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른 아버지

이주란 · 소설
2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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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소설가 이주란의 첫 소설집. 이주란은 도시의 외곽에서 살아가는 빈곤한 사람들의 삶을 낙담과 자학이 섞인 넉살로 재현해 왔다. "구질구질한 이야기를 신세 한탄이 아닌 뻔뻔스러운 농담으로 승화시킬 줄 아는 능청스러움이 믿음직스럽다."는 평가로 문단에 존재감을 드러낸 이주란의 첫 소설집은 웃음과 씁쓸함이 수시로 교차된다. 찰리 채플린에게 삶이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었다면, 이주란에게 삶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서 포착된 희극과 비극의 뒤섞임이다. 쓴웃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주란만의 오묘한 비감이 소설집의 유머러스한 핍진성을 완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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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의 휴일 모두 다른 아버지 에듀케이션 누나에 따르면 선물 몇 개의 선 우리가 이렇게 함께 참고인 작가의 말 작품 해설_차갑고 치열한 심정으로/ 백지은(문학평론가)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스물하나에 뭘 했더라? 남자에게 차여 식음을 전폐한 뒤 말라 가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나쁘지 않았군.” 능청스러운 입담 속 서늘한 통찰로 새로운 가족 서사를 쓰는 이주란의 첫 번째 소설집 2012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소설가 이주란의 첫 소설집 『모두 다른 아버지』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이주란은 도시의 외곽에서 살아가는 빈곤한 사람들의 삶을 낙담과 자학이 섞인 넉살로 재현해 왔다. “구질구질한 이야기를 신세 한탄이 아닌 뻔뻔스러운 농담으로 승화시킬 줄 아는 능청스러움이 믿음직스럽다.”는 평가로 문단에 존재감을 드러낸 이주란의 첫 소설집은 웃음과 씁쓸함이 수시로 교차된다. 찰리 채플린에게 삶이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었다면, 이주란에게 삶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서 포착된 희극과 비극의 뒤섞임이다. 쓴웃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주란만의 오묘한 비감이 소설집의 유머러스한 핍진성을 완성시킨다. ■이주란식 업둥이의 탄생 <모두 다른 아버지>의 주요 모티프는 가족으로, 이주란의 가족 서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가족’을 무너트린다. 그 무너짐의 시작에 “모두 다른 아버지”들이 있다. 이주란 소설에 등장하는 아버지들은 ‘나’와 이복형제들에게 모두 똑같은 이름을 지어 주거나, 편의점 직원에게 폭력을 휘둘러 한쪽 눈이나 멀게 한다. 이 문제 많은 아버지들은 징그러우면서도 우스꽝스럽고 두려우면서도 한심하다. 이주란 특유의 입담으로 희화화되는 아버지라는 대상은 더 이상 어떤 권위도 지니지 못한다. 가부장 중심의 전통적인 가족의 연결 고리는 아버지의 몰락을 통해 느슨해진다. 그 틈을 뚫고 이주란식의 ‘업둥이들’이 탄생한다. 이 업둥이들은 부모라는 성역을 무력화하며 자신의 근원을 부정하지만, 동시에 자신과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나 함께 고통받은 자매(형제)만은 가족으로 인정하는 이중성을 보인다. 이주란의 소설 속 인물들을 가족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몸속에 흐르는 피가 아니다.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받은 고통에 대한 공통된 경험이다. 혈연이라는 질긴 믿음을 허상으로 만들면서 무너트린 가족의 자리에는 고통으로 새롭게 형성되는 가족이 있다. ■나의 것이 아닌 삶을 살아가기 이주란의 소설은 농담과 거리 두기로 삶을 견디는 사람들을 보여 준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마치 타인의 인생에 촌평을 더하는 것처럼 “내 인생은 내 인생이 아닌 것 같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들은 인생이 ‘나’의 소유가 아니니 이대로 가난하고 지질하게 살거나, 삶을 포기해도 된다는 듯이 무기력하게 군다. 이때 소설 속 인물들이 내비치는 무기력함은 희망에 속지 않고 불행에 잠식되지 않기 위한 방어막이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운명적으로 함께한 가난과 불행을 똑바로 응시하지 않는다. 한눈을 팔면서 자신이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소소한 이유들을 찾는다. 「에듀케이션」에서 ‘나’는 “다음 선거를 기다리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살아 있는 것 말고 무엇인지 생각했다.”고 말한다. 「참고인」에서의 ‘나’는 “앞으로는 절대 희망적인 글을 쓰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다음 선거’와 ‘앞으로는’이라는 말 속에 든 미래는 여전히 밝지 않지만 그럼에도 살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주란의 소설이 미래를 기다리는 방식이란 “이번 생은 망했어”라고 말하면서도 지금보다는 나은 미래를 소심하게 기다리는 우리의 현재와 닮았다. ■느슨하면서도 매력적인 ‘백치’들의 목소리 자학적인 농담들이 곳곳에 산재한 이주란의 문장은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어디로 튈지 예상불가능한 독특한 리듬으로 전개된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거리낌 없이 자신을 멍청하다 말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자신을 체념한다. 마치 스스로를 보호할 줄 모르는 백치처럼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내보이는 데 주저함이 없다. 이주란은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고스란히 소설로 가져와 ‘백치의 언어’를 발명한다. 일말의 엄숙함도 들어설 자리를 만들지 않는 능청스러운 문장들로 삶의 지난함을 끄집어낸다. 아무렇지 않다는 듯 가볍게 말할수록 삶의 균열은 더 선명해진다. 이주란의 백치들이 우리 주변에 실존하는 누군가로 느껴지는 순간, 문학과 현실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희극과 비극은 뒤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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