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달 착륙 50주년 특별판”
아폴로 11호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가 직접 기록한,
달로 떠난 사람들의 생생한 분투기
1969년, 인류는 달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도착했다. 그리고 어느덧 50년이 흘렀다. 이 위대한 업적을 조명하면서 책과 뉴스거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처음 달 착륙에 성공했을 때부터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달에 발을 내딛은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에게 쏟아졌다. 그러나 그들과 함께 달로 간 한 사람이 더 있었다. 아폴로 11호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 1969년 7월 20일, 달 착륙선에 옮겨 탄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 인류의 첫 발자국을 남겼을 때 그는 사령선에 남아 97㎞ 상공 달의 궤도를 돌고 있었다. 그는 홀로 사령선을 타고 달의 뒷면으로 돌아가 무선교신이 끊긴 상태에서 48분간 달을 관찰했다. 그리고 이런 메모를 남겼다. “이곳을 아는 존재는 오직 신과 나뿐이다.”
이 책은 달을 직접 밟지는 못했지만 사령선 조종사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했고 세 우주인 중에서 가장 행복한 여생을 보내고 있는 마이클 콜린스가 직접 써내려간 우주과학 에세이다. 그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우주인의 삶, 우주 비행, 그리고 이 위업을 함께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 책의 서문을 쓴 우주 비행사 스콧 켈리는 마이클 콜린스를 이렇게 묘사한다.
닐 암스트롱의 내향적인 성격은 꽤 유명했다. 그는 언론과 사람들의 관심을 피하려 했고 201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대중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버즈 올드린은 전혀 달랐는데, 그는 우주에서 경험한 일과 우주 비행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았다. 마이크는 두 사람 사이의 완벽한 균형점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암스트롱보다 상냥하고 외향적이면서 올드린보다는 훨씬 침착하고 내향적이었다. 마이크는 달 표면을 걷지 않았고(그 뒤로 분명 기회가 있었지만 마이크는 다른 사람에게 그 기회를 양보했다), 우표에도 그의 사진이 실리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역사상 가장 멋진 순간, 마이크가 수행한 역할은 닐 암스트롱이나 버즈 올드린 못지않게 중요했고 그가 사령선을 조종하지 않았다면 달 착륙 또한 불가능했을 것이다.
수많은 달 착륙 관련 책들이 있지만 이 책만큼 우주 비행에 관해 세밀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묘사하는 책은 없다. 마이클 콜린스는 자신의 업적을 미화하거나 포장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 우주인의 삶을 제대로 전달해준다.
모든 교신이 끊어진 그 순간, 나는 온전히 혼자였고 자신이 태어난 행성을 볼 수 없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감과 만족감이 차올라 기분이 좋아졌다. 창문으로 별이 보였다. 그 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달이 어디에 있는지 나는 알고 있었지만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달 표면을 눈으로 분간해내긴 어려웠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우주선 창문을 통해 볼 때 별 없이 캄캄한 부분이 바로 달이 있는 곳이었다. 그 순간만큼은 우주선을 타고 비행한다기보다 작은 배에 몸을 싣고 밤바다에 홀로 떠 있는 느낌이었다. 하늘엔 별이, 아래엔 까만 어둠이 펼쳐진 그곳에.
이 책은 1976년 미국에서 초판이 출간되어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에게 인류 달 착륙의 여정과 그 의미를 전달했고,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개정증보 특별판으로 출간되었다. 우주에서 최장기간 거주한 우주 비행사 스콧 켈리의 서문, 검색으로 찾을 수 없는 희귀 사진들을 추가했고 새로 발견된 우주과학적 지식을 적극 반영했다. 그리고 아폴로 11호 사령선 조종사로서 밝히는 우주과학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제언까지 들을 수 있다.
우주인 선발부터 위업을 이루기까지의 여정을 세세하고 위트 있게 묘사하다
비행장 근처에 살면서 날아가는 비행기 모습을 자주 보던 아홉 살 소년은 그 시절의 아이들이 대부분 그렇듯 조종사가 되어 푸른 하늘을 맘껏 날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다. 다른 아이들과 다른 것이 있다면 그 꿈을 이루었다는 것. 모형 비행기를 만들어 날리며 놀던 마이클 콜린스는 공군 파일럿이 되었다. 그리고 파일럿보다 더 높은 곳에서 더 빠르게 우주선을 조종하는 우주인에 대한 꿈을 품는다. 수없이 많은 테스트를 거친 후 마침내 우주인으로 발탁된다.
우주를 비행하기 위해서는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많았다. 책상 앞에서 배워야 하는 것도 있지만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배워야 하는 것도 있었다. 지질학을 공부할 때는 연구실에서 암석을 관찰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그 암석의 형성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야 했다. 귀환 도중 불시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처해야 했다. 정글에 들어가 살아남는 법을 익히고, 사막에서는 작열하는 햇빛을 피하는 법을 배웠다. 징그럽게만 생각되던 이구아나의 맛을 알게 되고 낙하산으로 직접 옷을 만들어 입기도 했다.
이처럼 마이클 콜린스는 우주인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연구하고 공부했던 6년간의 시간들, 그리고 최종시험에 합격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전한다. 뿐만 아니라 덥고 답답한 우주복을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 비행 멀미의 전염성, 제트기 탈출에 실패해 추락했던 사건, 하루에만 무려 850번의 버튼을 조작해야 했던 기억, 우주에서의 추락사건 등 우주인으로서의 훈련 과정과 아폴로 11호의 위업을 달성하기까지의 여정 속에 나타난 여러 이야기는 독자를 흥미진진한 우주의 세계로 인도한다.
우주과학의 생경함을 에세이 형식의 친근함으로 감싸 안다
발사체의 점화 과정, 행성과 행성 간의 거리 측정법, 우주선의 랑데부와 도킹, 우주 개발의 역사…. 마이클 콜린스는 어렵고 딱딱한 우주과학적 지식들을 우주에서 맞는 첫날 밤, 우주에서 바라본 ‘초승지구’의 모습, 우주에서 경험한 90분간의 세계 일주 등 자신의 경험 속에 녹여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생경하기만 했던 우주가 그림을 보듯 선명하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정재승 박사는 이 책을 가장 아름다운 우주과학 에세이라고 평했다. “이 책이 그토록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체험하기 위해 그가 노력했던 시간들과 우주에서 보고 느낀 모든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콜린스는 달에 발을 디디지는 못했지만 그 위대한 발자국을 위해 평생을 준비해왔다. 그리고 다른 두 우주인이 달 착륙이라는 과업을 이뤄낼 수 있도록 사령선 조종사라는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이 책에 그 모든 분투의 과정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