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국내의 철학 연구진들이 소개하는 윤리에 대한 모든 것! 2010년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이래로 한국사회에서는 윤리에 대한 문제가 중요한 담론으로 다시 한 번 자리매김했다. 윤리, 정의, 도덕, 양심 등과 같은 개념들이 연일 기사와 논문의 곳곳을 장식하고 있으며, 윤리를 다루는 이론들을 재정립하려는 시도가 인문사회학계에서도 활발하게 등장하고 있다. 또한 이것은 단지 학문적인 차원에 그치지 않고 올바른 가치에 따라 매 순간 윤리적으로 살아가겠다는 삶의 방식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먹을거리, 주거 형태 등 개인이 일상적으로 부딪히는 선택들을 비롯해 디지털윤리, 성윤리, 기업윤리 등 사회와의 관계에서 맺게 되는 문제까지 윤리에 대한 논의는 깊고 넓어지면서 이제 윤리는 곧 삶을 결정짓는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그러나 풍성한 담론 속에서도 정작 윤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쉽게 내려지지 않는다. 도덕적인 옳고 그름인가? 양심적인 올바름을 의미하는 것인가? 이 사회에서 바르게 살아가는 기준을 뜻하는가? 실제로 윤리에 대해 탐구하는 윤리학은 단순히 도덕적인 판단들을 넘어서 한 사회 내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규정하는 여러 원리들을 연구하는 복합적인 학문이다. 따라서 윤리적인 문제를 마주할 때는 이분법적인 판단을 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세밀하고 상황에 맞는 논의가 더욱 중요하다. 국내에서 넓고 깊은 철학 과제들을 수행해온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윤리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서를 기획했다. 윤리학에 대한 주요한 쟁점을 살피는 것으로 시작해 근현대 철학에 나타난 다양한 윤리학의 입장들, 또한 일상에서 마주하는 윤리적인 문제들까지 윤리에 대한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아보기로 한 것이다. 국내에서 활발하게 연구하는 철학 연구진 21명이 참여해 24개의 글을 모았고, 이렇게 국내외 유례적인 윤리학 입문서가 탄생하게 됐다. 소크라테스, 칸트, 키르케고르부터 레비나스, 푸코, 데리다까지 근현대의 주요 철학자들이 말하는 윤리학! 윤리에 대한 탐구는 철학자들의 제1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시국가 안에서의 윤리적인 문제를 다룬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 감정의 윤리학에 주목했던 스피노자, 타자와의 관계를 윤리학의 문제로 부각시킨 레비나스 등 윤리를 자신의 철학 중심에 놓고 천착한 경우도 있고, 자신의 저서에 ‘윤리’를 직접적으로 드러낸 경우도 많다. 이 책의 1부와 2부는 윤리학의 중요성을 다시 짚어보며, 철학에서 윤리가 어떻게 전개됐는지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특히 2부에서는 소크라테스, 칸트, 키르케고르부터 레비나스, 푸코, 데리다 등과 같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프랑스 현대철학자들까지 근현대를 넘나들며 철학자들이 말했던 윤리에 귀를 기울인다. 구성상 ‘계약론의 입장’, ‘계보학의 입장’, ‘정신분석학의 입장’, ‘페미니즘의 입장’ 등 12개의 입장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각 입장이 정립되기까지 등장했던 많은 사상가들이 총집합되고 있으며, 최근 논의되는 담론에 젊은 이론가까지 모두 수록하려고 했다. 저마다의 윤리학을 개성 있게 펼친 철학자들의 이론에는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니체는 기존의 도덕 담론에 반기를 들며 ‘비도덕주의 윤리학’을 탐구했다. 헤겔의 윤리학은 칸트와의 대결 속에서 구성됐으며, 프롬의 윤리학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이야기하지 않고는 논할 수 없다. 데리다의 윤리학 역시 칸트와 레비나스의 윤리학을 거치지 않고는 그의 해체론과 유령학에 접근하기가 힘들다. 하나의 키워드로 철학사를 읽을 때 필요한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철학자들 간에 어떠한 입장 차이가 있으며, 이러한 논쟁이 후에 어떻게 확장되는지 상세하게 서술했다. 이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각 철학자들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읽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또 하나의 철학사를 마주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 것이다. 특히 이러한 체계적인 작업은 인문사회학을 공부하는 연구자들에게 이론적인 틀을 마련해주는 책이 될 것이다. 가령 문학작품이나 정치사회적인 이슈들에서 윤리문제를 읽어낼 때 이 책에서 제시하는 여러 입장들이 철학적인 근거를 제시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로컬푸드, 낙태문제, 인터넷에서의 익명성, 기업의 도덕성 문제……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윤리문제들,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지구를 위해 육식을 할 것인가, 채식을 할 것인가? 심각한 장애를 가진 태아의 낙태는 허용되어야 하는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사재기 현상을 용납해야 하는가? 어떤 이유에서든 사망자가 생기는 전쟁은 막아야 하는가? 누구나 한번쯤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꼭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더라도 내가 먹을 것을 사고, 여행을 가고, 주거 방식을 결정하는 일 등 작은 선택에도 모두 자신의 윤리적인 판단이 작용한다. 이 책의 3부는 이렇게 일상에서 마주하는 윤리적인 문제들에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왔으며, 앞으로 어떠한 기준으로 선택을 할 것인지 다시 묻는다. 환경, 성, 디지털 분야 등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윤리문제들을 비롯해 최근 사회적인 이슈로 자주 거론되는 전쟁윤리, 기업윤리, 다문화주의윤리 등도 심도 있게 다룬다. 다양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논의를 전개하기에 읽다보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기회를 만난다. 가령 윤리적으로 인정되는 전쟁이 있다거나 전쟁을 하는 데에도 도덕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논의, 연일 보도되는 기업의 부도덕성 문제와 기부 문화 등은 한 사회의 시민으로 살아가면서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해볼 문제다. 윤리가 결국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고민하는 일에서 시작된다면,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야말로 가장 윤리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