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바람은 불어오고
아바마마, 아바마마
열두 살의 어린 임금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고
슬픈 혼례식
신발이 냇물에 둥둥 떠내려가는
곤룡포를 벗으며
대관절 내가 무엇이기에
흰옷 입은 백성들의 울음소리
푸른 강물은 소리 없이 흘러가고
하늘은 귀머거리인가
너울너울 비단길 건너
그 뒷이야기
열두 살에 보위에 올라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죽음을 맞은 단종의 이야기를 장편 역사동화로 만들었다. 단종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화 속에는 권력의 틈바구니에서 감당하기 버거운 짐과 싸워야 했던 어린 임금의 고뇌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 단 한 명뿐인 혈육 경혜공주, 정비 정순왕후, 누이동생 같았던 시내와의 애절한 사연, 세조의 왕위찬탈에 반대하는 뜻을 굽히지 않았던 사육신을 비롯한 선비들의 모습과 함께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 갔던 첩첩산중의 영월과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관풍헌 등의 풍경이 맑고 담백한 수묵화로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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