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화제의 드라마 [도깨비]에서 공유와 김고은이 주고받은 김인육 시인의 시 '사랑의 물리학'이 수록된 시집. 2012년 출간되었던 <잘 가라, 여우>의 개정판이다. 김인육의 시집에서 가장 중요한 시적 기율은, 그가 어머니의 생애에서 흘낏 바라본 이른바 '바보의 사랑법'일 것이다. 그만큼 이번 시집은 자신의 기억 속에 깃들인 대상들에 대한 지극하고도 순후한 사랑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 사랑법은 세상에서 소외된 이들, 오랜 기억 속에 있는 이들, 눈에 밟히는 가족들을 향해 '사랑의 동심원'을 그리면서 차츰 넓은 세상으로 퍼져간다. 시인은 그들을 향한 '외롭고 쓰라린 짝사랑의 형벌'을 마다하지 않고 서정의 극점에서 자신의 그 지극함을 선연하게 발화하고 각인한다. 그 '바보의 사랑법'이 그들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반성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그의 시들은 어둡거나 무겁지 않다. 그 현실에 대항하듯 익살스럽기도 하고 힘차고 풍자적이다. 우리가 잘 알듯이 서정시의 보편 문법은 남다른 기억을 재현하고, 그 기억과 힘겹게 싸우고, 마침내 그 기억을 항구화하려는 욕망에 있다. 김인육 시인은 우리가 상실한 가장 소중한 삶의 지표들을 새삼 기억하고 호명하고 복원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불모성에 대한 항체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것은 이번 시집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종교적인 비유의 선명한 음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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