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인 상황을 잘 풀어 보려다가 자꾸 말에 걸려 넘어지거나
같은 글을 읽고도 혼자만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면?
당신에게는 ‘언어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언어의 세계에 살고 있다. 사람과 나누는 대화부터 회사에서 오가는 서류들, 광고와 유튜브 동영상 속 카피들, 뉴스 기사들, 오늘 퇴근길에 들은 노래 가사까지. 너무나 익숙한 언어지만 참 낯설고 힘들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분명 한국어인데도 갑자기 내가 외국인이 된 것처럼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듣거나, 독해가 되지 않아 글의 요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말 저말 갖다 붙이다가 나조차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를 때, 있지 않은가? 그런 순간이 오면 자괴감과 후회가 물밀 듯이 밀려오며 다음엔 좀 더 나아지겠노라고 다짐해 보지만 결국 나의 언어는 제자리걸음이다. 그 과정이 반복되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모르는 채로 일상은 조금씩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게 된다.
언어는 인간이 사회적으로 소통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인 만큼, 언어에 힘을 쏟으면 우리의 삶은 생각보다 훨씬 좋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다. 『언어력』은 우리의 언어를 이루는 탄탄한 기초 체력, 바로 언어력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놓치기 쉬운 일상 언어의 작은 틈들을 예리하게 파고들며 잠들어 있던 우리의 언어력을 일깨워 준다. 먼저 언어와 사고의 관계부터 비언어적 행동까지 우리 삶 속의 언어들을 톺아보고, 추론과 비교, 비유 등 언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해 삶의 무기로 만들어 줄 구체적 사용법들을 선보인다. 나아가 모호한 말과 부정확한 표현 등 우리가 빠지기 쉬운 언어의 함정들을 피하는 방법과 함께 언어력을 활용하여 새롭게 사고하는 방법까지 제시한다. 이 책은 한 방에 통하는 대화 기술을 알려 주거나 만병통치약을 건네진 않는다. 내 몸의 체력을 키우듯 언어력을 쌓고 반복 훈련하다 보면 흔들리던 일상도 중심을 되찾을 것이다.
“알맹이가 빠져 있던 언어를 비로소 완성시켜 주는 힘”
소소한 수다처럼 펼쳐지는 국어 전문가의 언어력 비법들
말랑하면서도 국어학 원칙에 충실한 언어 교양서
<화법과 작문> 교과서의 대표 저자이자 국어 교과서 집필자이며 국어교육과 교수. 저자를 수식하는 표현들이다. 국어와 관련해서 전문가임을 드러내는 지표이지만, 동시에 글 또한 교과서처럼 어렵고 딱딱하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을 가지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수업’보다 ‘수다’에 가깝다. 평소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하는 부탁의 성공률을 묻기도 하고, ‘아무거나’라는 대답에 대처하는 방법을 함께 찾기도 하며, 김밥 가게의 이름을 지은 사람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보기도 한다. 이런 수다를 통해 자연스레 일상의 언어들을 직면하고 꼼꼼히 되짚어 보며, 나의 언어뿐만 아니라 사회적 언어를 잘 읽고 쓰고 소통할 수 있는 ‘언어 리터러시’를 제안한다. 그러다 보면 ‘프레임 씌우기’나 ‘차별어’와 같은 우리 언어의 민낯을 또렷이 직면하게 되고, 나아가 통찰 없이 습관처럼 사용했던 자신의 언어에 알맹이를 채우는 법을 알아 가게 된다. 저자는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이 언어 지식을 습득하고 반복 연습하며 창조성을 키우는 ‘언어력’을 단련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이토록 ‘언어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언어는 개인의 사고를 명료화함과 동시에 타인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돕고 문화를 이해하며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능력을 키워 주기 때문이다. 우리 삶의 중요한 지점에 항상 언어가 있다는 뜻이다. 저자는 인류와 함께 살아갈 새로운 존재인 인공 지능에 맞설 유일한 무기 역시 ‘언어력’이라고 말한다. 해석의 다양성을 견디고 맥락과 상황, 타인을 고려하는 언어력은 알고리즘으로 쉽게 풀리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 지능은 흉내 낼 수 없는 언어만의 불명확함과 다의성이야말로 창조성을 발휘하는 인간 고유의 힘이 될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보통 삶과 관련된 예시를 통해 언어력을 유연하게 이해하는 책으로 만들고자 했다. 국어학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독자들이 문법에 매달리기보다는 평소 자신의 언어 태도와 감수성을 깨닫고 나아가 사회관계에서 자신만의 언어력을 다져 나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