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스토리텔링의 외연을 넓히는 범매체적 서사학을 지향하다
매체들의 기술적 진화를 견뎌온 내러티브의 형태들 그리고 가능성
이 책은 매체와 스토리텔링의 관계에 집중함으로써 스토리텔링의 작동과 아울러 개별 매체의 특징과 한계를 다시 생각해볼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의의는 주로 문학을 중심으로 논의되던 스토리텔링을 비언어적 내러티브 연구, 즉 대화, 영화, 디지털로 확장한 것이다. 매체에 의해 제한받는 동시에 매체를 뛰어넘는 스토리텔링 연구를 지향하는 이 책은 향후 스토리텔링 연구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선구적이고 참신하며 거의 전례가 없을 만큼 이 책은 인쇄매체를 넘어선 영역으로 서사학을 확장하고 있다. _ 브라이언 맥헤일, ≪Poetics Today≫ 공동 편집인
누군가가 다른 누구에게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고 존재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 즉 내러티브는 전달 매체에 따라 어떠한 양상으로 그 특성을 드러내는가 하는 질문을 던져본다면 우리는 스토리텔링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서사학의 관점에서 내러티브의 범매체적 성격을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해명하는 시도이며, 내러티브를 지원하는 물질적 지원체계인 매체(미디어)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스토리텔링이 실현되는 다양한 양상을 분석하고 있다. 더욱이 문자 텍스트의 대표적 장르인 문학의 서사성이 도전받고 있는 시점에서, 스토리텔링의 화자와 청중 사이에 이루어지는 구술언어의 역동성과 제스처의 서사적 특성들을 분석한다거나 대중매체의 총아인 영화와 텔레비전, 그리고 컴퓨터게임과 가상환경을 기반으로 한 쌍방향적 서사성을 다룬다는 점에서, 서사이론의 최근 흐름과 연구 경향도 시사해준다. 이러한 연구는 결국 오늘날 급변하는 다매체 환경에 처한 독자들에게 내러티브를 좀 더 심도 있게 이해하도록 안내할 것이다.
내러티브 연구와 매체 연구 분야에 다리를 놓는 최초의 시도
이 책의 엮은이 마리-로어 라이언은 서론을 통해 내러티브를 ‘해석자의 인지적 구성물 또는 정신적 이미지’로서 정의하며 이러한 견해를 토대로 내러티브의 기본 속성을 제시한다. 화자와 청자의 이야기 시공간을 전제로 한 대면 서술을 다룬 1부에서, 데이비드 허먼은 서사물과 매체의 관계에 대한 상반된 논점들을 정리하고, 구두 스토리텔링의 서사구조를 카프카의 소설 「변신」의 서사구조와 비교해가면서 분석한다. 또한 제스처 시학의 이론가인 저스틴 카셀과 데이비드 맥닐의 글은 만화나 영화의 스토리를 전달하는 화자의 제스처가 내러티브 층위에 따라 어떠한 서사적 기능을 수행하는지 자세하게 분석하여, 언어 기호로는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내러티브의 숨은 구조들을 밝히고 있다.
주로 영화 매체를 다룬 2부에서, 영화학자 데이비드 보드웰은 프랑스 신구조주의자들이 내러티브의 기본 단위로서 내세우는 숏의 특성에 대한 원자론적 이해를 비판하면서 기능주의적 시각에서 영화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해명한다. 카밀라 엘리엇의 글은 문학작품을 영화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다룬다. 이 글은 에밀리 브론테의 소설 '워더링 하이츠'의 영화 버전 분석을 토대로 다양한 각색 유형을 검토함으로써 문학의 정통성과 우위론에 대하여 던지는 창의적 질문이다. 신시아 프리랜드의 글은 새로운 텔레비전 장르로서 등장한 ‘리얼리티 TV’의 문화적 이데올로기들, 선정성이나 폭력성 그리고 패러디 요소들을 시청자의 자율적 수용 능력이라는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다루어 나간다.
3부는 새로운 매체로 급부상한 디지털 매체가 전통적인 서사이론에 제기하는 질문들에 대답하기 위한 기본 전제들을 다루고 있다. 마리-로어 라이언은 서론에서 제시한 내러티브의 속성을 토대로 하이퍼텍스트와 가상환경 그리고 쌍방향 드라마나 컴퓨터게임 같은 디지털 매체의 사용자들이 스토리텔링에 참여하는 양상을 분석하고 새로운 매체의 등장에 따른 새로운 서사성의 가능성과 성과들을 긍정한다. 컴퓨터게임의 이론가 에스펜 아세스는 기존의 서사이론으로 설명하기 힘든 탐색 행위라는 주요 특성을 중심으로 컴퓨터게임 장르에 대한 정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피터 루넨펠드의 글은 할리우드 영화와 디지털 기술 미학의 만남 그리고 쌍방향 영화라는 신화가 낳고 있는 ‘내러티브의 과잉’ 현상을 지적하고 이러한 신화의 한계에 대한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리브 하우스켄의 논문은 이 책의 맺음말로서 영미 서사이론 전통의 매체 연구가 보여준 한계와 맹점을 지적하고 매체 특성을 고려한 범매체적 서사이론의 과제를 정리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한편으로는 문학의 서사성이 위기에 있다고 말하면서도 매체의 진보와 소통 가능성의 확대로 인하여 다양한 스토리텔링의 구현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그럼에도 스토리텔링에 대한 진지한 이론적 관심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서사이론이 다루는 매체와 스토리텔링의 관계를 좀 더 시간을 갖고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을 구성하는 글들의 독창적이면서도 면밀한 관점은 독자들로 하여금 한편으로는 내러티브의 본질에 대하여,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매체를 통한 새로운 내러티브의 가능성에 대하여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모바일 화면이 모든 소통의 가장 진화한 양식인 듯 쫓아가기만 바쁜 시대에, 이 책은 스토리텔링과 매체의 결합이 진화해온 맥락을 이해하고 그것이 던져주는 연구 과제들을 다루고 있다.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는 문화연구자나 매체연구자, 문학비평가와 영화연구자들 그리고 각 분야에서 스토리텔링을 기획하는 이들과 관련 분야의 대학생들에게 참고 자료로서 답할 수 있을 것이다.
[기고자들]
데이비드 허먼David Herman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영문학과 교수로서 담론분석, 내러티브 이론, 현대문학과 포스트모던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Universal Grammar and Narrative Form(1995)과 Story Logic: Problems and Possibilities of Narrative(2002)가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유령 이야기의 말뭉치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기고하고 있다.
저스틴 카셀Justine Cassell
MIT 미디어 연구소 교수로서 제스처와 내러티브 언어연구 그룹(Gesture and Narrative Language Research Group)을 이끌고 있다. ≪Poetics Today≫와 ≪Computer Graphics≫ 등 다양한 저널을 발행한 바 있다.
데이비드 맥닐David McNeill
하버드 대학교, 미시간 대학교에서 가르쳤으며 1969년 이후 시카고 대학교 심리언어학과 교수를 지냈다. 1980년에 시작된 발화-제스처 연쇄에 관한 그의 연구는 내러티브 담론에 나타나는 자발적인 제스처에 초점을 맞춰왔다. 발화와 제스처를 만들어내는 ‘발생점’, 발화를 예기하는 언어 계통 간의 차이들, 세계 지도자들의 제스처, 더 나아가 담론 분할의 단서로서 3차원의 제스처와 발화 및 시선을 되살리기 위한 동작 탐지와 측정 체계 등을 주제로 컴퓨터 엔지니어들과 협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Hand and Mind: What Gestures Reveal about Thought(1992)가 있고 엮은 책으로 Language and Gesture(2000)가 있다.
데이비드 보드웰David Bordwell
위스콘신-메디슨 대학교의 커뮤니케이션 예술학과에서 영화 연구를 담당하는 자크 르두 교수(Jacques Ledoux Professor)이다. 저서로는 Narration in the Fiction Film(1985), Making Meaning: Inference and Rhetoric in the Interpretation of Cinema(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