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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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깊이 가라앉은 허무와 고독, 그럼에도 살아가는 용기 정말, 이대로 세상 밖으로 나서도 되는 걸까? 불확실한 것투성이로 가득한 젊은 날의 초상화 현대 일본 문학계를 대표하는 여류 작가로 자리매김한 아오야마 나나에의 매력적인 출세작이자 제136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국내 초역, 미발표 단편 <출발>도 수록 일상 속의 미묘한 변화와 성장의 순간을 산뜻한 수채화처럼 절제된 문체로 투명하게 포착해 냄으로써 제136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아오야마 나나에의 장편소설 《혼자 있기 좋은 날》이 보라나비 저작.번역상을 수상한 이영미 번역가의 번역으로 재출간되었다. 《혼자 있기 좋은 날》은 수상 당시 만 23세에 불과했던 작가의 나이와 이시카와 신타로와 무라카미 류를 위시한 심사위원들에게 “진정한 조숙함”을 느끼게 한다는 심사평의 대조로, 일본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정교한 구성과 깊이가 느껴지는 문제의식으로 일본 현대 문학계를 대표하는 여류 작가의 탄생을 알린 《혼자 있기 좋은 날》은 이번 재출간을 계기로 미발표 단편 <출발>도 함께 수록하여, 한국의 독자들에게 뜻 깊은 의미를 더하게 되었다. 스무 살 아가씨와 일흔한 살 할머니의 갑작스런 동거생활! 천차만별의 두 사람이 함께한 한 해의 기록 그리고 인생에 한 번쯤은 꼭 필요한, ‘혼자 있기 좋은 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맞은 첫 번째 봄, 주인공 지즈는 엄마의 중국 전근을 기회로 도시 생활에 막연한 동경을 품은 채 도쿄로 상경한다. 스무 살 지즈가 얹혀살게 된 것은 일흔한 살의 먼 친척 긴코 할머니의 집이다. 오십 년의 나이 차이만큼 두 사람의 성격은 천차만별이지만, 고양이 두 마리와 수십 마리의 고양이 초상화로 가득한 전철역 근처 작은 단독주택에서 두 사람은 기묘한 동거생활을 시작한다. 전철역을 마주 보고 있으면서도 뱅글뱅글 돌아 다녀야 하는 집, 정돈이 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한 마당, 밋밋하고 싱거운 할머니의 반찬, 장거리 연애가 되자 점점 태도가 차가워져 가는 남자 친구, 대학 진학을 강요하는 엄마 등 도쿄에서 새 생활은 시작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 것투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코 할머니와 보내는 소박하고 안정된 생활은 지즈에게 변화의 계기가 되어 주었다. 무엇으로도 극복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불안과 허무를 이겨 낼 수 있게 해 준 것은 바로 긴코 할머니와의 일상이었다. 지즈는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어 저축을 하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기도 하며, 자신만의 삶을 꾸려 나간다. 커다란 사건 사고나 눈에 띄게 확연한 변화 없이, 긴코 할머니가 만들어 준 반찬처럼 밋밋하고 싱거운 일상을 거름으로 삼아 조금씩 성장해 가는 지즈. 그녀의 모습을 통해 막연하고도 거대한 불안에 떨고 있는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작가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이건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 저건 저렇게 되면 어떨까? 이런 맥없는 생각들을 종종 합니다. 대개는 의식하지 않고, 가끔은 의식적으로. 글을 쓰다 보면 ‘힘들어, 더 이상은 못하겠어’ 같은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앞으로 벽을 맞닥뜨리는 일도 더 많아지겠지요. 도망치거나 돌아가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런 배배 꼬인 샛길을 가는 중에 무언가 멋진 물건을 발견해 주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주운 물건을 들고 다시 벽으로 돌아가 그 벽을 당당히 마주하고 구멍을 뚫기 시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아쿠타가와상 수상 소감 중에서 작가의 수상 소감에서도 드러나듯이, 이 작품은 무엇 하나 확실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스무 살 청춘이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겠다는 용기를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불안과 허무와 싸우고, 사랑과 이별에 힘들어하며 앞으로 수많은 문제와 맞닥뜨릴 이 시대 젊은 세대들에게 지즈의 이야기는 또래가 전하는 잔잔한 안부 인사처럼 외로움과 싸울 힘이 되어 줄 것이다. 고단한 정신을 환하게 밝히는 긍정의 미학, ‘정말 이대로 괜찮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자문하는 청춘들에게 불안과 허무 너머의 자그마한 용기를 건네다! 스무 살 지즈는 얼핏 보면 평범한, 막 성인의 범주에 진입한 이십 대 아가씨다. 아르바이트를 해 매달 조금씩이지만 저축도 하고, 남자 친구도 사귀고, ‘미피’ 캐릭터를 좋아한다. 비록 대학에 가지는 않았지만, 지방에서 도쿄로 상경해 친척 할머니의 집에서 살고 있다. 문제는 그녀의 몸속 가득 끈적끈적 응어리진 고독과 허무다.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은 일흔한 살의 긴코 할머니보다 회의와 불신으로 가득하다. 유일하게 의지해 왔던 엄마와는 미묘하게 사이가 어긋나고 있고, 한 번의 이별을 겪은 뒤 새로 사귀게 된 남자 친구와의 관계도 얼마 안 가 어그러질 것 같은 예감에 하루하루가 지치고 지겨울 뿐이다. 앞으로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의지가 되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왜 그리 빨리 자신의 곁을 떠나는지. 사소하지만 지속적인 불안은 그녀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이렇게 살 바에야 차라리 빨리 노인이 되어 버리고 싶다고, 생을 빨리 끝내 버리고 싶다고, 막 스무 살을 맞은 청춘은 그렇게 하루하루를 체념하며 살아갈 뿐이다. 그런 그녀에게 조그만 위로를 선사하는 것은 집 안에서 전철을 타고 어딘가로 떠나는 사람들을 바라보거나 주변 사람들에게서 슬쩍해 신발 상자 속에 모아 두었던 소소한 잡동사니들을 꺼내 가만히 응시하는 시간이다. 세상에 홀로 남아 부유하듯, 유대를 잃어버린 그녀의 곁을 지키는 것은 그녀를 떠난 사람들의 흔적들이다. 혼자가 되어 보고 싶은 기분이란 어떤 기분일까? 과연 혼자가 되어도 괜찮을까? 긴코 할머니와 함께 지내는 일 년 동안 지즈는 자신 속에 자리한 수많은 불안들을 마주한다. 자신의 이름을 누군가에게 알려주는 것도,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도 어색할 정도로 외로움에 익숙했던 지즈에게, 혼자가 되어 보고 싶다는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든 것은 긴코 할머니와 함께 보낸 일 년의 시간이다. 무심하게 보여도 결코 곁을 떠나지 않는 존재로 인해 오랫동안 외면하고 모른 척해 온 자립의 시간을 드디어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힘겹게 통과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위로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누가 뭐라고 하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지즈에게는 긴코 할머니와 함께 잔잔하고 평화롭게 지낸 일 년이야말로 한 꺼풀 두꺼워지는 시간이었음에 틀림없다. 지즈의 성장은 무턱대고 열심히 살 것을 강요당하는 현실에 지쳐 삶의 방향성을 상실한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수동적 고독이 아닌 능동적 자립, ‘진짜’ 홀로서기의 의미와 가치를 전한다. 현실적인 소재로 보편적 공감을 이끌어 내다! 담백한 롱 테이크에 담긴 우리들의 자화상 소설의 구성은 다소 평범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또 새로운 봄 ……. 두 여성이 보내는 약 일 년간의 일상을 담아 낸 이야기는 흡사 롱 테이크 기법으로 찍은 영화를 보는 듯하다. 세밀한 관찰력, 표현의 정확성,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밖에 없는 리얼리티까지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라는 딱지를 떼고 보더라도, 작가 아오야마 나나에는 자못 간단한 플롯 안에 특유의 담담함으로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 훌륭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스무 살 여주인공의 시종일관 억제된 감정이 잔잔한 슬픔을 더듬어 연주하는 듯하다. 읽고 나면 조금 늘어지는 듯한 소설의 흐름이 청춘의 나른한 생명력을 표현하는 리듬으로 변한다. ― 아쿠타가와상 심사평 중에서 이시카와 신타로, 무라카미 류를 비롯하여 많은 심사위원들이 극찬했던 작품이니만큼, 이 작품은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도 시련에 맞서는 끈기와 타자를 존중하는 성실함을 갖추고 있다. 또한 그 핵심에는 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