는 '1914년 여름'은 1937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다.소설은 티보가의 두 아들인 앙투안느와 자크 티보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여러모로 상이한 두 티보 - 형은 현실적이고 보수적이며 성실하나 동생은 시적이고 반항적이며 자유롭다 - , 거기다가 자크의 둘도 없는 친구로 우아하지만 절망에 빠진 예술가 다니엘, 봉건적인 아버지 티보, 두 형제에게 사랑과 인생과 기타 등등의 것들을 가르쳐주는 여인들이 합세한다.1부 '회색 노트'부터 6부 '아버지의 죽음'까지는 주로 두 티보의 성숙해가는 모습을 그린다. 천 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은 것은, 이야기가 시간을 따라가며 서술되지 않고 가장 인상적인 어느 한 순간만을 압축해 묘사하기 때문이다.그 순간들이란 자크와 다니엘의 가출('회색 노트'), 소년원에 보내진 자크와 그를 안타까워하는 앙투안느의 방문('소년원'), 고등사범학교에 입학한 자크의 내적 성장과 앙투안느의 성숙한 사랑('아름다운 계절'), 앙투안느가 의사로서 의무를 깨쳐가는 과정('진찰'), 또다시 가출을 하여 혁명가적 기질을 발휘하기 시작한 자크와 그가 쓴 단편소설을 앙투안느가 읽게 되는 일('라 소렐리나')이다.각각의 순간은 사실주의에 입각한 작가의 시선에 의해 세심하게 그려져있다. 하지만 그 순간들은 압축돼 있고 불연속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읽는이는 지루함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두 티보가 서서히 변해가는 과정을 상상할 수 있다.그리고 마지막 '1914년 여름'은 이제까지의 가정사에서 탈피해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상을 반영한다. 제1차 세계대전을 대하는 두 티보의 서로 다른 태도(앙투안느는 조용한 일상을 계속 지켜나가는 시민으로 남고, 자크는 반전론자이자 혁명적 사회주의자로 활동한다)를 통해 전란의 혼란스러움을 묘사한다.스웨덴 한림원이 밝힌 노벨문학상 선정이유 역시 '인간의 투쟁과 현대 생활의 여러 단면들을 날카롭게 묘사한 힘찬 사실주의를 높이 평가한다'는 것이었다.처음으로 완역되는 이 '잊혀진' 대작은 정지영 교수의 10여년의 번역끝에 선보이는 것. 이 번역의 부산물로 <프라임 불한 사전>을 얻었다고 말할 정도다. 각 권마다 각 부에 대한 작품해설이 딸려 있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왓챠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왓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