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인디 K-POP의 무엇이고, 매력은 무엇인가?
동시대 우리가 꼭 들어야 할 121장의 앨범 이야기
인디 K-POP은 특정 장르가 아니라 새로운 스타일 유형을 말한다. 이 낯선 길을 우리는 저자 정병욱의 시선에 의존해 따라갔다. 선택된 음반들은 한정된 방향성은 없다. 또 이런저런 원칙에 반한다고 빠트리지 않았다. 그렇게 선택한 음반들은 아마도 K-POP의 세계화 속에 공생하면서 그 가치를 점검할 필요가 있는 인디 음악들이다. 해외 K-POP 팬에게 이 책의 음반을 검색해서 감상하면 의미가 있을 것이다. 출판사는 처음 이 책에 담긴 음반이 낯설었다. 예전 식으로 생각하면 이 음악 속에는 ‘K’, 대한민국을 찾기 쉽지 않다. 뮤지션의 이름, 표현되는 언어, 음악의 스타일이라는 측면에서 모두 ‘무국적’이지만, 대상은 반대로 ‘세계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과거를 리뷰한 총합이라기보다는 어떤 생물(生物)의 과정을 담은 책이다.
옛날엔 인디 음악이 언더그라운드이었다.
인디 K-POP 중 인디는 20세기 말 이전에도 있었겠지만, 세기말에 들어 우리 문화계에는 본격적으로 녹아들었다. 그 단어 속 ‘독립’에는 독자적이라는 의미로 담겨있는데, 여기엔 스스로 선택한 단독자의 뜻을 내포한다. 그런 면에서 인디라는 말은 타의에 의해 고립된 고독한 상태와는 완전히 다르다. 스스로 자신의 음악을 만들기 위한 단독을 선택한 것이다. 타의에 의해 음악을 만드는 수많은 시스템 속의 뮤지션과 다르다는 뜻에서 그것은 문화 전방위에 미약하지만, 잔잔한 파장으로 이어졌다. 인디는 또 주류(메이저)와 다른 의미에서도 보편적으로 쓰였다. 주류 음악이 가진 상업만을 위한 지향성을 경계하고 음악적 완성도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전에도 음악은 비슷한 구도와 양상이 있었고, 서로를 경계하고 또 오가며 음악은 발전해왔다. 언더그라운드도 인디의 다름 이름이었다. 한정된 대면 관계에서 퍼져나간 언더그라운드나 인디는 그 성향상 보편적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편은 아니었다. 소수를 대상으로 하되 공감의 밀착도가 넓고 깊은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미지로 언더그라운드·인디 음악이 고착된 것은 상업주의 주류 음악이 매체를 철저하게 장악했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등의 매체를 통해서 우리는 인디 음악을 접하기 힘들었다. 지엽적으로 홍대 음악 신을 통해 공연을 접하고 음반을 구해서 듣는 정도가 전부였다.
인디 K-POP 주류를 넘어서다.
인디가 인디를 뛰어넘게 된 데에는 유튜브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공중파를 비롯한 매체의 독점적 지위기가 위기를 넘어 일정부분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음악을 접하는 방법도 물리적 매체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변화했다. 멜론 등의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도 요즘은 유튜브 뮤직에 흡수되는 느낌이다. 단일 매체의 힘으로 우리나라 거의 모든 소셜 네트워크를 다 집어삼키고 있는 것이 유튜브라고 한다. 어떤 산업에서는 이제 다른 매체의 광고를 하지 않는다. 유튜브에만 집중해도 충분하다고 시장의 현실을 만난다. 이렇게 시대가 변화는 과정에서 음반 제작에 필요했던 시스템은 ‘필수’가 아니라 점차 ‘선택’이 되었고, 인디로 등장했지만, 그 영향력은 주류를 뛰어넘기도 한다. 사이의 '강남스타일이'나, 틱톡에서 화제가 되었다는 'Cupid'가 아니더라도 유튜브에 올린 뮤비 하나로 대세가 바뀌는 일이 잦아졌다.
인디 K-POP은 ‘K’의 새로운 가능성이다.
이러한 지형도에서 저자 정병욱은 인디지만 인디를 뛰어넘는 K-POP의 물결 속에서 새로운 음악의 흐름을 집어낼 수 있었고, 그 음반들을 모아 《인디 K-POP 명반 가이드북》을 만들었다. 어떤 면에서 이전의 순수했던 K-POP과는 조금 다른 구별 지어질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 음악을 인디 K-POP이라고 불렀다. 이런 명명은 중요한 선언의 의미를 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편의적인 개념으로 봐주는 것이 편안하다. 음악을 듣는데 장르란 그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편의의 개념일 때 역할 수행이 분명해진다. ‘나는 인디 K-POP 스타일이 좋아’라면 이 책에 등장하는 도전적이면서도 이전보다 보편적인 음악을 만날 수 있다. 색인에서 아이유를 찾으면 ‘라디가 아이유와 어떤 결과물을 만들었는지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니까 인디 K-POP은 기존에 기득권과는 상당히 다른 우리 음악 산업의 인프라를 찾을 수 있다. 요새 젊은이들은 기존의 가치관을 쉽게 뛰어넘고 이를 통해서 아무런 선입관이나 제약 없이 교류를 도전한다. 우리 음악의 한계도 분명하지만 걱정만 할 필요가 없는 건 그들이 기존의 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