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예술이란 무엇인가? 미(美)란 무엇인가?
아름다움에 헌정된 가장 방대하고 엄밀한 강의
미학을 알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고전
헤겔, 철학으로 아름다움을 해석하다
헤겔은 대표적인 독일의 관념론자다. 순수 예술의 체제가 확립되기 시작한 근대, 헤겔은 다른 여러 사상가들과 소통하면서 자신만의 예술철학을 정립했고, 그것이 『미학 강의』로 집대성되었다. 『미학 강의』는 단순히 미학에 대한 책일 뿐만 아니라, 서양 관념주의의 절정을 이끈 역작이라고 할 수 있다.
헤겔은 먼저 실러, 빈켈만, 셸링, 칸트 등 종래의 철학자와 미학자들이 해 온 미학에 관한 이론을 정리하고, 앞선 논의들이 어떤 점이 부족했고, 어떤 부분이 주목할 만한지 나름의 평가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자연미와 대립하는 예술미에 대한 자신의 이론을 설명한다. 헤겔은 당대 유행했던 낭만주의 예술 이론이 철학 이론으로까지 정착하는 데 반감을 가졌고, 결국 자신의 가장 철학적인 언어로 서양 예술을 해석하고자 했다. 이로써 ‘미(아름다움)’가 우연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적 필연성을 갖고 예술로 정착했음을 설명해 냈다. 비록 헤겔의 언어가 다른 미학자들의 언어보다 딱딱하고 엄정하긴 하지만, 그만큼 ‘미’를 체계적이고 명징하게 분석했다는 점에서 『미학 강의』가 서양 철학사에 갖는 의의가 크다.
예술작품을 철학적으로 고찰하기 위한 방대한 자료,
‘미’를 가장 이론적으로 규명하다
헤겔은 단순히 예술작품 몇 개를 보고 이 같은 강의를 펼친 것이 아니다. 그는 예술의 발전 단계, 예술형식을 구분하기 위해 먼저 서양 예술작품과 서양 문화의 근간이 되는 기독교를 분석했다. 이에 따른 고전, 중세, 르네상스 등 서양 예술사조에 대해서도 헤겔 나름의 섬세한 분석이 이어진다.
이후 ‘상징적 예술형식’에 대해 설명할 때는 서양 예술작품은 물론, 조로아스터교와 같은 고대 종교, 인도, 이집트 등 동방의 각 민족의 시문학, 각종 비유담, 속담, 교훈담, 수수께끼, 경구 등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여 논리를 강화하고, 상징과 예술이 관계 맺는 과정을 보여 준다. 우리는 여기서 헤겔 특유의 변증법적 철학체계에 따른 명징한 해석 또한 엿볼 수 있다.
아울러 헤겔은 인간 정신의 소산인 ‘예술미’의 우월함을 강조하며 진정한 ‘미’란 ‘이상(理想)’이라는 규정을 내린다. 따라서 우리가 마음으로 느껴진다고 생각했던 ‘아름다움’은 사실 이념적이고 이성적인 ‘절대정신’에서 나온다는 새로운 주장을 펼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전에 살펴보았던 다양한 예술형식과 예술작품들도 우리의 감정이 아니라, 예술미의 이념에 따라 규정되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딱딱한 헤겔의 언어, 예술형식과 예술 행위
새로운 번역과 구성으로 만나는 헤겔의 『미학 강의』
이 책은 총 3권으로, 독일의 주어캄프 출판사에서 발행한 『헤겔 전집』(전 20권) 중, 13~15권에 해당하는 『미학 강의』를 새로 번역한 책이다. 역자인 이창환 교수는 미학에 대한 헤겔의 정묘한 통찰과 해석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단어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선별하여 번역했다. 본문 중간에 주어캄프 출판사의 원전 페이지를 표시하여, 필요한 경우 빠르게 원문 대조를 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여기에 더해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는 역주를 삽입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회화, 음악, 시문학의 세계로 옮겨 간 헤겔의 현미경,
마침내 절대적이고 참된 예술을 발견하다
헤겔은 예술형식 발전사관에 따라 마지막으로 ‘낭만적 예술’의 개별 체계에 대해 분석한다. 헤겔은 건축보다 조각이 더 진보한 예술형식인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질료가 갖는 질량이나 규정된 형식은 정신성과 자연성을 그대로 담지 못한다고 보았다. 헤겔이 가장 진보한 예술형식으로 제시한 것은 회화, 음악, 시문학이었다. 그에 따르면 이 세 가지 예술형식은 질량과 형상에서 벗어남으로써 정신성과 자연성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절대자의 이상적 자기완결성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 현존재, 의지, 감응, 행위, 고난, 고통, 죽음, 열정, 만족 등의 모든 순환을 즉자적이고 주관적인 것으로서 가시화한다. 하지만 세 가지 예술형식에도 서로 다른 점이 있다. 회화는 건축이나 조각처럼 단순히 가시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내면화한 가시화를 보여 주지만, 질료와 형상이 존재하기는 한다. 반면에 음악은 음(音)과 화음 등 질료가 있지만, 형상이 없는 감응으로서 정신적 주관성의 내적 통일성을 이룬다. 최종적으로 시문학은 정신성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절대적이고 참된 예술이다. 의식이 이해하는, 내면에서 정신적으로 형상화하는 일체의 모든 것을 수용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언어’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헤겔은 뒤이어 시문학을 서사시, 서정시, 극시로 나누어 세부적인 형상화 방식을 비교하고 살펴본다.
또한, 2권에서와 마찬가지로 헤겔은 회화, 음악, 시문학의 특성을 면밀히 분석하여, 각 예술형식의 내용과 형식, 형상화 방법에 대한 규정, 역사적 전개 양상, 그리고 시대와 사조를 관통하여 변하지 않는 보편적 원칙을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