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리적 불균등발전론을 위한 노트>, <공간이라는 키워드>로 구성된 이 책은 3권의 저서에 담길 내용을 한 권의 책에 담아 놓은 풍부한 역작!
● <공간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데이비드 하비는 우리에게 상상력을 펼치기를 고무하며, 이 책을 새로운 공간이론을 제시하는 문화이론서로 승격시킨다!
● 우리 시대의 가장 복잡하고 정치적으로 가장 두드러지는 특성 중의 하나인 <지리적 불균등발전>을 이론적으로 규명하고 있는 작은 노트!
●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운동의 방향을 고민하고 제시하는 책!
■ 책의 주요 내용
데이비드 하비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공간들>은 자본주의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벌어지는 공간을 설명하고자 한다. 맑스의 <자본> 이후 정치경제학적으로 등장한 자본주의의 동학을 탐구하는 많은 논의들을 지리공간적으로 확장하는 하비의 시도는 그간 많은 책들이 번역되면서 이제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그럼에도, 빠르게 전개되는 자본주의가 펼치는 갖가지 변화상 앞에서 거대담론의 종말을 선언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유연적 축적체제를 논하는 조절이론 등 다양한 담론들이 형성되면서, 자본의 역동이라는 단일한 테마를 천착하는 하비의 논의는 점점 더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하비는 이론은 단순해야 하며 동시에 구체적인 실생활을 분석해야 한다는 관점, 더 나아가 이론은 세상을 바꾸는 도구라는 점을 잃지 않는다. 즉, 이론은 구체적인 사건들 속에서 구체화되고 추상화되는 작업이지 역으로 이론적 틀이 선행되어 이론이 구체적인 사건을 포획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2004년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 지리학과에서 행한 헤트너-강의록을 수정보완한 이 책은 그런 면에서 하비가 보는 구체적인 세상과 이를 바꾸기 위한 추상개념을 고안하는 이론적 노력들을 볼 수 있는 책이다.
강의의 내용은 일단 현재를 지배하는 ‘신자유주의’세계의 공간들을 말한다. 이후 <신자유주의 약사>로도 출간된 바 있는 <신자유주의 강의>는 현재 펼쳐진 이 신자유주의 공간을 단순히 이데올로기 투쟁으로 탄생된 것도 아니고 제국주의적인 강요에 의한 것도 아닌, 자본이 공간을 넘나들며 그 곳에 사는 사회계급들의 관계 속에서 이식, 확산, 변용되는 논리를 갖고 움직이는 동학의 결과로 보고 있다. 이의 논증을 위해 특히 1970년대 후반, 미국의 레이건, 영국의 대처와 같은 신자유주의의 선두 주자들이 어떻게 국내·국제 정책에 있어 신자유주의적 질서를 주조했는지 알아보고 있다. 그리고 계급권력의 복원이라 할 때 이 계급권력은 자본계급의 권력임을 선명하게 설명해낸다. ‘계급권력의 복원’‘강탈에 의한 축적’ 등 소제목에서 보는 하비의 주제어들은, 구체적인 사건들이라고 해서 그 이유들 또한 제각각의 구체적인 것이 아님을 상기시키며, 결국 핵심은 자본축적과 이를 움직이는 대리인들(계급)의 진화적 구성체임을 보여준다.
두 번째 강의는 세계적으로, 국가적으로, 혹은 국지적으로 벌어지는 자본의 집중현상과 이를 둘러싼 불균등한 모습들을 이론화하기 위한 소고이다. <지리적 불균등발전론>이라 명명된 이 이론의 목표는 자본의 역동이 공간적으로 전개되면서 반드시 보일 수밖에 없는 공간적 양상을 분석하는 이론틀을 구축하는 것이다. 하비는 이를 위해 정치경제학의 이론틀에서부터 일상생활의 소소함까지 함께 직조되는 이론틀을 고안하며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조건들을 주목한다. 1) 우리 생활 속에 자본축적과정이 물질 속에 내장되고 있다는 사실, 2) 강탈에 의해 자본이 축적되는 일반적인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 3) 시공간 속에서 자본이 축적되는 법칙이 존재한다는 사실, 4) 다양한 지리적 스케일 속에서 정치, 사회, 계급적 싸움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일견 절충주의적으로 보이는 여러 이론의 부분들을 종합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하비는 과감히 ‘그 위험을 감수하겠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자본축적의 공간적 양상, 지리적으로 상이하게 발전하며 ‘가장 복잡하고 정치적으로 가장 두드러지는’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 중 하나인 <지리적 불균등발전론>을 위한 이론틀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마지막 장인 <공간이라는 키워드>는 위의 이론틀을 위해 그가 도전하는, 구체적인 공간을 분석하는 추상적 사유운동이다. 그가 처음부터 가졌던 이라는 인식론과 르페브르의 이라는 삼항을 교차하여 구성하는 매트릭스를 토대로, 하비는 일종의 우리 앞의 공간을 바라보는 틀을 다각화하고 종합하는 분석틀을 고안한다. 217쪽의 과 229쪽의 를 보면 각각의 교차점은 공간과 시공간의 의미를 이해하는 상이한 양식들을 제안하며 우리의 상상력을 확장시킨다. 일독을 권한다.
하비는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이 ‘관계적 공간’에만 집중하며 절대적, 상대적 공간에 무관심한 것도, 그 역도 문제라 말하며, “공간은 복합어로서 기능하며 다중적 결정을 갖기에 그 어느 특정 의미 하나도 다른 의미들과 분리”될 수 없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