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여행자

임하영 · 에세이
2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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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는 말 프롤로그 ─ 다시 오지 않을 열여덟, 길을 나섰다 1 아이고, 파리는 처음입니다만 2 가장 먼저 퐁네프를 찾은 이유 3 나는 한동안 77번 방을 떠나지 못했다 4 그곳은 특별하니까 5 미셸 아저씨의 매직, 일란의 매직? 6 〈르 프티 주르날〉이 부러워 7 프랑스에서, 어쩌다 첫 바이올린 연주 8 《파이낸셜 타임스》 특파원에게 던진 질문 9 익숙해진 순간, 떠나야 한다 10 “괜찮아, 조금 천천히 가도 돼!” 11 어느 ‘그리스인 조르바’와의 동거 12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13 카우치서핑, 오늘은 누가 나를! 14 “역사의 공범자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15 정치는 나이로 하는 게 아니잖아요? 16 고마워, 이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거야 17 그들은 나를 구경하고 나는 그들을 구경하고 18 장대비를 맞으며 흘린 눈물, 눈물 19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이라고 들어본 적 있니? 20 나의 바이올린 버스킹과 그녀의 고토 琴 21 어느 루마니아인 광대의 하루 22 오래전 이미륵의 유럽, 그리고 오늘 나의 유럽 23 세상에 선량한 나치란 없다 24 죽음의 수용소에서 주저앉다 25 동베를린의 유령역 26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써내려간 일기 27 가브리엘라와 토비아스, 두 분에게 듣다 에필로그 ─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질문 품은 소년여행자 그의 여행은 둘러보기 아닌 파고들기 그리고 얼굴 맞대기 1. 학교는 하루도 간 적 없는 열여덟 살 소년, 학교 대신 유럽 가다 KBS 1TV 다큐 공감(2017년 11월 11일), JTBC 소셜스토리(2017년 11월 18일)에 출연하여 남들과 좀 다른 공부를 보여준 하영이. “저는 임하영이라고 하고요. 열여덟 살이에요. 저는 대부분의 시간을 전통적인 학교 시스템 밖에서 배우는 데 사용합니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이 저의 스승이 되었고 또 제가 읽은 책들이 제 인생의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누구를 만나든 무엇을 보든 스승과 배움으로 삼는다는 하영이의 성장 여행 에세이 《소년여행자-바이올린 메고 떠난 88일의 유럽방랑기》가 출간되었다. 2. 질문 품고 떠난 열여덟 살 소년의 성장 여행 어려서부터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온 저자는 ‘사람 사이의 연대’에 애착을 갖고 있다. 그는 여행 내내 시종일관‘얼굴 맞대기’를 시도한다. 사람 사이의 진지한 만남은 ‘창의적 기회’이다. 사람과 사람이 진지하게 직접 연결될 때, 감성은 확장되고 정신은 선명해진다. 곧 지혜롭게 된다. 열여덟 살 소년여행자는 남의 나라에서 이방인의 지위에 머물지 않겠다는 소신을 품고 자기만의 여행 서사를 써나간다. 그는 자신의 여행 목표를 이루기 위해 타국의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용기 있게 질문한다. 그곳에서 만난 여러 도시의 매력적인 인물들과 사귄다. 그는 왜 쉼표 아닌 물음표 가득한 여행을 시작했을까? 사회에 희망이 사라진 가운데, 저자 자신의 미래도 쉽사리 내다볼 수 없었다. 이제 열여덟, 곧 있으면 스물. 나이를 먹어감에 있어 짜릿함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곧 지금까지 몸담아왔던 부모님의 그늘 아래서 독립한다는 뜻. 그리고 여기에는 경제적, 사회적, 정신적 독립이 모두 포함될 터. ‘과연 나는 2년 내에 부모님으로부터 이 세 가지 독립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 선뜻 ‘그렇다’는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의 앞길은 막연하고 또 막막했다.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를 괴롭히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우리는 더 열심히 공부하는데 왜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것일까? 더 치열하게 노력하는데 왜 더 나은 삶을 살 수 없을까? 더 열심히 일하는데 왜 가난해지기만 할까? 과연 누구를 탓해야 한단 말인가? ‘다 누구 때문이야’라며 한 개인에게만 책임을 전가할 수 있을까? 소년여행자는 환대하는 가족들, 질문하는 학생들, 역사를 반성하는 청년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과 한국 사회를 돌아본다. 학교 바깥에서 하는 ‘자기 주도적 진짜 공부’는 유럽 곳곳을 무대로 그들의 역사·문화적 자양 속에서도 계속되고, 저자는 배우고 성장한다. 《소년여행자》는 임하영만의 ‘진짜 공부’로 키워온 인문학적 지식과 사유를 유럽 공동체와 만나며 하나씩 꺼내 숙고하고 다듬어간 여정이다. 여러모로 준비가 필요해 보였다. 스무 살이 된다고,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해가 넘어간다고 하루아침에 독립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는 연습이 필요하다. 전적으로 홀로 서는 연습. 그러려면 우선 낯선 곳으로 가야 한다. 아무도 나를 도와줄 수 없고 모든 상황에 스스로 대처해야 하는 곳. 누구도 우리 가족을 알지 못하며,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나의 말?생각?행동만으로 나를 인식하는 곳. 오롯이 한 개인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곳. 그곳에서 버틸 수 있다면 아마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혼자 계획하고 혼자 준비하고 혼자 꾸려나가는 여행. 그래, 한번 떠나보자. 어디로 가야 할까? …… 우선 달려가고 싶은 곳이 있다. 우리보다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갖춘 채 구성원들이 비교적 인간다운 삶을 누리고 있는 곳. 그런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 함께 밥을 먹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전거 페달을 밟다 보면 나의 삶에 대해서도,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도, 조금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본문 5~6쪽 〈들어가는 말〉 중에서 3. 바이올린으로 돈 벌고, 카우치서핑으로 숙박하는 88일간의 모험 열여덟 살, 홀로 떠난 유럽 여행은 사춘기의 불안함을 넘기 위한 도전이었다. “친구들은 다들 정해진 길을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비슷한 길을 걸어간 선배도 없고 제가 모든 결정을 내리고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데요. 거기에서 오는 압박감이나 불안감이 많았어요.” 그가 가지고 있던 현금은 글짓기 상금을 포함한 단돈 35만원. 나머지 여행경비는 해외에서 직접 해결하기로 했다. 달랑 바이올린 하나 들고 겁 없이 떠난 유럽 여행. 길거리에서 잘 때도 있었고 목숨이 위험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다양한 삶이 소파를 빌려 잠을 자는 가난한 카우치서핑 여행의 이유가 되어 주었다. “여행이 독립의 예행연습이었던 것 같아요. 거기에선 어떤 긴박한 상황이 발생해도 다 내가 순간순간 판단해서 결정하고 그것에 대한 결과도 책임을 져야 했어요. 내가 기차를 놓쳤다, 그러면 어떻게 할 거야? 노숙할 거야? 뭐 어떻게 할 거야? 하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결정을 하는 거죠.”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어느 월요일,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우리는 레스토랑이 문을 열기 전 그곳에 도착했다. 스테파노스에게 커다란 마음의 빚을 진 나는 무언가 조금이라도 보답을 하고 싶었다. 나는 바이올린을 꺼내 〈사랑의 인사〉와 〈사랑의 슬픔〉, 〈타이스 명상곡〉을 연주했다. 한곡 한곡 선율이 흘러나갈 때마다 스테파노스의 눈시울이 조금씩 붉어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내 눈에도 조금씩 눈물이 고였다. 스테파노스는 내가 활을 내려놓자 레스토랑이 떠나갈 듯 박수를 쳤다. 그리 잘한 연주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스테파노스도 못내 아쉬운 기색이었다. 그는 “더 자고 가도 되는데……” 하며 말꼬리를 흐렸다. 혹시 잘 곳이 없으면 다시 오라고, 얼마든지 재워주고 맛있는 걸 만들어주겠다고, 그는 말했다. 전에 느껴보지 못한 짠한 감정이 밀려왔다. 얼떨결에 오게 된 숀도르프.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스테파노스와 함께했기에 소중한 기억으로 남게 될 곳이었다. 마지막까지 무언가 더 챙겨 줄 게 없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나는 다른 유럽인들에게선 느끼지 못했던 정을 느꼈다. 정이 많은 자유인, 스테파노스. 그것이 바로 조르바와 다른 점이었으리라. 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튀빙겐으로 향했다. 스테파노스가 멀리서 손을 흔들었다. 나는 열차에 타서도 계속 뒤를 힐끗거렸다. 손에는 그가 싸준 간식과 물 한 병이 들려 있었다. 나는 되뇌듯 중얼거렸다. ‘스테파노스, 정말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 본문 102~103쪽, 〈어느 ‘그리스인 조르바’와의 동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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