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새로 발견된 이만희 감독의 영화”
“한국영화사라는 질서 안에 예기치 않게 일어난 일대 사건!”
순식간에 한국영화사 정전에 올라선 영화
한국영화사의 대표작 한 편을 아카이브와 역사의 관점하에 비평적 해석으로 집중 탐문하는 KOFA 영화비평총서의 첫 번째 권. 남자는 이미 이 길을 걸어 본 적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정성일 영화감독 겸 영화평론가는 2005년 8월 초 <휴일>의 필름이 발견됐을 당시 “모두 그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졌구나”라고만 여겼다고 밝힌다. 심지어 영화 제목도 시사실에서 영화 상영이 시작되고 나서야 알았다. 이제까지 들어 본 적 없는 영화. 아무도 말하지 않았고 어디에도 기록이 없는 영화.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서 이렇게 중얼거렸다는 영화. “(필름이 사라진...)<만추>가 내일 발견되어도 이 영화만큼 좋을까.”
2024년 한국영상자료원 선정 <한국영화사 100선>에 아직 24위에 머물 만큼 <하녀>나 <오발탄>만큼 만장일치의 합의에 이르지 못한, 소수만이 관람했고 그러나 영화를 본 사람은 놀라움에 탄식한다는, 이제껏 제목조차 들어 본 적 없는 영화에 관한 첫 번째이자 유일한 책.
이만희의 모험, 텍스트만으로도 놀라운
저자는 이만희 감독의 1968년작 <휴일>을 보고 나서 부끄러웠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가 할 수 있는 최대의 환대를 담아 “지금 무슨 일이 벌어졌구나”라고 표현한다. 종종 어떤 영화는 과분한 찬사와 영광을 누리지만 또 다른 어떤 영화는 마땅한 명성과 지위를 얻는 데 너무 오래 지체된다. 이만희의 작품 목록에도 없고, 백결 시나리오작가의 목록에도 없고, 이석기 촬영감독 목록에도 없고, 신성일 배우조차 여러 자리에서 〈만추〉 이야기를 하면서도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는 영화. 이 영화에 대해 왜 모두가 그 긴 세월 침묵을 지킨 것일까?
“단지 세간의 평가에 저항한다거나 아니면 미처 당신들이 알지 못하는 지식을 알고 있다고 주장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는커녕 반대로 〈휴일〉을 정전의 자리에 올려놓음으로써 한국영화라는 담론, 그 담론이 작동하는 방식, 그 안에서 미처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그 무언가의 활동, 제발 단지 개념들에서 멈추지 말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어떤 힘을 발굴하고 그것이 또 다른 영화에 재분배되었을지도 모르는 관계의 지도를 그려 나가면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영화 한 편을 추가하는 대신 새로운 작업을 성공적으로 끌어낸 영역에 모험적으로 들어서서 미처 가 보지 못했다고 여겼던 거기에 이미 도착했던 방법을 정식화해 보자는 것이다. 혹시라도 내가 그 일부를 건드리고 여기서 찾아냈다면 아마도 다음 작업을 공유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심한 목표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