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리스(Endless) 시리즈는 도서출판 넥서스가 ‘문학의 영원함’을 캐치프레이즈로 삼아, 세대를 초월하는 탁월한 한국문학 작품을 엄선하여 독자들에게 널리 소개하고자 2024년 새롭게 시작한 재출간 프로젝트입니다.
Endless 01
≪모짜르트가 살아 있다면≫
1995년 첫 출간되어 한국 문학계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던 김미진의 장편소설
《모짜르트가 살아 있다면》이 29년의 세월을 건너 다시 독자들에게 찾아왔다. 이번에 펴낸 개정판에서는 기존 작품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더욱 풍부한 스토리텔링으로 소설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전작에서 미처 다 들려주지 못했던 이야기와, 주제의 핵심에 접근하기 위해 등장한 새로운 인물의 활약은 예상치 못한 전개로 독자들에게 더 큰 감동을 안길 것이다.
등장 인물들에게 각자 ‘돈 가방’이라는 화두를 던져 놓고 소설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작가는,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수미상관식 구성으로 인간관계의 다층적인 구조를 들여다보게 한다. 《모짜르트가 살아 있다면》의 이런 추리적 기법과 열린 결말은 독자들에게 다양한 관점과 해석의 여지를 제공한다. 한국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로 평가받는 소설가 박완서와 이청준은 이 작품이 빼어난 감성으로 작가와 예술가적 기량을 충분히 담아낸 수작이라고 평했다.
“만약, 누군가 지폐가 가득 찬
돈 가방을 갖고 와서
나에게 같이 떠나자고 한다면?”
● ‘돈’의 가치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뉴욕의 한 미술대학을 중심으로 젊은이들의 폭풍 같은 삶과 사랑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설을 읽다 보면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속도감과 거침없는 스토리의 전개로 마치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200자 원고지 1,400매 분량으로 총 472페이지 분량의 이 소설은 ‘점, 선, 면, 보이지 않는 풍경’이라는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의 차원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돈 가방’에 관한 질문이다. 가난한 유학생들에게 지폐로 가득 찬 돈 가방에 관한 물음은 결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돈이 아닌 ‘사랑’과 ‘예술’ 그리고 ‘인간’을 선택한다.
● 보이지 않는 풍경의 비밀
1부의 쌍과 지니, 2부의 글라스와 지후, 3부의 윤과 쿠키, 4부의 지니와 류, 그들은 미술대학 동기생이면서 동시에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인공들이다. 그들에게는 각기 헤쳐 나가야 하는 현실과 목숨 같은 사랑, 종교 같은 예술이라는 절체절명의 삶이 놓여 있다. 하지만 이들을 구원하는 것은 정작 돈, 이상도 아닌 또 다른 인간들의 희생과 사랑이다. 선천적 색각 이상(色覺異常)이라는 장애를 갖고 있는 지후가 정작 보지 못했던 것은 화려한 색채가 아닌 누구나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면 느낄 수 있는 사랑의 세계였을 것이다. 그 밖에도 진짜 돈 가방을 들고 경찰과 악당 모두에게 쫓기며 달아나던 지니와 류는 마지막으로 인간에 대한 신의를 지키기 위한 위험한 선택을 감행한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으로부터 휘트니 미술관까지 뉴욕의 거리를 가로지르는 청춘들의 뜨거운 숨결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