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예술을 제안하다 그림에서 찾는 인생과 죽음, 예술, 사랑, 치유 예술가와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은 전작 『예술, 상처를 말하다』에 이어 인생, 죽음, 예술, 사랑, 치유 다섯 가지 주제로 작품 속에 담긴 이야기를 꺼내어 우리에게 위로를 전한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속 사이프러스 나무를 통해 묵묵히 여정을 떠나는 순례자를 인생에 비유하고, 클림트의 관능적인 그림에서 오히려 평생 동안 간직하고픈 사랑과 우정을 발견한다. 고야, 르누아르, 조지아 오키프 등 위대한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새로운 인생의 길을 찾아 나설 시간이다. 삶을 붙잡고 싶은 이들을 위해 예술이 건네는 위로 한 스푼 “이 책은 악한 세상의 모퉁이들에서 쓰이거나 그려진, 하지만 그런 세상을 바꿀 힘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시와 그림과 조각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이 만들어지는 동안 전무후무한 일이 일어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덮치며 누구 할 것 없이 이 새로운 질병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누구도 겪지 못했던 일이기에 인간은 무력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코로나19’ 앞에서 모든 것들은 멈춰 섰고, ‘예술’은 끼어들 틈이 없는 듯 보인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떨어져 시간을 보내는 데 익숙해져야 하는 ‘언택트’ 시대에 우리는 무언가로부터 위로를 얻어야 하고, 그 무언가는 예술일 가능성이 크다. 『인생에 예술이 필요할 때』는 삶을 붙잡고 싶은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이야기다. 다만 그 위로는 예술을 통한다. 예술이 세상을 바꾼다거나 상처를 낫게 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타인의 고통에 공감함으로써 자신의 고통도 포용할 수 있는 힘을 전해 주기 때문이다. 일례로, ‘가면’과 그 안에 숨어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인간을 그린 벨기에 화가 제임스 앙소르의 이야기를 꺼내며, 자신이 누구인지를 타인에게 증명하려 애쓰는 현대인의 고단함을 위로한다. 가면을 쓴 채 진정한 인생을 마주하지 못하는 앙소르의 그림 속 인물들이 타인의 시선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현대인들과 겹쳐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인간다움의 흔적, 예술 『인생에 예술이 필요할 때』를 펼치다 보면 알브레히트 뒤러, 장 뒤뷔페, 빈센트 반 고흐, 카라바조, 폴 고갱, 르누아르, 클림트 등 익숙한 이름들이 눈에 많이 띈다. 이미 수많은 매체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접해 왔지만, 저자만의 깊이 있는 시선을 통해 만나는 예술가들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빈센트 반 고흐는 그의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웠을 순간에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사이프러스 나무를 그렸다. 생 레미 정신 병원에 입원해 있는 중에도 곧게 솟은 사이프러스를 그리며 주변의 냉대와 불행한 환경에 굴하지 않았고, 결국 명작을 남길 수 있었다. 비참한 전쟁 중에도 독일의 화가 캐테 콜비츠는 목탄을 무기 삼아 그림으로 세상을 치료했다. 장프랑수아 밀레는 가난 속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걸었고, 르누아르는 인상주의 동료 화가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예술가가 마음을 담아 만들어 낸 작품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아무리 긴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인간성의 원형을 간직한다. 『인생에 예술이 필요할 때』는 제목 그대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왜 예술이 필요할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에서의 만남 대신 온라인에서의 만남이 더 활발해졌고, 미술관이 휴관한 대신 온라인으로 미술관 곳곳을 누빌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내가 바라보는 나 자신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런 시기에 예술은 다시 사람을 향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포용하고 그들에게 공감함으로써 인간다움을 되찾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여전히 예술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고,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