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클럽

이지은
2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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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광장(廣場)과 책-장(冊-場)-황정은의 ‘dd’ 연작과 2010년대의 아카이빙 착한 당신에게 말을 건넵니다.-최근 소설들의 ‘선한’ 물음에 답하며 고유명사가 대명사가 되는 순간-김숨의 『L의 운동화』와 백남기 음모론의 품격 청년 서사의 모색과 한계 ‘지방-여성’의 장소는 어디인가 구직-해직의 사이클(cycle)과 연작소설(short story cycle)-이기호의 『눈감지 마라』와 비정규직 장편소설의 불가능성 코그니타리아트(cognitariat)의 블로그 남편과 사파리 파크와 ‘산 자들’ 재생산노동력의 상품화와 여성 연대의 곤경-장류진의 「도움의 손길」에 부치는 주석 감염병의 사회적 형식과 돌봄의 탈가족주의 그녀의 ‘진정한’ 이름은 무엇인가-나나 The Vampire Writes Back 여성 재현의 ‘몫’을 묻다 역사적 존재의 탈역사화, 그 ‘불공정’함에 대하여-‘램지어 사태’와 『파친코』 열풍에 대한 비판적 고찰 에일리언 캠프(alien camp)의 지구인들 슬픔의 ‘이곳’에서 다른 세계로 Unreleased Track 두 번의 파묘와 남은 것들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창작자들이 가진 미학적 윤리와 정치적 올바름 사이의 긴장을 이해하는 비평가.” _천희란(소설가) “문학을 잘 몰라도, 평론의 언어에 익숙하지 않아도, 삶에 대한 의심으로 시작할 수 있는 문학평론집” 문학평론가 이지은의 『소셜 클럽』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201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비평활동을 시작한 그의 첫 평론집이다. “말하기를 두려워하고 두려운 말을 하겠습니다”(당선 소감)라는 묵직한 소회로 포문을 연 그의 지난 9년은, 한국문학장의 적소에 적재(摘載)하는 작업을 선보이는 날들이었다. 인간과 텍스트에 관한 지극한 이해와 공감에서 비롯한 혜안, 눙치지 않는 단단한 논리로 하여금 ‘코어’가 있는 비평을 써온 이지은. 『소셜 클럽』은 그의 첫 책이지만 일가를 이루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 견고한 개성으로 축조되었다. 더불어 이 책은 기존의 평론집과 사뭇 다른 지점을 향해 기획되고 만들어졌다. 차라리 소설책에 가까운 판형으로, 오직 사회적 문제의식이 드러난 ‘주제론’만으로 묶은 『소셜 클럽』은 첫 평론집으로는 적이 다정한 파격을 감행했다. 제목 ‘소셜 클럽’은 ‘소설(小說)’을 ‘사회적인(social)’ 시각으로 ‘함께’ 읽어보자는 취지로 지어졌다. 세월호 사건, 페미니즘 리부트, 촛불 혁명 등을 거치며 2010년대에는 한국사회뿐 아니라 한국문학장 역시 돌이킬 수 없는 전회의 순간을 맞이했다. 광장과 책장을 넘나들며 치열하게 고민했던 페미니즘, 청년/공정/지방 담론, 역사부정론과 같은 요목들을 두루 성찰하며, 저자는 한국소설을 통해 우리의 삶의 조건과 그것을 은폐하는 이데올로기를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데 할애했다. 경직된 비평 언어나 수사적 향연을 지양하고, 요긴하다기보다 적실한 주제와 텍스트로, 문학과 사회의 불편하지만 흥미로운 진실을 함께 향유하고자 한다. 소설과 소셜이 포개어지는 넉넉한 광장, 문턱도 엄격한 가입 절차도 없는 『소셜 클럽』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문학이 포착하는 삶의 조건을 드러내어 그 조건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고 싶었다. 한쪽에는 역사가, 한쪽에는 동시대 사회가 버티고 있었지만, 나에게는 둘 모두 문학의 영역 안에 있는 것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문학은 구체적으로 세계와 자아의 갈등을 다루는 소설을 의미하는 것이니, 결국 ‘삶’을 중심에 두고 역사와 사회를 오갔다고 할 수 있겠다. (…) 이런 물음들은 나에게 문학과 삶의 연결고리가 되어주었고, 구체적인 삶을 재현하는 오직 문학의 언어만이 포착할 수 있는 삶의 진실에 대해 골몰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삶을 모순덩어리로 만들어내는 권력의 구조, 그리고 그 속에서 느끼는 감정들. 그것을 해명하는 데 많은 글을 쓰게 되었다. _「책머리에」에서 “우리의 세계가 자명한 미래에 잠식되지 않도록.” 미래를 ‘도출’하는 것이 아닌, 미래에 ‘개입’하는 읽기·쓰기 책의 본격적 서두를 장식하는 「광장과 책-장」은 황정은의 ‘dd’ 연작을 경유하여, 한국사회의 2010년대를 아카이빙하는 글이자, 당신의 ‘광장’은 어디였는지 또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보고 되묻게 하는 평문이다. 광장과 책장, 이는 문학과 사회가 교차하는 이지은 비평의 키-워드이자 본령이기도 한 터. 이 광장은 책(의 광)장으로 이어져 “책장이야말로 투쟁의 장소”가 되며, “책을 솎아내는 것은 툴을 바꾸는 일이고, 이 새로운 툴로써 지의 네트워크를 재구축하는 것이 바로 혁명”(33쪽)이라는 설득력 있는 통찰로까지 뻗어나간다. 이지은의 문장을 읽다 감탄하고 또 안심하는 순간이 있다면, ‘사각의 탐문’이라 명명할 법한 인간과 텍스트의 그림자를 차분하게 응시하는 면모를 발견할 때일 것이다. 「착한 당신에게 말을 건넵니다.」는 이기호와 윤이형의 소설 속 “착한 사람들이 시간에 마모되고 (…) 사건에 피로해질수록 그 선의는 조금씩 의심스러워”(36쪽)지는 순간들을 포착해, 선한 마음이 우리를 속이는 메커니즘을 조목조목 파헤친다. 선한 마음이 “개인적 죄책감으로 소모되고 말 때, 죄책감을 공동세계를 움직이는 ‘힘’으로 전환하지 못할 때”, 그 부채감을 그저 ‘기억’하기만 할 때, “누군가는 이것을 아주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50쪽)이라는 경고는 서늘하기까지 하다. “우리의 세계가 자명한 미래에 잠식되지 않도록”(51쪽) 우리는 적극적으로 연루되고 관성과 타성에 저항해야 한다. 착한 사람들의 선의는 공동의 문제를 봉합해버리면서도, 봉합되어버렸다는 사실마저 감추는 기능을 한다.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우리의 선의는 어떤가.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선량함’은 실은 우리의 불편함을 제거하기 위한 기만이다. 유가족이 광화문광장 찬 바닥에서 시위를 하고 있으니, 밥을 굶으며 절규하고 있으니, 우리는 “더운 국을 먹을 때나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때”마다 불편한 것이다. 이제 최초의 질문에 답을 할 수 있겠다. “우리는 왜 애꿎은 사람들에게 화를 내는 것일까?” 그것은 애꿎은 사람이 우리를 ‘착한 사람’에 머물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_「착한 당신에게 말을 건넵니다.」(40쪽) 저자가 진단하는 청년/지방 담론 역시 주목을 요한다. 장강명과 장류진의 소설 속, 힘겹게 응전하는 청년들이 결국 시스템에 복무하거나 재생산하는 오작동을 읽어내면서, ‘실패의 정확한 파악’을 강조한다. “바깥을 상상하는 일은 어렵고, 청년 탈출기는 실패하기 쉽다. 그러나 그 실패는 한계 지점까지 나아간 성실한 실패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 실패한 그 자리에서 누군가 다음의 걸음을 꿈꿀 수 있다”(「청년 서사의 모색과 한계」, 79~80쪽)는 문장은 몇 번이고 되새겨봄 직하다. 이와 궤를 같이하여, 거짓된 낙관 없이 더 많은 삶을 발견하길 요청하는 「‘지방-여성’의 장소는 어디인가」 역시 일독을 권한다. 역사와 인물이 교차하는 김숨, 조해진, 최은영의 소설은 저자에게도 각별한 의미를 지닌 듯하다. 「여성 재현의 ‘몫’을 묻다」는 조선인 ‘위안부’의 삶을 다룬 김숨의 저작과 조해진 소설 속 인물들의 자기 재현을 분석하며 ‘글쓰기의 몫이란 무엇인가’라는 어려운 질문과 대면한다. 그리고 최은영의 『몫』을 통해, 그 질문은 “하나의 답안으로 막음 될 수 없고, 글을 쓰는 내내 안고 가야 할 물음”임을, “질문과 답을 반복하는 한에서 글쓰기는 실천적 의미를 잃지 않을 수 있”음을, 그러한 읽기와 쓰기의 반복 운동 속에서 “우리는 공동체로서 함께 상상할 수 있고 더 오래 이야기할 수 있”(206쪽)음을 역설한다. 소설과 차트가 똑같이 암울한 미래를 예견한다고 해서 그 서사에 내재하는 욕망마저 동일하지 않다. 차트는 항상 과거의 궤적만을 그린다. 차트를 읽고 쓰는 일은 과거를 통해 미래를 ‘도출’하겠다는 욕망에서 비롯된다. 여기서 과거는 미래를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데이터다. (…) 소설이 남기는 메시지가 아무리 암울하더라도, 그것은 미래를 ‘도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미래를 꿈꾸기 위한 것이다. (…) 비극으로 끝났다고 해서, 더 많은 비극을 예견하고 있다고 해서, 우리는 소설이 비극의 미래를 도출하려는 것이라 읽지 않는다. 소설은 차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소설을 읽는 일 또한 소설의 꿈을 공유하는 일일 것이다. 소설을 읽는 일은 미래를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개입’하는 일이다. _「구직-해직의 사이클과 연작소설」(110쪽) 끝으로 ‘Unreleased Track’이라는 명칭으로 미발표 원고 「두 번의 파묘와 남은 것들」을 실었다. ‘파묘’ 작업과 ‘비평’ 작업을 유비하며 전개되는 이 글은, 영화 <파묘>와 황정은의 단편소설 「파묘」를 통해 2010년대 비평의 의의와 한계를 되짚어보고, 문학의 윤리의 향방에 대해 묵직한 직구를 던진다. ‘험한 것’들이 속출했던 2010년대를 지나 “한국문학은 사법적‧도덕적 심급 이상의 윤리를 탐구할 준비가 되었는가”(265쪽) 묻는 저자의 질문은, 앞으로 더욱 깊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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