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야멘타 하인학교

로베르트 발저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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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문학사의 불가해한 신화로 평가받는 로베르트 발저의 대표작으로,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되는 작품이다. 귀족 태생의 소년이 가장 작은 존재, 가장 미미한 존재가 되기 위해 하인 양성학교에 스스로 찾아간다는 반反 영웅적 이야기로, 성장과 발전으로 대변되는 서양 근대 담론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문제작이다. 작가 로베르트 발저는 프란츠 카프카, 헤르만 헤세, 발터 벤야민 등에게 격찬을 받았으나 생전에 작가로서 명성을 누리지 못하고 일생을 철저히 아웃사이더로 살았다. 그러다 1970년대 그의 작품에 대해 포스트모더니즘적 해석이 새롭게 이루어지면서 스위스에서 국민작가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일기 형식으로 쓰인 이 소설의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다. 주인공 야콥은 '폰 군텐'이라는 이름이 암시하듯 귀족 가문 태생이지만 그의 인생 목표는 하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하인을 양성하는 벤야멘타 하인학교에 입학한다. 꿈과 현실, 의식과 무의식의 구분이 무의미한 이야기의 흐름, 깊고 예리한 문장들, '부'의 지배에 대한 섬뜩한 통찰 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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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멘타 하인학교-야콥 폰 쿤텐 이야기 해설- 로베르트 발저의 '작은' 문학 로베르트 발저 연보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로베르트 발저의 책을 수십만, 수백만의 사람이 읽었다면 세상은 보다 나은 곳이 되었을 것이다. ― 헤르만 헤세 독일 문학사의 불가해한 신화로 평가받는 로베르트 발저의 대표작으로,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되는 작품이다. 프란츠 카프카, 헤르만 헤세, 발터 벤야민 등에게 격찬을 받았으나 생전에 작가로서 명성을 누리지 못하고 일생을 철저히 아웃사이더로 살았던 로베르트 발저는 1970년대 그의 작품에 대해 포스트모더니즘적 해석이 새롭게 이루어지면서 스위스에서 국민작가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벤야멘타 하인학교―야콥 폰 군텐 이야기』는 귀족 태생의 소년이 ‘가장 작은 존재, 가장 미미한 존재’가 되기 위해 하인 양성학교에 스스로 찾아간다는 ‘반反 영웅적’ 이야기로, 성장과 발전으로 대변되는 서양 근대 담론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문제작이다. 로베르트 발저의 작품을 꾸준히 연구해온 연세대 홍길표 교수의 번역으로 선보인다. 작품 소개 1956년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칠 때까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로베르트 발저는 독일문학사에서 불가해한 신화로 평가받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일찍이 프란츠 카프카, 로베르트 무질, 헤르만 헤세, 발터 벤야민에게서 찬사를 받았지만, 정작 발저 자신은 생전에 작가로서 명성을 누리지 못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서면서 그의 난해한 작품들에 대해 포스트모더니즘적 해석이 새롭게 이루어졌고, 그가 태어난 스위스에서 국민작가의 명성을 누리게 되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엘프리데 옐리네크와 W.G. 제발트, 페터 한트케 등은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작가가 로베르트 발저였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되는 로베르트 발저의 대표작 『벤야멘타 하인학교―야콥 폰 군텐 이야기』는 발저를 둘러싼 신화가 과장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꿈과 현실, 의식과 무의식의 구분이 무의미한 이야기의 흐름, 깊고 예리한 문장들, ‘부’의 지배에 대한 섬뜩한 통찰 등은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이 소설에 뚜렷한 현재성을 부여한다. 그럼에도 발저가 독일문학사에서 오랫동안 조명받지 못했던 이유는 그가 일생을 철저한 아웃사이더로 살았기 때문이다. 발저가 남긴 서간문이나 그에 대한 전기적 기록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정신병원에서 여생을 보내다 세상과 이별하기 전까지 어디에도 뿌리 내리지 못하고, 누구와도 친교를 맺지 못한 유목민이었다는 것이다.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던 발저는 고등학교에도 진학하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떠돌며 하인, 도서관 사서, 비서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글을 썼다. 가난 때문에 종이를 살 수 없었던 발저는 글을 쓸 수 있는 흰 종이만 발견하면 (광고전단지, 달력의 뒷면, 영수증, 포장지 등 가리지 않고) 그 위에 아주 작은 글씨로 글을 썼다. 게다가 종이를 아끼기 위해 글씨를 최대한 작게 썼기 때문에 그의 글은 오랫동안 해독할 수 없는 비밀암호처럼 여겨졌다. 그러다가 1980년대에 이르러 미세하고 아름다웠던 그의 필체가 비로소 해독된 뒤 여섯 권의 두툼한 책으로 편집되어 나왔다. 열여섯에 정규 교육을 중단한 뒤로 집필과 노동을 겸하며 그가 수없이 거쳤던 일자리들의 체험은 『벤야멘타 하인학교』나 『조수』 같은 작품에 그대로 투사되어 있다. 헤르만 헤세를 비롯하여 발저의 문학성을 인정한 많은 애호가들은 성장과 발전을 거부하는 발저의 주인공들을 ‘작은 존재로 머물기’라는 윤리적 이념의 담지자, 합리와 자본이 지배하는 시민사회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가장 작은 존재, 가장 미미한 존재’가 되고 싶어하는 한 소년의 반反 영웅적 이야기! 로베르트 발저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작품 『벤야멘타 하인학교―야콥 폰 군텐 이야기』는 발저의 반反 영웅이 가장 분명하게 형상화되어 있는 소설로 꼽힌다. 일기 형식으로 쓰인 이 소설의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다. 주인공 야콥은 ‘폰 군텐’이라는 이름이 암시하듯 귀족 가문 태생이지만 그의 인생 목표는 하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하인을 양성하는 벤야멘타 하인학교에 입학한다. 자아를 찾기 위해 방랑을 떠나야 하는 전통적인 교양소설의 주인공에게 세계가 학교라면, 야콥이 선택한 벤야멘타 학교는 세계를 부인하는 공간이며 황량함과 정적이 지배하는 곳이다. 이곳의 교육 목표는 ‘배우지 않는 것, 늘 같은 것을 반복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배워야 한다. 이곳은 무위(無爲)가 실천되는 곳이다. 하인이 되려는 야콥은 근대 교양 이념을 거부하며 아무도 아닌 자로 살아가려 한다. 흠모했던 여 선생님이 병들어 죽고 급우들도 일자리를 찾아 뿔뿔이 흩어진 뒤 야콥은 자아소멸이라는 자아실현을 위해서 유럽을 떠나 원장 선생과 함께 황야로 떠난다. _ ‘해설’중에서 『벤야멘타 하인학교』가 유럽 근대의 시작과 함께 탄생한 교양소설의 해체적 패러디로 평가받는 이유는 주인공 야콥의 이야기가 서구의 근대 담론에 대해 가장 극단적이고 근본적인 성찰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작품들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던 시기가 유럽에서 근대 및 탈근대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와 맞물렸던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인간의 의식과 생활을 지배하는 ‘돈’과 ‘권력’의 구속력, 개인을 집단사고의 노예로 훈련시키는 매스미디어의 횡포, 규격에 맞는 삶 이외의 대안에 인색한 획일주의적 발전논리들에 대한 비판으로서 로베르트 발저의 소설은 한 세기가 흐른 지금도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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