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요즘 같은 팬데믹 시대는 실연의 아픔을 맘대로 해소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어디 술자리에라도 가서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면서 훌훌 털어 내거나, 아니면 새로운 사람이라도 만나고 싶은데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는 이 모든 걸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예외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산업이 있는데 바로 데이트 앱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앱으로 사람을 만난다는 건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었다. 그러나 최고 매출 1위에서 5위에 해당하는 앱 중에 4개가 데이트 앱이며, 틴더는 그중 2위이다. 팬데믹은 조금씩 불붙던 디지털 만남에 기름을 끼얹었고, 작년 2020년 한 해는 틴더 역사상 가장 분주했던 해로 기록되었다. 명실상부 언택트 데이트의 중심에 있는 틴더는 뉴노멀이 이끄는 사회 흐름에 정확히 부합하는 새로운 연애 수단이 되었다.
한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틴더. 그 목적에 부합했던 남자 A부터 예상치 못하게 상처를 줘야했던 남자 B, 조심스레 연애를 시작했지만 이해할 수 없는 오류 사항으로 인해 결국 이별해야 했던 남자 C, 연인과 좋은 친구를 동시에 잃어야 했던 대학 동창 남자 D, 결혼을 원했던 남자 E, 그리고 그 외 틴더로 만난 많은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저자는 솔직하고 담백하게 들려준다.
틴더는 ‘얕고 넓은 바다’다.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너른 바다에서 발장구 치면서 놀 순 있지만, 배를 띄우거나 잠수를 할 수는 없다. 그곳에서 하기에 가장 좋은 일은 그저 발장구를 몇 번 쳐보는 것. 만약 그 바다에서 충분히 수영할 수 있을 만큼 깊은 곳을 발견한다 해도 그건 당신이 운이 좋은 것일 뿐, 그 바다가 깊은 바다여서가 아니다. 한 마디로 틴더에 너무 많은 걸 기대하지 말란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틴더는 저자의 호기심과 필요를 채워주었고, 그들과의 만남은 대체로 즐거웠다. 틴더를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나 다양한 연애를 해 보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어떤 연애를 할 때 가장 행복한 지를 분명히 보게 되었다.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관계, 나를 잃지 않을 수 있는 그런 관계 속에서 저자는 가장 행복했고 불안하지 않았다. 저자는 틴더를 통해 결국 ‘나 자신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