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들의 포스터

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들

그레이스 페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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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들
그레이스 페일리 · 2018
284p
단 세 권의 단편집으로 미국문학의 전설이 된 작가 그레이스 페일리가 드디어 한국에 소개된다. 페일리의 두 번째 소설집이자 첫 한국어판인 <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들>은 작가가 1960년부터 1974년까지 쓴 작품 17편을 모은 것이다. 중편에 가까운 작품부터 5페이지에 불과한 초단편까지, 작품마다 페일리 특유의 관조적인 시선과 냉소, 유머가 넘친다. 페일리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기승전결이라는 소설의 전통적 문법을 무시해버리는 듯 느닷없이 시작해 갑자기 끝나는 '무형식의 형식'이 독자를 당황시키면서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야기의 화자가 대부분 여성이며, 여성의 삶을 깊게 들여다보는 '여성서사'이다. 그레이스 페일리의 매력에 깊이 공감해 이 소설을 직접 번역하여 일본에 작가를 소개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책의 첫머리에 실어 이해를 도왔다. "거칠면서도 유려하고, 무뚝뚝하면서도 친절하고, 전투적이면서도 인정 넘치고… 한번 빠져들면 이제 그것 없이는 못 견딜 것 같은 신비로운 중독성이 있다." - 무라카미 하루키.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미국 문학의 전설 그레이스 페일리가 펼쳐 보이는 날카롭고 깊고 뜨거운 순간들! “한번 빠져들면 이제 그것 없이는 못 견딜 것 같은 신비로운 중독성이 있다. 거칠면서도 유려하고, 무뚝뚝하면서도 친절하고, 전투적이면서도 인정이 넘치고, 즉물적이면서도 탐미적이고, 서민적이면서도 고답적이며, 영문을 모르겠으면서도 알 것 같고, 남자 따윈 알 바 아니라면서도 매우 밝히는, 그래서 어디를 들춰봐도 이율배반적이고 까다로운 그 문체가 오히려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 없게 되어버린다. 그 문체는 그녀의 명백한 특징이자 서명이며 흉내내려 해도 누구도 흉내낼 수 없다.”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에세이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수록)에서 그레이스 페일리 문학의 특징을 이렇게 소개했다. 실제로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레이스 페일리의 문학 세계에 깊이 매료되어 1999년 《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들》을 시작으로 페일리의 작품집 세 권을 모두 일본어로 옮겼다. 《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들》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처음으로 번역한 여성 작가의 작품이기도 하다. 느닷없이 시작되어 ‘훅’을 날리듯 인물의 내면 깊이 들어왔다가 어느 순간 능청스럽게 줌아웃하는 17편의 소설은 소설의 형식, 특히 ‘기승전결’ 혹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에 익숙해져 있는 독자를 당황시킨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위기’ 혹은 ‘절정’에 가깝고 거꾸로 이야기가 ‘전개’되나 싶으면 “그래, 그랬었지” “그게 모든 일의 시작이었어” 하며 자연스럽게 끝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독자는 다시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구성하고 반추하며 무라카미 하루키가 언급한 ‘중독적인 씹는 맛’에 중독된다. 인물들은 주로 가족들 속에서, 간섭 많고 오지랖 넓은 친지들 속에서, 물색 모르는 남자들 앞에서 여성으로서 자신의 삶을 오롯이 들여다본다. 인생과 세상을 관조하는 시선과 뉴요커 특유의 쫄깃쫄깃한 유머가 빛난다. 또한 결혼하지 않은 여자, 이혼한 여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자, 대안가족을 꾸리는 여자 등 여성의 삶의 양상을 다양하게 보여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작가의 작품들이 주로 1960년대에 쓰였다는 걸 믿기 힘들 정도로 현대적으로 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망 “길거리에서 우연히 전남편을 만났다.” 소설은 도발적인 문장으로 시작된다. ‘나’는 18년 전에 대출한 책을 드디어 반납하러 온 참이었다. 무려 32달러의 연체료를 내고 연체 기록을 삭제한 후 대출한 책은 반납한 바로 그 책이다. 나름 힘든 시기를 함께 이겨냈다고 믿었던 전남편은 넌 딱히 원하는 게 없었겠지만 자신은 늘 요트를 갖고 싶었다는 둥 상처 주는 말을 늘어놓다가 돌연 자리를 뜬다. ‘나’는 이제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조금 전 빌려온 두 권의 책을 반납하기로 결심한다. 뭐가 달라질까 누구보다 뜨거운 청춘을 보냈다고 자부하는 ‘래프터리 부인’의 목소리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는 아들 ‘존’을 위해 억척스럽게 살아왔다. 동네 여자아이 ‘지니’를 아들로부터 떼어놓기 위해 자해까지 감행한 사건은 그녀의 위업 중 하나다. 그러나 그날 이후 가족은 완전히 망가졌다. 늘 뜨겁게 그녀를 원하던 남편은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니다 일찍 죽었고 아들은 참한 아가씨와 결혼했지만 지니와 바람을 피운다. 래프터리 부인은 자문한다. 그토록 전전긍긍했던 모든 것들이 다 무엇을 위해서였을까? 살아 있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크리스마스 2주 전 엘런이 내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페이스, 나 죽으려나 봐.” 그 주에 나 역시 죽어가고 있었다.’ 나는 어찌어찌 살아났고 엘런은 정말로 죽었다. 나는 엘런의 장례식에 참석하여 엘런을 추모하고 그녀의 아들을 위로하면서 충동적으로 그에게 “내가 널 키워줄까?” 하고 묻는다. 그러나 아이가 정말로 자신을 따라 나설까 봐 내심 걱정한다. 나무에서 쉬는 페이스 페이스가 다시 등장한다. 페이스는 공원 나무 위에서 동네 아이들과 여자들, 남자들을 내려다본다. 페이스의 아들은 단단히 토라졌으며 그녀에게 딴죽을 거는 사람도 있고, 수작을 거는 남자도 있다. 평범한 하루처럼 보이는 그날의 어떤 것이 페이스의 삶을 바꾸어놓았다. 페이스는 훗날 이렇게 생각한다. ‘바로 이때부터였다고 생각한다. 그날 있었던 일들을 계기로 나는 방향을 틀었고, 헤어 스타일을 바꿨고, 일자리를 시 외곽으로 옮겼고, 삶의 방식과 말투를 바꿨다.’ 새뮤얼 전철에서 소년들이 시끄럽게 놀고 있다. 차량과 차량 사이에서 노는 모습은 꽤 위험해 보인다. 부인들은 걱정하고 남자들은 소년 시절을 추억하는 것 같다. 소음을 참다 못한 한 남자가 벌떡 일어나 비상정차 쇠줄을 당긴다. 전철이 급정차하면서 아이들 중 한 명이 차량 사이에 빠져 브레이크에 몸이 끼어 죽는다. 소년의 이름은 새뮤얼이었다. 무거운 짐을 떠안은 남자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돈만 쓰는 것 같은 아내와 자식에게 지친 남자가 있다. 그는 사소한 일로 이웃집 부인과 말다툼을 벌이고 화해한 후 서로 말동무가 된다. 그렇게 몇 달이 흐르고 남자는 이제 슬슬 그녀와 섹스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들 중년에 가까워진 알렉산드라는 아버지를 문병하러 간다. 그런데 택시 기사가 알렉산드라에게 함께 침대로 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알렉산드라보다 한참 어리고 그녀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 그리고 얼마 후, 알렉산드라는 아버지에게 자신이 임신했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자존심이 강한 아버지는 딸이 자신의 삶을 수치스럽게 만들었다며 화를 낸다. 알렉산드라는 자신도 아버지도 행복해지려면 아버지가 죽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편 택시 기사는 함께 아이를 키우며 살자고 제안하지만 알렉산드라는 다른 길을 모색한다. 아버지와 나눈 대화 병상에 누워 있는 나의 아버지가 어느 날 나에게 이렇게 청했다. “네가 간단한 단편소설 한 편을 꼭 한 번 더 썼으면 좋겠다.” 나는 아버지를 위해 간단한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준다. ‘어느 여자가 살았다’로 시작되는, 꾸미지 않은 담백하고 불행한 이야기들. 하지만 아버지는 나의 이야기에 만족하지 못한다. 나의 이야기에는 결혼한 사람이 등장하지 않으며 의미도 없고 현실성도 없기 때문이다. 장거리 달리기 마흔두 살이 된 페이스는 갑자기 달리기를 시작한다. 더 나이들기 전에, 혹은 자신이 사는 도시의 모습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달라져버리기 전에 먼 곳까지 한번 달려보고 싶었다. 페이스는 열심히 달리기 연습을 한 후 아이들에게 잠시 집을 떠나겠다고 인사하고 자신이 살던 동네로 간다. 백인들이 살던 동네였는데 이제 흑인들의 마을로 바뀌었다. 뜻하지 않은 소동에 휘말린 페이스는 자신이 예전에 살던 집으로 도망치고, 그 집에서 얼마간 살기로 한다.

저자/역자

  • 그레이스 페일리
    저자
  • 하윤숙
    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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