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에게 조르주 상드는 시인 알프레드 드 뮈세의 연인, 음악가 프레데리크 쇼팽의 연인으로 알려져 있다. 상드라는 이름은 뮈세, 쇼팽의 이름 뒤로 지워지고, 상드의 역할은 예술가가 아니라 예술가의 ‘연인’에 한정된다. 하지만 ‘조르주’라는 남자 이름을 필명으로 삼은 조르주 상드는 ‘연인’으로서의 여성이 아니라, 한 명의 ‘작가’이기를 주장한다. 경제적 독립을 위해 쉼 없이 글을 써낸 그는 “곡괭이질을 멈추지 않는 인부”처럼 일하는 작가라는 평판을 얻었다. 주제와 소재가 다양한 글에, 풍부한 상상력과 섬세한 감성을 더해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얻게 된다.
조르주 상드의 작품 가운데 독자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랑의 요정 파데트』는 작가 자신이 실천한 ‘온전하고 주체적인 삶’을 흥미로운 사랑 이야기를 통해 잘 드러낸 작품이다. 주인공 ‘파데트’는 조르주 상드의 분신과 같다. 파데트가 사랑의 요정인 것은 남성을 빛나게 해주는 여린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다. 인습과 편견의 장애물을 넘어서, 한 인간으로서 기뻐하며 온전하게 타인과 삶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의 요정 파데트』를 읽으며 우리 역시 삶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삶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 주는 마법이고, 파데트는 그런 의미에서 삶의 마법사이다. 조르주 상드가 쓴 이 오래된 사랑 이야기를 읽는 것은 우리가 초라한 우리의 일상을 치유하고, 그리하여 우리 자신을 ‘추앙’하고 채워 가는 또 하나의 방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