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우리는 이 작품들이 한국소설의 독창성과 풍요성을 대변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2007-2013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작품집 출간 한국문학의 위대한 발자취를 남긴 소설가 김유정의 문학적 업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김유정문학상은, 지난 한 해 동안 발표된 모든 중·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하여 삼천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도서출판 은행나무는 김유정기념사업회와 출간 제휴를 맺어 올해 여름 제8회 수상작품이 선정되는 대로 수상작품집을 출간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7년간 수상작들을 모은 2007-2013 역대 수상작 작품집을 특별판으로 먼저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제는 제법 널리 알려진 사실 하나가 있다. 소설가들 사이에서 이 상을 받았으면… 하고 은근히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라는 것. 어느 상인들 받으면 기쁘고 반갑지 않겠냐마는, 이 상은 주는 쪽이나 그 상을 바라보는 이들까지 그 어떤 쑥스러움이 없다. 문학상 앞에 접두어처럼 붙은 이 선배작가의 이름이 한몫해서일까. 해학과 유머와 토속적인 언어로 그 시대의 삶을 여유롭게 그려낸 소설가 김유정. 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자 제정한 김유정문학상은 한국문단의 재능 있는 작가들의 창작 욕구 유발은 물론이거니와 한국문학의 지평 넓히기에 보탬이 되고 있는 바로 ‘그’ 상이다. 그동안 수상작품집을 발간치 못한 아쉬움 속에서 1회부터 7회까지의 수상작만을 엮은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작품집 발간은 이 상의 권위 확인은 물론 한국문단에 큰 자양분이 되는 일이라고 확신한다. 작품의 완성도와 삶의 진실에 대한 탁월한 접근성, 그리고 그것이 작가의 작품 가운데 걸작 여부라는 기준! 2007년 제1회 수상작은 윤대녕의「제비를 기르다」이다. 떠남과 돌아옴을 반복하는 제비의 생태를 모티프로 인간 삶의 만남과 헤어짐에서 오는 근원적인 외로움과 방황을 파헤친 야심작이란 평을 받았다. 더욱이 “추상적인 문제를 집요하게 추구해온 윤대녕의 문학적 성취는 1990년 등단 이후의 소설적 발전으로 평가되어야”(김치수/문학평론가) 한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2008년 제2회 수상작은 김중혁의 「엇박자D」이다. 인생에서 ‘엇박자’로 살아가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소외시켜버릴 수 있는 사람의 삶을 따듯한 시선으로 감싸안은 점에서 작가의 능력을 인정받은 뛰어난 작품이다. 다름과 차이에 대한 이해와 수용에 인색한 우리들에게 “작품을 통해 엇박자로 어긋나면서 이루어가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려주는 것으로 편견과 고정관념의 벽을 녹이는”(오정희/소설가) 소설적 기량이 노련하다는 평이다. 2009년 제3회 수상작은 최수철의 「피노키오들」이다. 통각을 잃어버린 주인공의 설정 자체가 특이한 소설로 그것이 천착하고 있는 문제는 인간이 느끼는 고통이라는 보편성과 연계된, 인간에게 고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남들이 걸어간 길을 마다하고 항상 낯선 길 찾기에 모든 것을 걸어온 최수철의 줄기찬 도전이 1930년대 가장 개성 있는 작가 김유정 소설의 모던한 면모와 맞닿아 있다는 점”(전상국/소설가)을 수상작의 의미로 되짚어주었다. 2010년 제4회 수상작은 김애란의 「너의 여름은 어떠니」이다. 이 소설은 삶의 다양한 순간을 재치 있는 언어로 포착하여 젊은 날의 고뇌와 환희의 정체를 밝히고 김애란만이 포착해내는 삶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보여주는 뛰어난 걸작이다. “‘젊음’에서 더 이상 ‘젊지 않음’으로 흘러가는 시간의 슬픔과 위태로움을 다만 수락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게 되는 그 또한 아픈 성장”(오정희/소설가)임을 깨닫게 되는 페이소스가 김애란 문학의 특장이라 평했다. 2011년 제5회 수상작은 강영숙의 「문래에서」이다. 구제역 살처분 현장을 작품의 소재로 차용하여 풍요의 시대에 우리가 잊고 있는 삶의 한 단면을 충격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집단적 악몽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끔찍한 현실을 재현하는 표현력과 구성력은 첨단 과학 시대를 살고 있다는 우리가 얼마나 황당하고 원시적인 아픔으로 고통을 겪게 될 수 있는지 공감하게”(김치수/문학평론가) 하는 작가의 기량이 출중하다는 평이다. 2012년 제6회 수상작은 심상대의 「단추」이다. 꿈속에서 잃어버린 단추를 찾아 헤매는 남자와 그 단추를 현실에서 습득한 남자의 일상이 교차하면서 펼쳐지는 가운데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의 불안한 꿈과 현실을 무르익은 사유의 필력으로 그려낸 수작이란 평가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실업과 생활고라는 절망적 상황에서 살고 있는 오늘의 젊은이들의 ‘삶의 고통’이라는 답답하고 어려운 주제를 ‘단추’라는 알레고리를 통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끈기 있게 다룸으로써 우리 스스로에게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는 근래 보기 드문 무게의 작품이란 평이다. 이 작품은 이미 중편 단행본으로 출간, 판매되고 있는 관계로 아쉽게도 이번 작품집에는 함께 수록하지 못하였다. 2013년 제7회 수상작은 이인성의 「한낮의 유령」이다. 이 소설은 스스로 소설이 되고자 하는, 그리고 스스로 소설이 되어버린 어느 작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소설 속 주인공이기도 한 소설가 ‘그’에게 소설은, 창작이 이루어지는 풍경의 내부이면서 소설 속의 소설과 치열한 전쟁을 치른다. “삶과 죽음의 경계, 소설과 비소설의 경계, 현실과 비현실과 반현실의 경계, 언어와 욕망의 경계 위에 자신을 놓고 움직”(김동식/문학평론가)이며 삶과 예술에 대한 독특한 은유와 사유를 느낄 수 있다.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새로운 형식으로 무장한 이인성의 오롯한 문학적 노력은 값지고 귀하며 김유정문학상의 의미와 걸맞다고 심사위원들은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