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율하는 나날들

에즈메이 웨이준 왕 · 에세이/인문학
3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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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이것은 어떻게 생겨났고, 나는 무엇을 하는 것일까? 악령 들린 자들의 병리학 고기능 예일대는 널 구해 주지 않아 아이를 갖는다는 것 병동에서 슬렌더맨, 아무것도 아닌 자, 그리고 나 현실, 영화 존 도, 정신증 지옥의 나날들 추락의 욕구 치마요 경계 너머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타임》, 《NPR》, 《시카고 트리뷴》 등 주요 매체 20여 곳에서 2019년 ‘올해의 책’을 휩쓴 베스트셀러 “이 책의 훌륭한 점에 대해 말하자면 2박 3일에 걸쳐 이야기해도 부족하다. 책을 읽으며 나는 이 책의 존재, 이 작가의 존재에게서 진실한 위로를 받았다.” _하미나(『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저자) “정신질환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 관한 책이 이렇게 직접적이고, 꾸밈없고,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는 드물다.” _대니 샤피로(『계속 쓰기』 저자) 오늘도 조현병에 맞서 마음의 현을 맞추고 있습니다 스키조프레니아(schizophrenia)는 한국에서 오랜 기간 ‘정신분열증’으로 불리다가 2012년 국회에서 병명을 개정하는 법령이 공표되면서 ‘조현병’으로 불리게 되었다. ‘조현’이란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으로, 조현병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잘 조율되지 못했을 때처럼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이는 것과 같다는 데서 비롯되었다. 조현병을 설명할 때 가장 비유하기 좋은 질병 모델은 당뇨병이다. 발병 원인이 한 가지가 아니며 완치도 불가능하지만 약을 통해 증상을 통제하면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 조현병은 뇌에서 발생하는 질병이며 세간의 편견과 달리 다중인격·인격분열과 연관이 없고, 〈뷰티풀 마인드〉 주인공 존 내시가 그랬듯 망상과 환각이 주요 증상이다. 또한 조현병은 자펙스펙트럼장애처럼 조현병스펙트럼장애의 한 유형이고 다른 유형으로는 조현정동장애, 망상장애 등이 있다. 우리 개개인을 악기라고 한다면 함께 모여 사는 이 사회를 오케스트라라고 말할 수 있다. 제대로 조율되지 않은 악기와 같은 조현병 환자들은 그럼에도 오케스트라 일원으로서 다른 악기들과 함께 연주하기 위해 현을 조율하려는 나날들을 보낼 수밖에 없고, 그 애쓴 흔적들이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질병에 대한 개인적 경험을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조현병을 앓는 가족을 살해한 엄마와 동생의 사건을 조명하고, 조현병을 가진 소녀가 괴담을 믿음으로써 다른 친구를 칼로 찌른 사건을 살펴보면서 정신질환을 충분한 숙고 없이 범죄의 원인으로 환원하려는 태도가 얼마나 무책임하고 안일한 행동인지를 꼬집는다. 그리고 예일대 재학 중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이유로 결국 퇴학당한 경험을 들려주면서 정신질환을 겪는 학생들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를 고발한다. 또한 정신병동에서 환자들의 행동과 말이 의료진에 따라 곡해되고 달리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 주며, 한국에서도 논란이 많은 정신질환자의 비자발적 치료에 관한 공론장을 제공한다. 직접적이고 꾸밈없으면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이 책은 조현병을 포함해 정신질환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을 바로잡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함과 동시에, 정신질환자가 스스로를 잘 돌보면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생생하게 들려준다. 뼈아픈 개인사와 날카로운 탐구를 통해 정신질환에 대한 사유를 확장시키는 책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상승세였던 정신질환 진료 환자 수가 코로나19를 거치며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났다. 특히 취업 한파를 넘어 취업 빙하기가 도래했다는 말이 나올 만큼 20대 환자 수의 증가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정신질환은 우리 사회를 진단하는 척도가 되어 가면서 그 관심과 중요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방송에서 연예인들이 공황장애·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겪은 경험을 토로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할 수 있으며, 시청자는 그들의 병에 공감하고 연민의 시선을 건넨다. 하지만 같은 정신질환인데도 어떤 병을 앓고 있다고 하면 거리를 두고 외면하고 비난함으로써 그 병의 이름조차 거론하지 못하게 만든다. 바로 조현병이 처한 한국 사회의 현주소다. 조현병은 1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흉악 범죄의 원인이라는 편견 탓에 조현병 환자는 제때 치료를 받기가 어렵다.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비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이 1.4%인 반면,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은 0.1%에 불과하다. 조현병 환자의 범죄율만 따지면 0.1%보다 훨씬 낮은 셈인데, 일부 언론의 왜곡된 보도가 우리 기억에 얼마나 삐뚤게 각인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오히려 정신질환자들의 범죄 원인은 특정 병을 죄악시함으로써 의료적 개입을 차단해서 결국 당사자가 그 병에 잠식되도록 방치하는 사회 풍토에 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사자의 경험을 전해 들음으로써 간접 체험을 하는 것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고통과 감정의 세계를 언어화한다는 것은 일반인에게도 버거운 작업이며, 특히 파멸적인 질병인 조현병을 겪는 사람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저자는 고기능 조현병 환자로서, 동시에 뛰어난 소설가로서 이 드물고 어려운 일을 해낸다. 조현병 당사자만이 알 수 있는 고통과 현실을 마치 소설 속 장면처럼 촘촘하고 생생하게 묘사하는 한편, 정신질환을 진단하는 기준점이라고 할 수 있는 DSM(미국정신의학회가 작성한 정신질환의 진단 기준) 등 정신의학 지식을 분석적이고 적확한 언어로 설명하고 그 쟁점을 고민하게 만든다. 하마터면 존재하지 않았을 책, 거절과 외면을 딛고 피어오르다 저자의 데뷔 소설인 『천국의 국경』은 2017년 문학잡지 《그랜타》에서 선정한 ‘40세 미만 미국 최고의 젊은 소설가 21인’에 뽑히는 등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 화려한 찬사를 받기까지 그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여러 출판사에서 총 41번의 거절을 받았고 끝내 에이전트마저 포기해서 스스로 원고를 투고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 『조율하는 나날들』 또한 영원히 빛을 보지 못할 뻔했다. 저자가 3년에 걸처 에이전트에게 조현병에 관한 책을 써 보고 싶다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후에, 그레이울프프레스가 주관하는 논픽션상에 공모하여 당선됨으로써 마침내 출간될 수 있었다. 이에 저자는 책을 낸다는 것은 운(luck)의 영역이면서도 끈질김(stubbornness)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출판사에서만 거절을 받은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몸과 마음에게 거절당하고 외면당하는 나날들을 살아왔다. 이 책은 거절과 외면이라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꼿꼿이 피어난 이야기들로, 정신질환으로 인한 고통과 좌절 속에서 몸부림치면서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저자의 의지를 절절히 느낄 수 있다. 현재 저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글을 쓰고 있으며, ‘the unexpected writing academy’라는 글쓰기 수업을 통해, 정신질환을 가졌든 아니든 자신만의 장애물과 사투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일상에서 각자의 속도에 맞춰 마음의 현을 맞추도록 돕고 있다. 변화무쌍한 열세 조각으로 꿰매고 엮은 아름다운 세계 「진단」에서는 8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마침내 조현정동장애라는, 자신에게 맞는 진단을 받기까지의 여정과 정신의학의 바이블이라 일컫는 DSM의 역할과 한계를 정신질환자의 시선에서 명확히 짚어 낸다. 「악령 들린 자들의 병리학」에서는 조현병을 앓는 가족을 살해한 엄마와 동생의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강제 치료에 대한 논의와 그에 대한 저자의 경험과 입장을 살펴본다. 「고기능」에서는 “정신에 문제가 있는 환자이지만, 나도 그저 ‘당신들과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자신이 명문대를 나왔고, 사업을 했으며, 결혼도 했다는 것을 말함으로써 ‘고기능’ 정신질환자로 보이기를 바라는 속내를 밝힌다. 「예일대는 널 구해 주지 않아」에서는 예일대 재학 중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이유로 결국 퇴학까지 당한 일화를 들려주며 현재 정신질환을 겪는 학생들이 궁지에 몰린 현실을 직면하고 고민하게 만든다. 「아이를 갖는다는 것」에서는 양극성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캠프에 보조 교사로 참여한 경험을 토대로, 정신질환자로서 아이를 갖는다는 것에 대한 뼈아픈 고민을 들려준다. 「병동에서」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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