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톄닝, 모옌, 샤텐민, 판샹리, 츠쯔젠, 스수칭, 훙커 등
가장 주목받는 현대 중국 작가 13인의 작품을 만난다
중국의 대표적인 문학상인 루쉰문학상을 비롯해
베이징문학상, 당대문학상, 인민문학상 등을 휩쓴 중국의 젊은 문학
테닝, 모옌 등 중국의 현대 대표작가 13인의 작품을 수록한 『만사형통』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발간에 맞춰 이번 작품집에 실린 작가 중 류싱룽, 둥리보, 츠쯔젠, 궈원빈, 판샹리가 5월 14일부터 5월 18일 사이에 한국을 방문한다.
『만사형통』에 실린 13편의 작품들은 대개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에 발표되었으며 중국 문단과 평단, 독자들로부터 크게 호평을 받았다. 작품 대부분이 문화대혁명이라는 시대적 그늘에서 벗어나, 개혁 이후 시장 경제 유입으로 인한 각종 사회적 변화의 흐름을 다루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중국 ‘현대’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다리 한 쪽보다 돈을 택해야 하는 시장경제 속 삶의 잔혹함 (「도망」), 과거 농촌의 계획경제와 현재 도시의 시장경제하에서 이루어지는 먹기의 품위 문제 (「먹는 일에 관한 이야기 둘」), 돈이 세상의 중심 가치인 아버지와 공동체적 이상을 꿈꾸는 아들 사이의 갈등 (「허물을 벗고 날아오르다」), 애써 기른 소를 판 돈을 보며 느끼는 허탈감 (「허풍」), ‘솔루션 세럼’이라는 물건에 대한 호기심으로 농민 가정이 도시로 이동해 와 살게 되는 이야기 (「가계부」) 등이 작품집에 들어 있다. 한편, 거대한 시대적 조류와 무관하게 농촌 아이들의 소박하고 순결한 영혼 (「만사형통」)이나 양아버지와 양아들 사이의 갈등과 후회 (「안개의 달, 외양간 울타리」)를 다루는, 서민들의 삶과 영혼을 담아 낸 작품들도 수록되어 있다.
따스한 향촌 생활의 동화적 이야기부터 시장경제 유입으로 인한 쓰디쓴 현실의 블랙 유머까지, 쉴 새 없는 변화 속에 놓인 오늘을 사는 중국인들의 달고 쓰고 매운 열세 가지 이야기가 여기 있다. 우리는 이 한 권의 책으로 현대 중국인들의 다양한 삶을 엿보며, 지금 중국 문학이 어디까지 왔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1. 도망(逃?)
▶ 베이징문학상 수상
라오쑹은 한 극단 공동거주 건물 접수실에서 20여 년간을 임시직으로 성실하게 근무해 오며 극단 사람들을 위해 온갖 궂은일도 마다 않고 해 왔다. 그러던 라오쑹의 다리에 병이 들자 친구 라오샤는 그 병을 치료해 주기 위해 극단 사람들의 동정심을 자아내 큰돈을 모아 준다. 라오쑹은 갑자기 평생 만져 보지 못한 거액을 손에 쥐게 되자, 치료가 아닌 다리 절단을 선택하고 그 돈을 가지고 고향 집으로 도망간다. 절단하고 남은 한쪽 다리로 ‘도망’을 가야 하는 라오쑹의 비극적 상황 묘사를 통해 시장경제 의 삶이 얼마나 잔혹한가를 충격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 톄닝(鐵凝)
1957년 베이징(北京) 출생. 1975년 이래 400만 자가 넘는 작품을 발표하며 루쉰문학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다. 단편소설 「아, 샹쉐(?, 香雪)」와 중편소설 「영원이란 얼마나 먼가(永遠有多遠)」를 비롯하여, 장편소설 『장미문(??門)』, 『비가 오지 않는 도시(無雨之城)』 등이 있다. 단편소설「도망(逃?)」으로 베이징문학상을 수상했다.
2. 한 쌍의 큰 양(好大一?羊)
▶ 루쉰문학상, 당대문학상, 윈난성정부문학상 수상
류(劉) 부전원이 윈난 고산 지대 인민에 대한 진정 어린 관심에서 산촌을 시찰한 결과, 빈민 더산(德山) 노인과 자매 결연을 맺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류 부전원은 가난을 벗고 부유해지기 바란다며 미국산 귀한 품종의 양을 한 쌍 보내온다. 그런데 이것은 더산 노인이 가난을 벗고 부유하게 하기는커녕, 도리어 그런 귀한 양을 키우기에는 너무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신의 병든 딸보다도 양을 더 잘 받들어 모셔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으로 나아간다. 이는 결국 집안을 고난에 빠뜨리고, 딸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비극적 결말로 이어진다. 관료주의적인 행정 시스템과 그런 정책적 판단의 폐해가 현장을 살고 있는 기층 인민에게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블랙 유머와 리얼한 묘사를 통해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 샤톈민(夏天敏)
1952년 윈난(雲南) 성 출생. 중편소설집 『과거시험장의 갖바치(鄕場上的皮匠)』, 『시골 소묘(鄕村雕塑)』 등과 수필집 『정의 바다에 배를 띄우다(情海放舟)』 등이 있다. 중편소설 「한 쌍의 큰 양」으로 루쉰문학상, 당대문학상, 윈난 성 정부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 쌍의 큰 양」을 각색한 동명의 영화는 캐나다 몬트리올 영화제에서 최우수 스토리상을 수상했다.
3. 만사형통(吉祥如意)
▶ 루쉰문학상, 인민문학상, 소설 선간상 수상
단오절 아침의 명절 분위기에 대한 묘사에서 시작하여 누나 오월이와 동생 유월이가 산에 올라 쑥을 따 오는 과정을 길게 묘사한 후 쑥을 따 오는 것이 곧 만사형통을 얻는 것이라는 이야기로 끝맺고 있다. 인민문학상 심사위원들로부터 전통적인 향촌 생활이 지니고 있는 깊이 있는 즐거움을 보여 주고 있으며 짧은 편폭 안에서 세심하게 대지의 따스함을 묘사하였다고 평가받았다.
● 궈원빈(郭文斌)
1966년 닝샤(寧夏) 성 시지(西吉) 현 출생. 1986년부터 작품을 발표하여 산문집 『빈 편지 봉투(空信封)』 등과 시집 『내 눈이 나를 망쳤습니다(我被我的眼睛帶?)』가 있다. 많은 작품이 중국소설학회, 중국산문학회, 베이징문학 등의 차트에 오르고 전 중국 올해의 우수작품에 들어가기도 했다. 단편소설 ?만사형통(吉祥如意)?으로 인민문학상, 소설선간상, 루쉰문학상 전국우수단편소설상을 수상했다.
4. 맹물 야채국(白水?菜)
▶루쉰문학상 수상
경제적, 사회적 지위가 갑자기 향상되면서 남편이 젊은 여자와 외도를 하고, 가정을 지키려 했던 부인은 상실된 자아를 회복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소설은 부엌을 무대로 시작하여 부엌에서 이야기를 끝내는데, 주인공 여성의 변화하는 심리 상태를 그녀가 끓이는 맹물야채국 맛의 변질로 표현하고 있다. 시장경제의 유입으로 경제적, 사회적으로 성공한 자들이 출현하면서 생겨난 도시남녀의 성 개방 풍조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근년 중국에서 넘쳐나는 혼외정사 작품들과는 다른 예술적 접근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 판샹리(潘向黎)
1965년 푸젠(福建) 성 취안저우(泉州) 출생. 1988년부터 작품을 발표하여 상하이문학 우수작품상, 문회보 펜클럽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상하이 문화 신인’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연속하여 중국 소설 순위 차트에 올랐다. 청년문학창작상과 좡중원문학상을 받았으며 「맹물 야채국」으로 루쉰문학상을 수상했다.
5. 먹는 일에 관한 이야기 둘(吃事?篇)
먹는 모습의 게걸스러운 자화상을 지극한 육두문자를 써 가며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종이를 꿰뚫어 내는 모옌의 강한 투시력과 필력을 다시 한 번 체험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두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먹는 일로 당한 치욕을 몇 번의 경험을 토대로 지극히 상스러우면서도 유머 넘치는 어투로 묘사하고 있고, 두 번째는 자신의 먹기 체험 30년 개인사의 어려움을 회고하면서 그 화폭에 사실은 중국 인민의 고난에 찬 먹기 생존사 30년을 그려 넣었다고 할 수 있다.
● 모옌(莫言)
1956년 산둥(山東) 성 출생. 1981년부터 작품을 발표하여 장편소설 『붉은 수수밭 가족(紅高粱家族)』, 『티엔탕 마을의 마늘종 노래(天堂蒜?之歌)』, 『열세 걸음(十三步)』, 『술의 나라(酒國)』, 『풍만한 가슴과 살찐 엉덩이(豊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