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과 은총

시몬 베유 · 에세이/인문학
2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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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으로 끌어내리는 중력에 맡겨진 인간의 불행과 초자연의 빛인 은총을 통한 구원이라는 기독교적인 주제에서 출발하는 이 책은, 베유의 독특한 신학을 아포리즘적인 문장 속에 담아낸 일종의 종교적 수상록이자 모든 인간이 처한 근본적 삶의 조건을 파헤친 인간 탐구의 기록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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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중력과 은총| 빈자리와 보상 | 빈자리를 받아들이기 | 집착에서 벗어나기 | 채우는 상상력 | 시간을 포기하기 | 대상 없이 욕망하기 | 자아 | 탈脫창조 | 사라지기 | 필연과 복종 | 환상 | 우상 숭배 | 사랑 | 악 | 불행 | 폭력 | 십자가 | 저울과 지렛대 | 불가능 | 모순 | 필연과 선의 거리 | 우연 | 우리가 사랑해야 할 이는 부재한다 | 무신론의 정화 | 주의력과 의지 | 길들이기 | 지성과 은총 | 읽기 | 기게스의 반지 | 우주의 의미 | 중간적인 것 | 아름다움 | 대수학 | 사회적 낙인 | 거대한 짐승 | 이스라엘 | 사회의 조화 | 노동의 신비주의 옮긴이의 말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영혼의 모든 자연적 움직임은 물질계의 중력 법칙과 유사한 법칙들에 의해 지배된다. 은총만이 예외이다. 밑으로 끌어내리는 중력에 맡겨진 인간의 불행과 초차연의 빛인 은총의 순간 모든 인간이 처한 근본적 삶의 조건을 파헤친 인간 탐구의 기록 좌파/기독교 신비주의자, 전쟁에 반대하고 약자들을 위해 투쟁했던 운동가/유토피아와 혁명의 비전을 거부하고 ‘수난’에 주목했던 사상가, 광신적 금욕주의자/모든 아웃사이더들의 수호성인. 일직선상에 놓기 힘든 일견 모순적으로 보이는 수식어들로 호명되어온, 프랑스의 철학교사이자 노동운동가, 사상가 시몬 베유의 대표작 『중력과 은총』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중력과 은총』은 베유 사후, 사상가 귀스타브 티봉이 베유가 맡겨둔 열 권이 넘는 공책들 중에서 단장들을 고르고 각 장에 제목을 달아서 출간한 것이다. 밑으로 끌어내리는 중력에 맡겨진 인간의 불행과 초자연의 빛인 은총을 통한 구원이라는 기독교적인 주제에서 출발하는 이 책은, 베유의 독특한 신학을 아포리즘적인 문장 속에 담아낸 일종의 종교적 수상록이자 모든 인간이 처한 근본적 삶의 조건을 파헤친 인간 탐구의 기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중력과 은총』을 비롯한 베유의 글들은 알베르 카뮈, 앙드레 지드, T. S 엘리엇, 아이리스 머독, 플래너리 오코너, 앤 카슨, 조르주 바타유, 조르조 아감벤 등 수많은 작가 및 사상가 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0년대 이후로는 지성계를 넘어 프랑스와 미국을 중심으로 일반 독자들에게까지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러한 폭발적인 반응을 생각할 때, 베유에 대한 연구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자주 오독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올겨울 세 출판사에서 시몬 베유의 세 작품 『중력과 은총』(윤진 옮김, 문학과지성사), 『일리아스 또는 힘의 시』(이종영 옮김, 리시올), 『신의 사랑에 관한 무질서한 생각들』(이종영 옮김, 새물결)을 공동으로 출간한다. 세 작품을 가로질러 읽음으로써 베유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하는 『중력과 은총』은 개정판본으로 번역가 윤진이 기존 번역을 세심하게 수정했고, 책에 등장하는 문학작품 및 성경 인용에 대한 상세한 주석을 덧붙였다. “우리는 가상의 낙원보다 실재하는 지옥을 선호해야 한다.” 중력 혹은 맹목적 필연의 구속을 받는 인간의 불행에 대한 주시 1909년 파리의 유대계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나 1943년 영국의 한 요양원에서 영양실조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시몬 베유는 하나의 틀 안에 정리해 넣기 힘든, 상당히 복잡한 삶의 경로를 밟아왔다. 고등학교 철학교사를 하면서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원하는 사회주의 운동에 가담했고, 공장으로 가서 직접 노동을 한 급진적인 운동가였으면서도 공산주의는 파시즘과 마찬가지로 인간을 억압하는 제도이며 약자가 권력을 잡는다고 해서 권력의 양상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영성 체험을 한 후로 종교에 몰두하면서도 세속 교회와는 철저히 거리를 두었으며, 그리스 비극을 통해 신앙의 신비를 설명하려 하기도 했다. 또한 나치 치하에서 유대계 프랑스인으로서 레지스탕스 활동을 했으면서도 유대 역사 및 유대교에 대해서는 더없이 적대적이었다. 베유 삶의 각각의 국면들이 하나로 수렴되기 어려워 보이는 것만큼이나 베유에 대한 반응 역시 양극으로 갈리곤 했다. 베유의 정치적 면모에 주목하는 이들은 베유가 이후 종교에 몰두하게 된 것을 두고 전쟁 경험을 통해 비관주의에 빠진 결과라거나 심리적 불안정으로 해석하면서, 종교에 ‘물들기’ 이전의 저작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었고, 베유의 종교적 면모에 이끌리는 이들은 베유의 정치적인 경험을 통과의례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정치적 색깔을 삭제한 채 텍스트를 독해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베유에게 이 두 가지 면모가 서로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특히 『중력과 은총』은 베유 신학의 중요한 관념들을 담고 있는 책으로 간주되어 초기에는 종교적 의미를 찾는 독자들에게 더 많이 읽혀왔으나, 근래에는 중력, 은총, 필연, 우연, 폭력, 사랑, 악, 아름다움, 탈창조 등 베유가 독특하게 재정의하고 있는 관념들을 중심으로 복합적인 관점에서 재해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텍스트는 베유가 생전에 출간을 염두에 두고 완성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저자의 의도이고 어디까지 엮은이가 개입한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지점이 적지 않다. 여기에 단장의 나열이라는 형식적 특징까지 더해져, 매우 간결한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미가 모호하게 다가올 때도 있다. 그럼에도 베유의 목소리는 마치 선지자의 음성처럼 허공에서 울려 퍼지며, 강력하게 사람을 끌어들인다. 중력에서 벗어나는 순간은 어떻게 찾아오는가? “은총은 받아들이기 위한 빈자리가 있는 곳에만 들어온다.” “영혼의 모든 자연적 움직임은 물질계의 중력 법칙과 유사한 법칙들에 의해 지배된다. 은총만이 예외이다”라는 유명한 문장으로 문을 여는 『중력과 은총』은 중력 혹은 맹목적 필연에 구속받는 인간의 불행과 이와 대립되는 은총의 빛을 이야기한다. 베유는 고통의 이유를 설명하려 한다거나 모든 일을 관장하는 신의 섭리가 있다는 식의 믿음을 통해 종교에서 위안을 얻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통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그 고통에 대한 위로이다. 고통은 이유가 설명되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죄 없는 자들에게 주어진 고통의 최고 가치이다.” 고통을 ‘실재’로 인정하고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진보에 대한 믿음이나 맹목적 필연에서 해방된 세계를 약속하는 혁명 역시 현실을 투명하게 바라보는 것을 방해하고 인간이 한계를 대면하지 못하게 한다고 지적한다. 베유에 따르면 “필연은 그 본질에 있어서 상상과 거리가 멀다.” “우리는 가상의 낙원보다 실재하는 지옥을 선호해야 한다.” 베유는 고통을 통해 우리가 처한 조건에 주목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자신이 한계가 있는 존재임을 깨닫고, 주체로서의 자아를 비움으로써 비로소 무언가를 받아들일 수 있는 빈자리가 마련된다. “은총은 채운다. 하지만 은총은 받아들이기 위한 빈자리가 있는 곳에만 들어온다.” 그러고 나면 여기에 미약하지만 어떤 가능성이 생겨난다. “인간은 아주 짧은 섬광 같은 순간에만 세상의 법칙들을 벗어날 수 있다. 정지의 순간, 관조의 순간, 정신적 빈자리의 순간, 도덕적 빈자리를 받아들이는 순간, 그런 순간에 인간은 초자연에 이를 수 있다.” 어떠한 위안도 구원의 약속도 없이 오로지 인간이 처한 비극적 조건을 직시할 것을 강조하고, 인간 주체의 힘과 세계를 능동적으로 변혁시킬 가능성을 부정하는 베유의 주장을 오늘날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다. 그녀의 사유는 유럽 사회가 오랫동안 믿어온 합리성과 진보가 부조리한 전쟁 속에서 무너져버린 시대적 상황 속에서만 온전한 의미를 띤다. 그러나 모든 것이 무너지는 가운데 모든 가치를 탐문에 부쳤던 베유의 치열함은, 오늘날 일상성이라는 견고한 보루 안에서 중력에 더욱 강력하게 붙들린 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한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은총의 빛과 “중력의 법칙들을 벗어날 수 있는” “아주 짧은 섬광 같은 순간”에 대한 베유의 아이디어를 ‘베유에 반(反)하여’, 다른 세계의 가능성을 사유하기 위하여 사용해야 할 때가 왔는지도 모른다. 그 밖의 이야기 1. 데보라 넬슨은 『터프 이너프』에서, 알베르 카뮈가 “베유의 문학적 실행자”였다고 말한다. 카뮈의 『페스트』에 등장하는 파늘루 사제의 모습이나 그의 강론 내용은 베유를 중요하게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페스트의 도래 그 자체를 신의 자비의 증거로 파악한다는 강론이나 아이들이 겪는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문제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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