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본주의의 가장 신랄하며 독창적인 공격자 요제프 포글
자본의 유령, 그것은 나머지 시간에 대한 미래의 공격이다
문예학, 철학, 사회학을 넘나들며 해부한 현대 금융자본주의와 경제 이론
“포글의 글은 짜릿한 충격을 준다.”(FAZ)
요제프 포글(Joseph Vogl, 1957~)은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세대의 비평가들을 대변하는 인물이자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로 꼽히는 독일 학자이다. 비판이론과 후기구조주의(미셸 푸코, 질 들뢰즈)의 전통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방법론을 기반으로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내며 독일어권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학자가 되었다. 주 연구 분야는 18~20세기 근현대 문학사와 지식의 역사 및 이론, 위험과 위험성의 근세사, 담론 이론과 매체 이론 등, 그야말로 전방위적이다. 특히 문예학자이면서도 경제학적 지식의 구성과 금융사에 천착한 저작들을 꾸준히 출간하여 학계에서는 물론 세계 도서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이 책 『자본의 유령』(2010)은 포글의 대표작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그의 저술이다.
문학에 뿌리를 둔 다방면의 전문가인 그의 작업은 경제 지식 및 경제학과 자연과학의 연결점들을 탐색할 뿐 아니라, 이를 통해 발현되는 고유의 ‘시학’에 주목해 현대 금융시장의 기호적 특성, 과학적 서사 및 실제적 작동에 내포된 허구성과 가상성 등을 규명하는 데 있다.
자본주의의 신화와 경제학의 도리스식 기둥에 대한 정면 공격과 다름없다.
포글은 매혹적이고 밀도 있는 사유를 펼치며 투기 자본주의의 출현 및 공포와 희망의 생산을 설명한다. 그의 글에는 우아함과 수사학적 열정이 담겨 있다. ● 디 차이트(Die ZEIT)
지금껏 누구도 우리의 경제 시스템에 대해 이처럼 핵심을 찌르면서도 풍부한 사실에 입각해 정신사적으로 영감에 가득 찬 분석을 내놓지 못했다. ●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인(FAZ)
금융 경제의 주술 깨기. 그 의존성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은 전체 사건의 환상적인 본질을 깨닫는 것이다. 포글이 그 첫발을 내디뎠다. ● 쥐트도이체 차이퉁(Suddeutsche Zeitung)
금융화가 생산으로부터 분리되어 자율적인 영역으로 부상하는 과정에 대한 간결하면서 명쾌한 설명. 그것은 이론과 실재 모두에 심각한 결과들을 초래한 발전이다.
포글은 파생상품의 형태로 미래를 선점함으로써 우리 모두를 예측할 수 없고 파괴적인 것에
노출시키는 현재의 시간적 역설을 강조한다. ● 프레드릭 제임슨(듀크 대학교)
오늘날 자본주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려면, 반드시 경제학과 문화에 관해 물어야 한다. 자본은 이 둘 모두에 있어 중심이기 때문이다. 자본은 유령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림자와 같고 덧없지만 어디에나 존재한다. 이것이 바로 금융자본주의이다.
금융자본주의는 예전부터 존재해 왔으나 지금은 전에 없이 극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
포글의 책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과 그것이 의미하는 바에 대한 통찰력으로 가득하다.
● 크레이그 캘훈(런던 정경대 학장)
현대 금융경제의 구조와 작동 방식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
● 재닌 위들(조지 메이슨 대학교 공공정책 대학원)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 독어독문학․문화학 및 매체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포글은, 1990년 뮌헨 대학교에서 「폭력의 장소: 카프카의 문예학적 윤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1년 『계산과 열정: 경제적 인간의 시학』으로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이 교수 자격 논문이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데 이어, 『자본의 유령』이 “신문의 문예란을 훨씬 넘어서는 주목을 불러일으킨 숨은 베스트셀러”(《슈피겔》)가 되어 현재까지 9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또한 역시 현대 금융시장을 다룬 『통치권 효과』(Der Souveranitatseffekt, 2015)로 라이프치히 도서전 논픽션/에세이 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그에 이어 『자본과 원한』(Kapital und Ressentiment, 2021)을 출간했다. 현대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이러한 끈질긴 분석과 비판은 철학·문화학·정치 비평 분야의 뛰어난 비판적 저술가에게 수여하는 귄터 안더스 상의 수상(2022)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자본의 유령』은 학계만이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매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경제(학)에 물음을 던질 필요성이 이미 오래전부터 대두되었으며 많은 이들에게서 이러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과 더불어 비로소 이러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물꼬가 트인 까닭이다.
현대 금융경제는 어떻게 자기 자신이 만들어낸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가
경제는 경제학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2010년에 발표된 이 책의 직접적인 집필 동인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필두로 닥쳐온 2008년 국제 금융위기이다. 미국 주식시장의 40년 호황을 타고 시카고학파가 지켜온 경제학의 “지적 건축물”, 즉 효율적이며 합리적인 시장이라는 이론과는 달리 금융시장은 안정을 지향하는 자동조절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포글의 말처럼, “21세기 첫 10년의 금융경제적 구성물은 ‘완전한 실패’로 입증”된 셈이다.
“이 고찰들은 18세기부터 현재까지의 경제학적 지식의 몇 가지 별자리와 관련을 맺을 것이며, 그러면서—금융위기나 주가 폭락(crash)처럼—금융경제의 진행 과정을 파악할 수 없게 만든, 일견 전례가 없어 보이는 사건들 주변을 맴돌 것이다. 그러나 이때 중요한 것은 현재의 경제 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재편을 위한 처방전이 아니다. 오히려 관건은 현대 금융경제가 어떻게 자기 자신이 만들어낸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가를 이해하는 일이다. 여기에서 ‘자본의 유령’은 우리의 현재에 법칙들을 잉태시키는 바로 그 힘들의 상징으로서 출몰한다.” (본문 8~9쪽)
“결국, 경제는 경제학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자본의 유령』은 경제와 경제학 사이에 구성되어 온 이 필연적 맹점을 꿰뚫는 방식으로 현대 금융 경제의 역사적 계보와 현황을 재구성하며, 그 아래 기층에서 면면히 작동하고 있는 소인들을 가시화한다.”(「옮긴이 해제」 중에서」)
오늘날 금융업계를 휩싸고 있는 무수한 사건들의 폭풍 한가운데로 들어가, 포글은 우리가 여전히 자본주의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인식 방식, 이론 및 문제 상황을 명민하게 포착한 비평을 제시한다. 지배적인 경제 이론에 따르면, 다른 무엇보다 특히 금융시장은 전적으로 시장 내에서 진행되는 사건으로 통한다. 생산이라는 부담을 지지 않는 금융시장은 완벽한 경쟁과 이상적인 경제 균형 과정이 일어나는 무대라는 것이다. 이윤 지향적이며 따라서 똑같이 합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행위자들의 유익한 상호작용의 무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투기 거품과 주가 폭락을 단순한 조정 위기 또는 드물게 일어나는 예외적 상황으로 인식하려고 했다. 그 예외적 상황이란 탐욕스럽고 무능하거나 단순히 무모한 투기꾼들의 비이성적 과잉에 기인한 것으로 여겨졌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 책의 질문이 제기된다. “비이성적인 과열은 정말로 예외의 경우인가 아니면 오히려 바삐 돌아가는 자본주의 경제의 정규적인 과정인가? 이성적인지 비이성적인지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이 시스템의 효과들을 파악하기에 충분한가? 정말로 단지 금융 종사자의 신뢰 불가능성, 제한된 통찰력과만 관계된 것일까? 아니면 경제적 합리성이 여기서 직접 자기 자신의 비이성과 맞닥뜨리는 것은 아닐까? 여기 있는 것이 질서 형태인가 아니면 분산된 개별 행위들의 무계획적인 총계인가? 시스템은 정말로 이성적이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는가? 그리고 설득력 있는 금융경제 서사가 있기는 한가?”(34쪽)
이러한 질문들에 직면해, 포글은 역사적이고 이론적인 탐침을 따라가며 “보이지 않는 손”(애덤 스미스)이라 불리는 시장의 균형 잡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