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한 꺼풀 벗겨지다.”
지난 연애를 기억하는 순간, 열리는 사랑 이야기
마음이 벗겨지는 순간, 사랑은 시작된다!
★. 모두가 잠든 시각, 당신의 머리맡을 지킨 새벽 감성
MBC <윤하의 별이 빛나는 밤에>, KBS <더 가까이 정지원입니다>, <더 가까이 고민정입니다> 등 다수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오프닝을 열어 온 구성작가 한 나. 공교롭게도 그녀가 참여한 방송들은 늦은 심야 시간대 편성이 주를 이룬다. 모두가 잠든 깊은 밤, 홀로 깨어 있을 그 누군가를 위해 원고를 매만진 탓일까. 그녀의 글들은 남다른 감성으로 청취자들의 해묵은 하루를 적신다.
평소 사랑과 연애에 대해 기록한 소회글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을 유지한다. 방송에 흘리지 못한 말들, 친구와의 대화, 노트북에 담아 둔 속마음은 실제 그녀의 경험이 녹아든 자전적 소회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때문인지 그녀의 펜을 빌어 완성된 글들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작업을 함께 했던 가수 김광진의 추천사처럼 그녀 특유의 선이 가느다란 감성은 이제 한 권의 책으로 많은 이들의 새벽을 채워 줄 것이다.
★. 세상 모든 이들을 위한 완전한 사랑의 단가(短歌)
천 마디 말보다 한마디 말이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사랑을 전할 때가 그렇다. 내가 당신을 얼마큼 사랑하는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진심 어린 눈빛이 더해진 ‘사랑해’라는 세 글자면 그 마음은 충분히 전해진다. 수만 가지 마침표 없는 나열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하는 짤막한 상념의 기록들. 언어란 그런 힘을 갖는다.
그리고 《어른의 연애》 역시 그런 바람으로 재탄생된 작품이다. 마치 한 편의 단가를 떠올리게 하는 함축된 문장과 담담한 여백은 글 중간중간 자리한 사진들과 어우러져 단숨에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만남, 사랑, 이별, 그리움까지 절제된 문장으로 깊이 박히는 우리 연애의 순간들. 책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당신은 시처럼 다가오는 절절한 사랑의 원형과 마주하게 된다.
★. 지난 연애가 또 다른 사랑을 찾아가는 시간
사랑과 이별은 누구나가 경험하고 공유하는 삶의 한 부분. 하지만 반복된 실연 앞에서 우리는 얼마큼 자유로울 수 있을까. 사람이 상처를 받았을 때 드는 생각은 이 아픔을 감추거나 다른 사랑으로 덮고 싶다는 조급함이다. 하지만 그 과정 안에서 상처는 곪을 대로 곪아 악화되기만 할 뿐, 그 어떤 것도 위로가 되지는 못한다.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마음껏 그리워하고 아파하기, 감정을 흘리는 작업이다. 그래서 연인의 부재를 경험한 이들에게 《어른의 연애》는 그 어디에서도 괜찮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괜찮다가 아니라 오히려 괜찮지 말라 주문한다. 그렇게 감정의 민낯을 낱낱이 토로하는 순간, 우리는 지난 사랑의 기억으로부터 서서히 결별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번의 사랑이 끝난 후, 그 사랑을 충분히 들여다보는 인고의 시간들. 그 과정이 지나고 나면 어떤 사랑의 무게도 감내할 수 있는 진짜 어른, 그런 어른다운 사랑이 가능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