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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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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 상과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코맥 맥카시의 소설. 묵시록적 비전으로 가득 찬 소설은 대재앙 이후의 지구를 배경으로 길을 떠나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오프라 윈프리 클럽 도서’ 에도 선정되었으며, 비고 모텐슨 주연으로 영화화됐다. 대재앙이 일어난 지구. 그곳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은 없다. 문명은 파괴되었고 지구의 거의 모든 생명은 멸종한 상태. 불에 탄 세상은 온통 재로 뒤덮였고 하늘 가득 떠도는 재에 가려 태양도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모든 것이 사라진 땅. 그곳에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있다. 그리고 배고픔과 생존을 위협하는 사건들 속에서도 그들은 하염없이 걷고 있다. 바다가 있는 남쪽을 향해... 그들이 왜 남쪽을 향해 걷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런 말을 할 뿐이다. “우리는 불을 옮기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여행은 쉽지 않다. 세상은 매우 삭막하며 인간이 인간을 죽이고 먹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트럭을 타고 다니며 인간을 사냥하고 배고픔을 참지 못해 아기를 구워 먹기도 한다. 가장 큰 어려움은 매일 각혈을 하며 잠을 깨는 아버지. 그는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위험으로부터 아들만은 지켜내기 위해 아버지는 버틴다. 예기치 않은 공격, 위험한 상황에의 노출, 그리고 무엇보다 굶주림으로부터... 그러나 이미 사라진 문명에 대해 아들은 알지 못한다. 문명이 존재하던 사회에 대한 어떤 기억이나 지식, 체험도 그에겐 없다. 때문에 아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을 돕고 껴안고자 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을 제외한 살아남은 모든 사람을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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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2007년 6월, 미국의 유명한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 쇼>를 통해 한 작가의 인터뷰가 방송되었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게스트로 나오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작가 한 명이 방송에 나왔다고 해서 뭐 그리 특별할 게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이 작가가 ‘코맥 매카시’라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서부의 셰익스피어’ ‘포크너와 헤밍웨이의 계승자’ 라는 닉네임을 달고 다니는, 20세기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의 첫 TV 인터뷰였기 때문이다. 저명한 평론가 해럴드 블룸으로부터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미국 작가 중 하나”라는 평을 들은 코맥 매카시는 1965년 첫 소설을 발표한 이래 40여 년간 언론과 거의 접촉하지 않은 ‘은둔 작가’로 명성이 자자한 터였다. 실제로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하기 전에 언론과 가진 인터뷰라고는 1992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포함, 단 두 번뿐이었다. 매카시의 TV 출연에 언론들이 호들갑을 떨며 기사를 쏟아내고 오프라 윈프리에 대한 시샘 어린 인터뷰 논평들을 실은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거장의 귀환… 매카시를 모른다면 미국 현대문학을 논하지 말라! 이 책을 올해 가장 중요한 책이라고 일컫는 것은 이 책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눈물을 흘려라. 이 책을 읽고 감명받으라. 그냥 이 책을 읽어라, 너무 늦기 전에. (아마존 독자 리뷰) 2006년 9월, 코맥 매카시는 묵시록적 비전으로 가득한 신작 『로드』를 들고 돌아왔다. 그야말로 거장의 귀환이었다. 대재앙 이후의 지구를 배경으로 길을 떠나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에 평단과 언론은 일제히 찬사를 보냈다. 단순한 찬사가 아니었다. <스타 레저>는 “이 작품을 통해 매카시는 완전히 새로운 단계에 올라섰다”고 평했고, <뉴스위크>는 “매카시의 모든 작품 중 정점에 올라 있는 작품”이라 평했다.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이 작품을 통해 매카시는 미국문학에서 구약성서적 예언자 같은 존재로 태어났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그해 연말, 『로드』는 각종 언론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소설’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스티븐 킹, 데니스 루헤인, 마이클 카본 같은 유명 소설가들이 앞다투어 이 책에 대한 애정을 고백하더니, 급기야 오프라 윈프리는 “이례적”이라는 말과 함께 『로드』를 ‘오프라 윈프리 클럽 도서’로 선정하기에 이른다. 2006년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 상을 수상한 『로드』는 이듬해인 2007년 퓰리처상 수상의 영광을 매카시에게 안긴다. 『로드』에 대한 열광적 환호는 단지 언론과 평단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출간 직후 아마존과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로드』는 현재까지도 베스트셀러에 머무르며 미국에서만 180만 부 이상이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고,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영화로도 제작중이다.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비고 모텐슨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에는 <몬스터>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샤를리즈 테론도 참여하는데, 스스로 『로드』의 열렬한 팬을 자처한 테론은 매우 작은 배역임에도 이 작품에 너무나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간에 관한 가장 끔찍한 보고서이자 가장 아름다운 보고서 대재앙이 일어난 지구, 그곳에 한 남자와 한 소년이 있다. 지구에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문명은 파괴되었고 지구의 거의 모든 생명은 멸종했다. 세상은 잿빛이다. 불에 탄 세상은 온통 재로 뒤덮였고, 하늘 가득 떠도는 재에 가려 태양도 보이지 않고 한낮에도 흐리고 뿌연 빛만이 부유한다. 무채색의 황폐하고 고요한 땅, 신은 사라지고 신을 열렬히 찬미하던 이들도 사라진 땅, 그곳에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길을 걷는다. “우리는 불을 운반하는 사람들이다.”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살아남은 자들은 먹을 것을 찾아 텅 빈 집들과 상점들과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연명하기 위해 인육을 먹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 트럭을 타고 다니며 인간을 사냥하는 무리도 있다. 남자와 소년은 바다가 있는 남쪽을 향한 여정에 있다.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 왜 남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안간힘으로 남쪽을 향해 가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아들에게 남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불을 운반하는 사람들이다.” 남쪽을 향해 가는 그들에게는, 생활에 필요한 얼마 안 되는 물품들을 담은 카트와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자살용으로 남겨둔 총알 두 개가 든 권총 한 자루가 전부다. 남자와 소년은 밤마다 추위에 떨었고, 거의 매일 굶주렸다. 식량은 늘 부족했고 숲속의 잠자리는 춥고 불안했다. 수일을 굶다가 운 좋게 먹을거리를 만나면 그들은 주린 배와 카트를 채운다. 남자와 소년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건들이 잇따른다. 인간사냥꾼에게 잡힐 뻔하기도 한다. 결국 그 사냥꾼을 향해 남자는 아껴둔 총알 하나를 사용한다. 남자의 총에 맞아 죽은 그 사냥꾼의 시신이 있던 자리에는 껍질과 뼈만 남게 된다. 그의 무리가 삶아먹은 것이다. 굶주림에 지친 남자와 소년이 먹을 것을 찾기 위해 들어간 집에서는 지하실에 발가벗긴 채 갇힌 사람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들은 사냥꾼의 ‘저장 식량’이었다. 어느 날 숲에 숨어 길을 살피던 남자와 소년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발견한다. 길을 걷는 남자 셋과 여자 하나였는데, 여자는 만삭의 몸으로 뒤뚱거리며 걷고 있었다. 남자와 소년은 그들이 지나간 한참 후에야 숲에서 나와 길을 따라 걷는다. 한참 길을 걷던 소년은 숲에서 실낱같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목격한다. 남자는 한번 살펴보자며 총을 꺼내들고 숲에 들어간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모닥불에는 고깃덩이 하나가 꼬챙이에 꿰어져 구워지고 있었는데, 머리를 떼어낸 갓난 아기였다. 아기를 굽던 무리가 총을 들고 다가오는 남자를 발견하고 황급히 몸을 숨긴 것이었다. “아기를 어디서 찾았을까요?” 소년의 질문에 남자는 대답하지 못한다. 남자는 매일 피가 섞여 나오는 기침을 하며 잠을 깬다. 그는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는 아들을 위험으로부터 지켜주고 싶다. 예기치 않은 공격, 위험한 상황에의 노출, 그리고 무엇보다 굶주림으로부터. 특히 다른 방랑자를 만날 때마다 그들을 도와주고 싶어하는 아들이 위험한 충동 때문에 아들의 신변이 위험에 처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이미 사라진 문명에 대해 아들은 아는 바가 없다. 문명이 존재하던 “예전 사회”에 대한 어떤 체험도 어떤 지식도 아들에게는 없다. 살아남은 모든 사람을 경계하는 아버지와 그 사람들에 대해 다가가려 하고 도와주려 하고 껴안고자 하는 아들… 남자는 이제 죽음이 다가왔다고, 남들 눈에 띄지 않고 숨을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소년이 자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가 걷잡을 수 없이 흐느끼곤 했다. 하지만 죽음 때문이 아니었다. 남자는 무엇 때문인지 잘 몰랐지만, 아마 아름다움이나 선(善)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다. (본문 p.148)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을 때마다, 남자는 아들이 더 큰 고통을 겪기 전에 아들을 죽이고 자신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극도의 공포에 시달린다. 죽음 직전에 다시 살 길을 열어주는 행운을 만나게 돼도, 남자는 “진짜 행운이란 이런 게 아닐지 모른다”며 “죽은 자들을” 부러워한다(본문 p.260). 삶을 불가능하게 하는 이 모든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이들 아버지와 아들에게는 최소한 서로가 있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세상의 전부였다. 할 일의 목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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