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시간’을 가둔 ‘캡슐’의 진실 ‘미스터리 야!’ 시리즈는 ‘영 어덜트’를 대상으로 한 들녘출판사의 새로운 레이블이다. 그 첫 주자로 소개되는 『타임캡슐』은 기억을 캡슐에 가둔 중학생들의 이야기다. 10년 전 중학교 졸업 기념행사로 타임캡슐을 묻었던 여섯 명의 멤버, 그들에게 기묘한 편지가 배달되며 『타임캡슐』은 시작된다. 시간을 뛰어넘어도 변치 않는 것은 무엇일가? 미숙하던 중학교 시절 우정을 약속한 학생들은 타임캡슐을 묻는다. 하지만 감추고 싶은 기억까지 타임캡슐에 넣어 봉인한 그들은 캡슐의 존재를 지워버린다. 야!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타임캡슐』은 작은 시골마을인 구리하시와 도쿄가 배경이다. 10년 전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수수께끼가 또 다른 수수께끼를 부르는 전개는 각각의 페이지에 의미를 부여한다. 미스터리 장르라고 해서 폭력이나 살인이 반드시 나올 필요는 없다. 자극적인 묘사 없이 ‘미스터리’에 충실한 『타임캡슐』은 추리를 즐기는 독자들을 위한 초대장이다. 그들이 기억하는 ‘사실’은 ‘진실’일까? 『타임캡슐』은 3인칭 시점으로 10년 전의 과거를 거슬러 올라간다. ‘나’가 아닌 ‘누군가’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독자에게 객관적인 시선을 부여한다. 캡슐을 묻은 멤버들의 기억은 진실을 맞추는 퍼즐 조각이다. 극이 진행되면서 한 사람의 이야기는 다음 사람의 이야기로 보완되지만 때로는 의혹을 부른다. 과거의 사실은 사람의 기억에 의존하는 것으로 상당히 주관적이다. 따라서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의심을 품은 독자들은 등장인물의 불안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 타임캡슐이 묻힌 구리하시 마을의 오래된 중학교 건물은 10년이 지나도 변함없다. 소중한 기억과 버리고 싶은 기억 그리고 잊어버린 기억이 한 곳에 봉인된 이곳은 거대한 타임캡슐이라 해도 무방하다. 졸업 후 아무도 찾지 않은 그곳을 방문하며 멤버들은 시간의 터널을 지나는 듯한 감각을 느낀다. 구리하시 마을과 멤버들이 그토록 숨기고 싶어 했던 ‘홀’의 사건 그리고 땅 속에 묻은 타임캡슐의 진실은 무엇일까? 멤버들은 10년 전 자신들이 저질렀던 과오와 마주치며 비로소 진실을 알게 되지만 그 기쁨은 크지 않다. 10년이 지나도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들에 대한 아픔과 연민으로 가슴이 아릿할 뿐이다. 서술 트릭의 대가, 오리하라 이치가 전하는 추리의 화법! 작가는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그 형체를 유지하고 있었던 에도시대의 시체 이야기를 듣고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한다. 에도시대에 조상님의 장례식 날 유체를 넣기 위해 커다란 관을 준비했다. 유체는 관에 정좌한 상태로 안치되었고, 그 뒤 100년의 세월이 흘러 다이쇼시대가 됐다. 그런데 묘역을 넓히기 위해 땅을 파다가 선조의 관을 발견했다고 한다. 관 속의 인물은 정좌한 상태로 옛날 복장 그대로였다. 죽은 것이 분명했는데, 갑자기 세찬 바람이 지나간 순간 시체의 몸이 움직였다. 다이쇼시대 인부들이 발견했던 관은 에도시대의 타임캡슐이 아니었을까? -작가의 말 중에서- 에도시대의 관을 현대로 옮겨놓은 오리하라 이치는 작은 구리하시 마을을 그 배경으로 택했다. 그곳에 사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졸업 기념으로 타임캡슐을 묻는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10년 뒤에 캡슐을 다시 열었을 때 그 속에서 ‘무언가’가 나온다. 이 단순한 줄거리 안에서 작가는 복잡한 트릭도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연스럽고 교묘한 서술기법으로 독자들은 구석구석 깔아놓은 복선을 놓치고 만다. 오리하라 이치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서술 트릭’이다. 서술 트릭이란 작가가 의도적으로 인물, 시간 그리고 공간을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장치를 말한다. 타임캡슐은 아주 잘 짜인 한 편의 ‘트릭’이다. 정통추리소설에서 트릭은 범인이 탐정을 속이기 위한 장치로 한정된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작가가 속이는 대상은 등장인물이 아닌 ‘독자’다. 교묘한 서술 방식으로 독자들을 한쪽으로 몰아 마지막에 반전의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이로 인해 속았다는 기분이 들 수도 있겠지만 오리하라는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독자와의 정당한 페어플레이를 추구한다. 야!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타임캡슐』 ‘미스터리 야!’ 시리즈는 개성적인 이야기로 이루어진 들녘출판사의 새로운 레이블이다. 앞으로 미스터리, 공포, SF, 판타지 등 장르를 뛰어 넘는 다양한 소설의 세계를 소개할 예정이다. 야!시리즈는 ‘영 어덜트’를 타깃으로 삼아 무겁지 않고 쉽게 즐길 수 있는 미스터리 게임을 제안한다. 또한 자유로운 사고로 자신의 길을 열어나가는 젊은 세대가 야!시리즈를 통해 여러 분야로 흥미를 넓혀나가기를 지향하고 있다. 엄선된 작가들로 구성되어 상질의 미스터리를 소개하는 야!시리즈는 준비된 라인업을 자랑한다. 그 첫 번째 작품 『타임캡슐』에 이어, 소녀들의 눈부신 여름을 담은 하드보일드 미스터리 『카카오 80%의 여름』과 명작『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유쾌하게 재해석한 『소세키 선생의 사건부』가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