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당신이 꿈꾸는 사람이라면,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만일 당신이 꿈꾸는 사람이라면 ‘골목길이 끝나는 곳’으로 오세요. 쉘 실버스타인의 세계가 시작되는 곳, 골목길이 끝나는 곳으로 어서 오세요. 당신은 그곳에서 TV가 되어 버린 소년과 평생 고래를 먹는 소녀를 만날 수 있어요. 또 유니콘이 왜 노아의 방주를 못 탔는지, 앵거스가 딱 한 번 가난하다고 느끼는 이유를 알 수 있지요. 어서, 어서 오세요. 바람이 머물다 가는 나무 위의 집과 춤추는 바지와 천당이 심심해 지옥으로 내려간 거인과 후크 선장도 만날 수 있답니다. 만일 당신이 다른 사람이 되어 보고 싶다면,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쉘 실버스타인네 골목길로 놀러 가자!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고전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저자 쉘 실버스타인의 재치가 번뜩이는 그림우화집이 보물창고에서 출간됐다. 실버스타인의 『다락방의 불빛』을 읽어 본 독자라면, 이번에 출간된 『골목길이 끝나는 곳』을 읽으며 다시 실버스타인의 마법에 걸릴 것이다.
실버스타인은 큰길로 나가기 전, 골목길이 끝나는 공터로 우리를 부르고 있다. 어린 시절을 거쳤을 어른들 그리고 지금 그 시간을 건너고 있는 아이들을 ‘아이들을 위한 곳, 아이들이 다 알고 있는 곳’으로 불러내 아련한 향수와 설렘을 선물한다.
실버스타인의 시 세계는 아이의 상상력과 매우 흡사하다. 마치 천진난만한 아이의 마음과 생각을 훔쳐내 빚은 듯한 이야기들은 어른들에겐 세월에 쓸려간 순수를 떠올리게 하고, 아이들에겐 낄낄거리며 웃게 만드는 공감을 자아낸다. 펜과 잉크로만 그린 그림들은 단순하지만, 독창적이며 따뜻하다. 또한 그의 기발한 재치는 웃는 것으로만 그치게 하지 않고, 자꾸 곱씹으며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더하게 한다. ‘시와 우화’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에게 시적 즐거움과 우화의 교훈을 모두 선사하는 실버스타인의 동네 골목길로 꼭 한 번 놀러가길 바란다.
잃어버린 유머를 찾아서
『골목길이 끝나는 곳』은 미국 교사협회(National Education Association)에서 교사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 선정한 100대 아동도서 중 하나로, 미국 학교 및 도서관에서 필독서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실버스타인의 독특한 표현이 잘 살아 있는 130여 편의 시들을 모아놓은 이 책은 전세계적으로 4백만 부 이상 팔려 실버스타인의 저력을 실감하게 해 준다.
이렇게 그의 작품이 사랑받는 이유는 우리가 본디 가지고 있었지만, 세월이 지남에 따라 잃어버린 근원적 웃음을 되찾아 주기 때문이다. 이런 유머 안엔 슬픔과 기쁨, 외로움, 성장, 풍자, 익살 등 여러 이야기들이 한데 어우러져 우리의 감성을 자극한다. 실버스타인은 우리 안에 내재된 여러 감성들을 유머로 표현해 작은 듯하면서도 크고, 가벼운 듯하면서 무거운 웃음의 새로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준다.
우리는 흔히 실버스타인 대표작을 말할 때,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떠올린다. 하지만 실버스타인의 진정한 상상력의 정점을 보려면 『골목길이 끝나는 곳』을 꼭 읽어 봐야 한다. 이 그림우화집은 각박한 현대를 사는 어른과 아이들에게 잃어버렸던 웃음을 찾게 해 주고, 가식적 웃음이 아닌 내부 깊숙한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날것 그대로의 유머를 선사한다. 해학과 익살의 진정한 의미를 이 책에서 맛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