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매일 창밖 풍경이 바뀌는 움직이는 집!
자유와 변화를 갈망하는 전 세계 젊은이들이 도전하는
주거 혁명이자 궁극의 여행법
큰 집에 살아야 행복도 커지는 것은 아니니까.
아파트 대신 캠핑카에 사는
별난 부부의 일상과 모험
여행하듯 살아가고, 살듯이 여행한다
이것이 바로 밴라이프!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의 인스타그램 유저들 사이에서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 주제어가 있다. 해시태그 밴라이프 #vanlife 밴라이프. 집 없이 캠핑카 한 대에 침실과 살림을 꾸려놓고, 여행과 일상을 같이 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인스타그램에서 ‘밴라이프(vanlife)’를 검색하면 집을 버리고 캠핑카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올린 250만 개가 넘는 사진과 후기를 볼 수 있다.
단순히 ‘캠핑카 타고 여행이나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캠핑카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며, 매일 여행하듯 살아가고 살듯이 여행하는 사람들.
여기, 한국에서 ‘밴라이프’에 도전한 부부가 있다.
결혼식 없이 혼인신고만 하고 살아가며, 이따금 함께 여행하고 여행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던 젊은 부부는 생각한다.
‘어른들의 말대로 우리도 얼른 아이를 낳고 대출받아 집을 넓혀가야만 하는 걸까? 그렇게 살면 행복해지는 걸까?’
‘여행은 즐거운데 일상은 너무 고단하다. 여행지로 출발할 땐 좋은데, 며칠만 지나도 집밥이 그립다. 여행 가려면 돈을 벌어야 하는데, 막상 일에 치여 여행 갈 시간이 없다. 여행과 일과 생활의 이 공고한 경계를 와르르 무너뜨릴 순 없을까?’
남편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언젠가 캠핑카를 타고 원 없이 여행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부부는 ‘지금 못하는 일을 나중에, 죽기 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그토록 간절하다면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하는 것.
이들은 집안 가득 들어차 있던 가구와 책과 옷과 각종 짐을 버리거나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전셋집을 뺀 뒤 캠핑카 한 대를 구한다. 캠핑카는 좁기에 짐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이곳에서 정말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할까, 슬쩍 두렵기도 하다.
그러나 좁은 밴 안에는 욕실, 거실, 침실, 부엌 등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공간이 모두 갖춰져 있고, 이곳에서 이들은 꿈꿔왔던 새로운 삶을, 여행을 시작한다.
달리다가도 어디서든 밴을 세우면 그곳이 그날의 여행지가 되었다. 바닷가에서도 일상을 미뤄두는 것에 대한 걱정과 부담 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액자 삼아 노트북으로 부지런히 일했다. 일을 마치면 슬리퍼를 꿰고 나가 밤의 해변을 즐겼다. 밴 문을 열어젖히면 어디나 여행지였고, 그곳에서 다시 신발의 흙만 툭툭 털고 밴 안으로 들어서면 집이 되었다.
우리는 집을 업고 다니는 거북이들이었다. 걷다가 고개만 쏙 넣으면 안락한 거처가 생기는 거북이의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니 목적지만 정하면 그만이었다.
문밖을 나서기만 하면 새로운 세상이니까. _본문에서
불편함조차 낭만이 되는 집
세상을 향해 뻗은 길 위에 세운 ‘여행하는 집’
전국을 내 집 마당 삼아 살아가고, 매일 창밖 풍경이 바뀌는 이 ‘움직이는 집’에서는 하루하루가 새롭고, 물을 채우고 화장실통을 직접 비워야 하는 불편함조차 낭만이 된다.
이 책에서는 ‘밴라이프’를 준비하고 실현해나가는 이들 부부의 치밀한 준비 과정과 여행기, 길 위에서 생각하고 발견한 주거와 여행, 결혼과 삶에 대한 작은 철학들을 담는다. 김모아 허남훈 커플은 2017년 3월 17일 밴라이프를 시작한 이래, 7만 5천여 장의 사진을 찍으며 밴과 자신들의 이야기story를 성실하게 기록했다. 이 기록은 실로 ‘길 위의 역사History’라 할 만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캠핑카에서 보내는 동안 이들은 날씨와 계절을 온몸으로 느꼈고, 우리나라의 찬란한 자연 풍광 속에 멈춰선 흰 밴과 그 속에 깃들여 사는 자신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이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밴라이프 다이어리’를 써나가면서 기억하고 기록한, 좁은 공간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에피소드와 매일의 모험담도 이 책에서 낱낱이 볼 수 있다.
최소한의 짐만 가지고 살아가야 하기에 무엇을 사고 무엇을 내다버릴지 꾸준히 논의해가며 심플한 삶을 유지하고, 눈부신 가을의 억새밭이 창밖에 펼쳐져 마음이 설렐지라도 이내 노트북을 켜서 그곳을 ‘억새밭 사무실’로 만들어버리는 이 부부의 삶은, ‘미니멀라이프’와 ‘디지털노마드’를 동시에 시도하는 대안적인 삶의 관점으로 봐도 흥미롭다.
‘캠핑카에서 살기, 밴라이프’는 지금까지 여유 있는 중장년층들의 로망으로만 여겨져왔다. 그러나 평범한 직장인이 수도권에 내 집 한 칸을 얻기 위해서는 대출을 받고 빚을 끌어안은 채 야근하고 죽도록 일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밴라이프’는 새로운 세대의 삶의 방식이자 대안적인 주거 형태가 될 수도 있음을 이 부부는 실험하고 증명해낸다.
김모아 허남훈 부부는 어딘가에 서명할 일이 있으면 늘 이런 문장을 덧붙여 쓴다고 한다.
‘오늘도 내일도 다시없을 마지막.’
만약 오늘, 지금이 당신의 마지막 순간이라면, 당신은 창밖에 어떤 풍경을 걸어두고 싶은가? 오늘 사랑하는 사람과 어떤 공간에서 먹고, 자고, 살고 싶은가?
‘밴라이프’는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눈앞에 두고 살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