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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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문학비평사의 획기적 걸작 발자크의 중편 『사라진』에서 주인공 사라진의 이니셜 S와 그가 사랑하는 거세가수 잠비넬라의 이니셜 Z를 따 대립적인 횡선을 넣어 상징적 모노그램 형태로 제목을 붙인 『S/Z』는 그의 지적 여정에 핵심적인 이정표 중 하나다. 이 작품은 바르트 개인의 문학적 삶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20세기 후반 서구의 문학비평사에서 하나의 획기적인 ‘사건’을 구성하는 걸작이다. 바르트의 『사라진』 독법은 구조주의적 분석에서 해체비평으로 넘어가는 접점에 위치한다. 『S/Z』는 두 개의 비평을 아우르는 풍요로운 사유의 결정체로 다가온다. 이 책에는 구조주의, 후기구조주의, 해체철학에 이르는 프랑스 인문학의 풍요로운 결실이 녹아 있다. 『S/Z』라는 이 제목 또는 이 모노그램 아래 발자크의 매우 수수께끼 같은 중편소설이 비쳐 보인다. 조르주 바타유는 『사라진』이란 작품의 중요성에 이미 주의를 환기시킨 바 있다. 이 텍스트는 『S/Z』에서 ‘독해단위들’로 잘려져 있고, 여러 음역들에 기록된 악보처럼 층을 이루고 있으며, X선을 촬영하듯이 상세히 검토되고, 프로이트적 의미에서 ‘청취되고’ 있다. 독서 방법은 “기표에 대한 실험적 이론의 (공동) 구축 속에 자리를 잡고 있는 그 활동들 전체를 비평의 다원화, 이야기의 구조 분석, 텍스트의 과학, 논증적 지식의 균열”로 이끌고 있다. “나는 나의 교양으로부터, 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의 담론으로부터 온 생각들을 함께 빻아 넣어 짜냈다. 나는 이해할 수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해설했다. 그런 만큼 그 모든 것에서, 나는 나의 주변에서 진술되고 있었던 것에 지속적으로 의지했다.” -롤랑 바르트 “사르트르 이후 현대 프랑스 비평의 대명사가 되다시피 한 롤랑 바르트의 문학세계는 한마디로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탐색정신으로 얘기될 수 있다. 하나의 스타일을 만들자마자 곧 다른 모험의 공간을 찾아나서는 그의 실험정신은 경직된 사고나 형태에 결코 안주하지 않으려는 현대의 모든 전위적 움직임과도 무관하지 않다. 때로는 누보로망의 대변인으로, 때로는 신비평의 기수로, 때로는 기호학의 이론가로 커다란 영향을 미쳐왔으면서도 그의 끝없는 변신과 수많은 메타 언어의 사용은 상극된 비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솔레르스, 크리스테바, 데리다, 라캉의 영향 아래 바르트의 구체적인 문학실천이 가장 잘 드러난 시기, 그의 모든 문학적 관심은 책읽기=글쓰기의 창조적 관계로 발전되며, 그 독창적 표현이 바로 『S/Z』이다.” -김희영_한국외국어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