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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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예술.마술로서의 할리우드 장르에 대한 기념비적 저작 프랑스의 비평가이자 감독인 프랑수와 트뤼포는 “나는 미국 영화가 서로 닮았기 때문에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차별성과 창조성을 예술 작품의 필수적 덕목으로 삼는 정통 미학자들에게는 궤변으로 들릴 트뤼포의 이 말은 20세기 대중 예술을 대표하는 할리우드 영화의 본질을 잘 요약한 ‘탁월한 역설’이다. 그리고 이는 안정된 상업성 확보를 위해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하면서도 어느 시대의 어느 예술 분야에 못지않게 탁월한 미학적 성취를 이룩한 할리우드에 대한 경의의 표현이기도 하다. 토머스 샤츠의 은 이러한 할리우드가 만들어 낸 장르에 대한 책이다. 영화 장르는 거칠게 단순화하면 비슷한 내러티브 구조를 지닌 영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장르는 먼저 산업적 관심사였고 곧이어 가장 중심적인 비평적 관심사의 하나가 되었다. 할리우드는 장르를 통해 대중과 만났고 장르를 통해 대중 예술의 한 정점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장르의 이해 없이 할리우드 영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왜 할리우드는 비슷한 (그러나 다른) 이야기를 반복하는 영화, 즉 장르 영화를 그토록 오랫동안 만들었는가? 동시대 미국 문화와 미국인의 의식이 장르 영화와 내밀한 소통을 이룬 것은 무엇으로, 어떻게 가능했는가? 존 포드, 하워드 혹스, 더글러스 서크 등 대자본의 상업적 요구에 순응하는 것 이외에는 창작의 물질적 수단을 얻을 수 없었던 장르 영화의 거장들이 어떻게 탁월한 예술적 성취를 이룩할 수 있었는가? 이 책은 대체로 1930년부터 1960년에까지 걸쳐 있는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의 ‘고전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시기 이후로도 장르 제작은 영화와 텔레비전 모두에서 지속되어 왔는데, 이는 장르 제작의 본질과 기능에 대한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의 필요성을 재확인시킨다. 이 책은 문학적, 영화적 관심사뿐만 아니라 문화적, 사회 경제적, 산업적, 정치적, 인류학적 관심사까지 포괄함으로써, 미국 영화 예술에서의 장르 연구에 역사적,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주요 내용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장르 영화 제작의 본질적 성격과 문화적 역할이란 일반론을 통해 이론적 접근을 시도했다. 이 부분에서는 개별 장르나 장르 영화들을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장르적인 것genreness’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의 개념을 살펴보고자 한다. 다시 말해 모든 장르들이 공유하고 있는 형식상, 내러티브상의 특징 및 문화 일반과 장르와의 관계가 전반부의 관심사다. 2부는 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은 할리우드 주류 장르인 웨스턴, 갱스터, 하드보일드 탐정, 스크루볼 코미디, 뮤지컬, 가족 멜로드라마에 대한 개별적 탐구를 시도한다. 각 장은 해당 장르의 역사적 고찰과 주요 영화들의 비평적 분석을 담은 두 섹션으로 나뉘어 있다. 웨스턴에 대한 고찰은 이 장르의 진화에 대한 분석으로 보완된다. 여기선 존 포드가 감독한 웨스턴 네 편을 탐구한다. 갱스터 장은 제작 규정(영화의 산업적 성격에 기반한 검열 도구)의 영향에 관한 소론을 담고 있다. 하드보일드 탐정물에 대한 고찰은 특정한 스타일(필름 느와르)과 이 장르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하나의 영화(〈시민 케인〉)에 대한 분석으로 시작된다. 스크루볼 코미디 장은 감독 프랭크 카프라와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리스킨의 공동 작업에 대한 소론을 포함한다. 뮤지컬에 대한 고찰은 곧바로 MGM의 아서 프리드가 이끈 이 장르의 ‘황금기’에 대한 탐구로 시작된다. 가족 멜로드라마는 이 장르의 완벽한 스타일리스트 더글러스 서크의 영화 세 편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작가 정책의 지지자들은 미국 영화를 찬미한다. 미국은 어느 곳보다 제작의 제한 요소가 많은 나라 아닌가? 한편 가장 큰 기술적 가능성들이 감독에게 제공되는 곳 또한 이 나라임이 사실이다. 물론 후자의 요소가 전자의 요소를 상쇄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 표현법을 제대로 발견하기만 한다면 할리우드에서의 자유는 알려져 있는 것보다 더 크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다. 나는 나아가 장르의 전통은 창조의 자유를 위한 작업의 토대라고까지 말하려 한다. 미국 영화는 고전적 예술이다. 그렇다면 왜 가장 찬미할 만한 것, 즉 이런저런 감독들의 재능뿐만 아니라 그 시스템의 천재성을 찬미하지 않는가? - 앙드레 바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