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성은 영감이 아니라
기술이며 생활방식이다!”
심리학, 신경과학, 교육학으로 입증된 창의력 트레이닝 8단계
창의성, 크리에이티브, 창조성, 창조적 사고 등등 일컫는 말은 다르지만 그 안에는 ‘새롭고 기발하고, 혁신적인’이라는 의미가 공통적으로 담겨 있다. 이 창의적 혁신은 오늘날 어느 분야에서건 반드시 필요한 덕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고, 막힌 문제를 풀어내며, 남다른 시선으로 기존의 것을 탈바꿈시키는 혁신을 일으키기 위한 조건이라는 것이다. 일상생활은 물론 비즈니스 영역에서 그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보여주듯 최근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에서는 ‘창의성은 무엇인가, 창의성은 왜 중요한가, 창의적인 리더들이 결정을 내릴 때 창의성은 어떤 지침을 제시해주는가’ 등 창의성 이론과 실제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디자인회사인 IDEO, 인터넷 기업인 구글, 창의적 제약회사로 주목받고 있는 노바티스의 리더, 그리고 로버트 서튼 교수 등 학계의 구루들은 창의성에 관한 다양한 논의를 벌였다. 그 결과 창의성에 관한 의제는 필수적이며, 특히 기업의 존속과 성장에 있어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는 데 합의했다. 동시에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탁월한 한 사람의 창의성으로는 효과를 얻을 수 없으며, 조직 관리 방식에 따라 모두가 창의성을 발현하는 환경의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을 천명하기도 했다.
창의성은 훈련으로
강화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바로 이것이다. ‘조직 관리 방식에 따라서 구성원 모두가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다!’ 과연 가능한 것일까? 이것이 가능하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창의력에 관한 오해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다. 가장 공고하며, 우리로 하여금 ‘창의력’에 대한 부담감을 가중시키는 오해는 다름 아닌 ‘저기 멀리 어딘가에 위대한 아이디어가 있으며, 어느 날 섬광처럼 나타나줄 것이라’는 고정관념이다. 즉 창의력은 ‘탁월한 누군가만 가질 수 있는 아주 희소성이 높은 능력’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선택받지 못한 평범한 우리는 창의력이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 없는 것일까?
워싱턴대학교 심리학 교수이자, 유수의 기업에서 창의력과 혁신에 관한 컨설팅을 해오고 있는 키스 소여 박사는 이런 우리의 가정에 반론을 제기한다. 그는 누구나 훈련을 하면 창의력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실제로 일상과 비즈니스 현장에서 창의력을 단련하기 위한 트레이닝 방식을 고안하여 제시한다. 신간 『지그재그, 창의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원제: ZigZag)를 통해서다. 20년 이상 창의성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연구해온 저자는 창의력이 뛰어난 이들의 삶을 살펴보고, 세상을 바꾼 혁신 이면의 이야기들을 조사했다. 그리고 일상적 창의성을 심층 연구한 실험을 냉철하게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어떤 종류의 창의성을 연구해봐도 창의성이 발생하는 과정은 똑같았다. 창의성은 단 한 번 번쩍이는 눈부신 섬광으로 세상을 환히 밝히는 한 줄기 번갯불처럼 내려오는 게 아니었다. 아주 사소한 조치들, 약간의 통찰력, 점진적 변화로 온다. 즉 지그재그로 말이다. 저런 지그재그 길을 따라갈 때 아이디어와 뜻밖의 깨달음이 솟아나기 시작한다.”(프롤로그 중에서) 그는 이런 토대 위에 교육학, 심리학, 신경과학의 최신 연구 성과들을 더하여 창의성에 이르는 매우 강력하고도 간단한 8단계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지그재그 8단계 트레이닝이 바로 그것이다.
창의성은 지그재그로 온다!
창의성 관련 연구를 총망라한 과학적·체계적 프로그램
키스 소여 박사가 제시하는 지그재그 8단계 프로그램은 창의력으로 안내해주는 놀라운 길이라고 하기에는 지극히 단순 명료하고 평범해 보인다. 질문하기, 학습하기, 보기, 놀기, 생각하기, 융합하기, 선택하기, 만들기가 바로 그것이다. 일상에서 쉽게 마주하는 것들이기에 ‘이런 것들이 나에게 창의성을 가져다준다고?’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8단계 프로그램은 창의력 관련 연구를 집대성하여 계발된 과학적 방식이다. 즉 유수의 창의성 관련 연구 성과들을 수렴· 통합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특히 그레이엄 왈라스의 창의력 4단계 모델(1926)에서부터 톰 켈리의 모델(2001)에 이르기까지 심리학자들과 창의성의 귀재들이 제시한 다양한 창의성 모델들의 주요 단계들을 수렴하고 통합적 체계를 세워 구성하였다. 그렇기에 창조성 연구의 대가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이 책과 지그재그 프로그램을 두고 “드디어 과학적 연구에 기반을 둔 창의성에 대한 조언이 담긴 책이 나왔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기도 하였다. 때문에 한국어판에서도 각 단계를 꾸밈없이 가장 단순 명료한 상태로 전달하고자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옮겼다.
이 책은 각 단계별로 이해를 돕는 에피소드, 즉 그 단계에 특별히 탁월했던 창조자들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개인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3~4가지 연습 목표와 10여 가지의 기술을 제시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예컨대 첫 번째 단계인 ‘질문하기’에서는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와 인스타그램의 개발자 케빈 시스트롬의 사례가 소개된다. 커피 사업에 처음 뛰어들 때 하워드 슐츠가 품었던 질문은 ‘어떻게 하면 이탈리아에 있는 것 같은 에스프레소 바를 미국에서 재현할 수 있을까?’였다. 그러던 것이 ‘어떻게 하면 멋진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쾌적하고 편안한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로 바뀌면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역시 ‘어떻게 하면 끝내주는 위치 공유 앱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탄생한 ‘버븐’의 실패 이후, ‘어떻게 하면 간단한 사진 공유 앱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도달한 결과로 탄생했다는 것이다. 소여 박사는 이렇게 우리가 올바른 질문에 이르기 위해서 필요한 연습을 제시하는데, 먼저 초점을 문제 해결에서 발견으로 바꾸는 질문 발견, 우리가 미처 점검하지 못하는 다른 영역까지 점검하게 해주는 공간 탐색,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과감하게 사고하게 만드는 문제 변형 연습으로 제시한다. 이들 각각의 연습 방식에는 구체적인 기술들이 제시되는데, 예컨대 CIA에서 좋은 질문인지를 확인할 때 사용하는 피닉스 목록으로 질문 자체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아이디어 지도 그리기를 통해서 질문을 변형할 수 있도록 한다.
다른 예로 5단계인 생각하기의 경우, 확산적 사고를 훈련할 수 있도록 경도(서로 다른 두 단어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를 인식해 두 단어를 연결하는 방법)와 같은 기술을 제시해준다. 단어 목록을 활용하고, 상호 연관관계를 인지하면서 생각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쉽지 않으나, 꾸준하게 훈련한다면 어떤 과제에 직면했을 때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6단계인 융합하기 같은 경우, 개인적 영역을 넘어서 조직적인 창의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데, IDEO처럼 창의적인 기업의 업무 공간 활용 방식을 빗대어 교차점, 즉 다양한 사람들이 오고가는 공간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융합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한다.
어떻게 창조적 능력을
끌어올릴 것인가?
이처럼 소여 박사는 지그재그 8단계 각각에 적합한 연습 과제와 개별 기술은 물론, 이 책을 일상에서 더 많이, 자주 활용할 수 있도록 팁을 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흡사 개인트레이너처럼 8단계 각각을 개인적, 조직적 측면에서 연마하도록 안내하는 셈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이 8단계를 순차적으로 훈련해야 하지만 이것이 익숙해지면 반드시 모든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즉 선형적이 아니라 ‘지그재그’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를 위해 제일 먼저 자신이 강점을 가지는 단계를 찾아보도록 하고 있다. 모든 단계를 연마한 후에는 강점을 가진 단계에 집중하는 것이 창조적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더 탁월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