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죽는 것이 가장 편할까?”
◈본문에 등장하는 6070대 여성의 인터뷰 중에서
“가족과 함께 살면 아무래도 나를 억누르고 가족을 먼저 생각해야 하니까요. 당연히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질 수밖에요.” (60대 여성)
“남편은 매일 텔레비전만 봐요. 말을 걸어도 대답을 안 한다니까요. 그러면서 사소한 것까지 어찌나 잔소리하는지, 짜증이 난다니까요.” (70대 여성)
“남편은 다른 사람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아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죠. 제가 반대 의견을 내면 금방 큰소리를 내서 대화가 안 돼요.” (60대 여성)
“남편이 퇴직하고 나더니 내가 어딜 가든 따라와서 피곤해요.” (60대 여성)
“남편은 다른 식구가 아픈 것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자기 건강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난리를 치죠.” (60대 여성)
“남편이 퇴직한 후로 집안일은 일절 돕지 않고 불평만 해서 우울해요. 온종일 컴퓨터를 하고 있다니까요. 남편의 존재 자체가 짜증 나요. 온종일 기분이 우울해요.” (70대 여성)
“맨날 싸우기만 해서 남편이 빨리 가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버리니 외롭네요.” (60대 여성)
“내가 죽으면 시신은 누가 처리해주지?”
혼자 죽게 될까 봐 걱정인 사람들. 그들을 위해 해법을 제시하는 인문서
세계적인 석학이자 사회학자, 일본 페미니즘계의 대모 격인 우에노 지즈코의 2021년 화제작,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원제: 在宅ひとり死のススメ)가 동양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원제를 그대로 우리말로 직역한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집에서 혼자 죽으라니, 도대체 무슨 말일까?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 보도되는 ‘고독사’(혼자 사는 사람이 사망한 후 늦게 발견되는 사건)를 권하기라도 한단 말인가? 일본에서는 매년 발생하는 ‘고독사’ 건수가 약 3만 건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17년에 835명이었던 무연고 사망자가 2020년에는 1385명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2021년 9월, 보건복지부 자료). 이는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총 인구의 20% 이상인 사회, 2026년으로 예상)에 가까워지면서 드러나는 사회현상 중 하나다. 1인 가구수의 증가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2000년에 15.6%였던 1인 가구의 비율은 점점 늘어나더니 2020년 31.7%로 두 배 이상이 되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사회적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혼자 죽게 될까 봐 걱정이다. 특히 1인 가구인 사람들은 ‘내가 죽으면 시신은 누가 처리해주지?’가 큰 고민거리다.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는 바로 이 고민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저자 우에노 지즈코는 “살아 있는 동안 고립되지 않는다면 고독사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최근 10년 동안 노후에 대한 상식이 180도 바뀌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과거에는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함께 살지 않는 것이 현명한 것’이라고 사고관이 180도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혼자 사는 노인에 대한 시선도 ‘불쌍하다’에서 ‘편해 보인다’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오히려 가장 불행한 사람은 ‘혼자 사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과 같이 사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특히 60대 이상 여성의 경우, 혼자 살 때 오히려 행복지수가 수직 상승한다(위 박스 안 본문에 등장하는 6070대 여성의 인터뷰 참조).
저자는 1인 가구의 행복지수(생활 만족도)가 2인 가구의 그것보다 훨씬 높다는 것, 자살률도 1인 가구보다 오히려 2인 가구가 높다는 것, 노후의 행복지수는 자녀의 유무와는 관계없다는 것, 요양 시설이나 병원에서 죽기 원하는 사람은 의외로 없다는 것 등등을 각종 통계 자료와 설문 조사 결과를 통해 증명해 보인다. 자신이 살던 집에서 편안하게 죽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병에 걸리거나 돌봐줄 사람이 필요 불가결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 이용해야 할 것이 바로 국가에서 운영하는 간병 보험(우리나라의 장기요양보험) 제도다. 저자는 간병 보험이 생긴 이후 ‘돌봄 노동’이 무료가 아니라는 것이 상식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이미 70~80% 이상의 노인이 간병 보험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간병이 필요하다는 인정만 받으면 케어 매니저(우리나라의 경우 요양보호사)가 일주일에 두 번이라도 방문 간병을 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고독사’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일본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인데 여성학 도서뿐 아니라 ‘나 혼자 사는 방법’에 대한 실용적인 인문서를 꾸준히 출간했다. 이 책은 『싱글, 행복하면 그만이다(おひとりさまの老後)』, 『여자가 말하는 남자 혼자 사는 법(男おひとりさま道)』, 『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おひとりさまの最期)』 이상 세 권의 종결편에 해당하는데, 이 시리즈는 누적 판매 부수 130만 부를 달성한 초베스트셀러이다. 특히 이 책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는 고령화 시대의 가장 큰 관심사인 ‘어떻게 죽는 것이 가장 행복하고 평화로운지’에 대한 화두를 던져 사회과학 도서로는 이례적으로 아마존 종합 1위에 올랐고 현재까지 20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는 오래된 구호가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주는 현상이다.
“혼자 죽는 건 의외로 괜찮다!”
나이들수록 혼자 지내는 사람이 편안한 이유
‘혼자 살던 노인이 집에서 혼자 죽었다’라고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뭘까? 외로움, 고독, 인생무상, 인간관계 단절 등등이다. 하지만 우에노 지즈코가 제시하는 데이터에 의하면 전혀 다른 단어가 떠오를 수 있다. 편안함, 자기만족, 자유, 간병 보험 등등이다. 저자는 자녀가 없는 싱글의 경우 고민은 적고 자식들 눈치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오히려 행복지수(생활 만족도)가 높고 외로움과 불안도 훨씬 덜 느낀다는 것을 여러 데이터를 통해 제시한다. 또한 만족스런 노후를 보내기 위해 첫째 살던 집에서 계속 살기, 둘째 돈 부자보다 사람 부자 되기, 셋째 타인에게 신세 지지 않고 자유롭게 살기 이상 세 가지 원칙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가족이 없는 노후가 비참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과거의 고정관념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기존의 관념이나 통념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시각으로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우에노 지즈코의 특기를 다시 한번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미소지니(misogyny, 여성 혐오)가 우리 사회에 큰 이슈로 떠올랐을 때 그녀의 대표작인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女ぎらい)』가 국내에서 크게 주목받은 바 있다.
일본 현지 독자 서평 중에서
★★★★★3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그리고 나 자신의 장례식을 생각하며 너무나 흥미롭게 단숨에 읽은 책!
★★★★★이 책을 읽고 나니 오히려 기운이 났어요.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어요!
★★★★★이 책을 읽은 후 ‘혼자 죽어가는 것도 괜찮겠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주변에 병원에 입원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빨리 집에 가고 싶다”였습니다. 저도 정든 집에서 조용히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혼자 사는 여자인 저는 “맞아, 맞아! 진짜 그렇지!” 하면서 너무 기쁜 마음으로 읽었어요. 여성의 노동에 기대어 산 수혜자 남성들은 내용에 크게 반감을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죽음에 대한 내용이지만 글이 너무 재미있어서 기분이 전혀 어두워지지 않았다.
★★★★★여든 살에 혼자 사시는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어하셔서 선물했는데, 너무 재미있다고 하시네요.
이대해
3.5
kt쿠폰으로 밀리의 서재 1개월권을 얻어 그곳에서 이책을 전자책으로 읽다. 밀리의 서재, 우선 읽어주는 목소리가 있어 좋았다. 그런순간이 있다. 읽기힘든 순간, 목소리로 낭독해주니 좋았다 부족한점, 왓차에 내가 읽고 싶어요 한책을 검색해보면 태반이 미수록책이다. 한마디로 마니아의 책은 부족하고 되지도 않는 잡다한 책들만 전면에 부각되어 있다. 이 사이트의 구독은 검토가 필요하다 이책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노라, 이책은 한마디로 혼자살기를 강조해온 작가가 그 연장선에서 혼자죽기까지 가능하다 한다. 왜 그것이 안되는가? 가족들에게 병구완을 부탁할 시기는 지났다. 모두 바쁘고, 부모로 부터 독립하여 사는 가족들이 대부분인 시대에 지난한 일인것이다. 작가는 1인의 죽음을 고독사라고 부르지 말고 재택사라고 부르자한다. 이것이 가능하게 된것은 바로 일본에서 시행중인 간병보험 때문이다. 국기와, 지방단체, 개인이 서로부담하는 간병보험은 재택사를 가능하게 한다. 들어보면 상당히 수긍이가는 용김한 목소리임에 틀림없다 더불어서 시설입소 등 이 그리 권장할 사안은 아니라고 한다 베이비무머로 60년대 초입에 태어난 나로서는 이 작가의 재택사를 적극 실천하고 싶다. 그런데 아직도 부모집에서 독립도 안하고 있는 자녀들은 무언가. 23 09 10
KDH
3.5
'먹고 싸고 청결을 유지'하게끔 지원이 된다면 집에서 혼자 살다 죽는게 낫다는 것이 책의 핵심. 고령화 사회에 이미 진입했음에도 이런 논의가 활발하지 않기에, 흥미롭게 읽었다. ps. 시설의 단점 등 공감가는 부분도 많았지만, 치매노인까지 집에서 간병하면 된다는 부분은 지나친 주장이라는 생각.
윤산
3.5
한국의 미래가 일본일지는 모르겠지만 고령화,1인 가구 사회가 확정된 현 시점에 노후 문제도 누군가는 말해줘야 하지 않을까
Zoe
4.5
사서 별표 치고 후대에 옛날엔 이런 시절이 있었단다 하고 알려줄 때 좋을 듯. 죽음, 치매, 1인 노인 가구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를 두들겨 패주는 책.
드람맘마
3.5
"결국에는 싱글로 돌아오게 되어있다"
난권옹
3.0
너무 중산층 중심적이라는 느낌
heyyun
3.5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이 책도 도끼다! 치매든 노망이든 상관없다. 우에노 치즈코는 진짜로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어!!
^~^
4.0
#2023년 69번째 책 여둘톡 팟캐스트를 듣다가 알게 된 책. 제목이 너무 강렬해서 안 읽어 볼 수가 없었다. 지금도 가족을 제외한 관계는 소원한 상태라 노후에 대한 걱정이 문득 들 때도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하긴 내 옆에 누가 있든 없든, 집에 누워있든 최고급 의료진이 있는 병원 일인실에 누워있든, 그런 것들은 상관 없이 죽음이라는 것의 본질은 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살아있는 동안 고립되지 않도록 계속 타인과의 연결을 계속해서 유지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반드시 있을 나의 죽음은 부디 편안한 마음 상태로 맞을 수 있기를 바란다. * 고독사한 사람들은 살아 있을 때부터 이미 고립된 인생을 살았다. 고립된 인생이 고독사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살아 있는 동안 고립되지 않는다면 고독사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싱글 여성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싱글 여성은 싱글 남성과 달리 친구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 부분도 참 이해가 안 되는데, 주부는 사회인이라고 부르지 않으면서 회사원은 사회인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정작 오랫동안 사회인으로 살아온 남성이 익힌 ‘사회성’은 왜 노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정말 알 수가 없다. 어떤 사람은 남성은 ‘회사인’이지 ‘사회인’이 아니라고도 한다. 그런 거라면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다. 게다가 남성의 사회성은 전부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해서 이해에서 벗어난 인간관계는 맺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덧붙이자면 나는 남성을 논리적인 생물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웃음). 그들(의 대부분)은 논리가 아니라 이해관계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 사회에 공헌할 수 없으면 살아 있을 가치가 없을까? 삶의 보람, 일의 보람이 사라지면 과연 인생을 살아갈 의미가 없을까? 이런 생각의 배후에는 ‘살아 있을 가치가 있는 생명’과 ‘살아 있을 가치가 없는 생명’을 구별하는 생각이 깔려있다. 이것이야말로 일본안락사협회를 설립한 오타 덴레이 씨가 주장한 우생사상 그 자체다. * 팔팔하게 살다가 어느 날 덜컥 죽는 것은 바랄 일이 아니다. 사람은 천천히 내리막길을 걸어갈 뿐이다. 주변의 많은 노인들을 보면서 나는 그것을 깨달았다. 조만간 움직이지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할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호흡이 멈춘다. 이를 임종이라고 부른다. 혼자 사는 내가 이대로 내리막길을 걸어가다가 어느 날 홀로 집에서 죽을 수는 없을까? 그동안 혼자 살아왔는데 임종이라고 해서 거의 만나지 않던 일가친척이 전부 모이는 것도 이상하다. 혼자 조용히 죽고, 어느 날 그 사실을 발견해도 ‘고독사’라 부르지는 않았으면 한다. 이게 이 책을 쓴 동기다. * 늙는 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사망률은 100%이다. 5명 중 1명이 치매에 걸린다고 한다. 간병 없이 살겠다며 열심히 운동하고, 치매를 예방한다고 두뇌 체조에 매달리기보다는 간병이 필요해져도 안심할 수 있는 사회, 안심하고 치매에 걸릴 수 있는 사회, 장애가 있어도 죽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아직 너무나 많다. 당신도 함께 싸워준다면 기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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