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스튜디오 지브리의 살아있는 역사, 그의 작품 철학을 듣다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까지 ―아이들을 위한 메시지 “잘 태어나줬다!” 『미야자키 하야오 출발점 1979~1996』에 이어서 12년간의 시차를 두고 출간된 『미야자키 하야오 반환점 1997~2008』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33년간의 역사 후반부를 담고 있다. 앞선 출발점에서 감독의 작품에 대한 열정과 세상에 대한 사랑을 읽을 수 있었다면 반환점에서는 감독의 생각과 작품관이 더욱 성숙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이 책에서는 『모노노케 히메』(1997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년),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년), 『벼랑 위의 포뇨』(2008년)을 각 장의 주제로 나눴는데, 베를린국제영화제,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해외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인터뷰를 하는 등 국내외로 표현기회가 늘어나 다양한 각도에서 감독과의 대담이 다뤄지고 있다. 특히 디즈니와 팀 버튼 애니메이션을 언급하기도 하며, 재패니메이션이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것에 대한 감독의 의견(의외로 부정적인데)도 들을 수 있는데,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애니메이션의 메시지는 더욱 강화되었다. 2001년에는 미타카의 숲에 ‘지브리 미술관’을 창조를 느끼고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고, 2007년에는 사내보육원‘곰 세 마리 집’을 지어, 아이들이 좀 더 자연에서 기르고 구르며 사람을 경험해서 아이답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아이들은 희망”이라는 자신의 의지를 실천하기도 했다. 감독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살아라!”이다. 영화를 준비하는 동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기아와 테러(9.11), 자연재해(동일본대지진)를 언급하며 감독 자신을 포함 인간은 살아가며 절망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살아야 한다는 사실, 희망을 잃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숲이 가진 힘은 아직 살아있다 감독의 작품에서는 자연은 배경이 아닌 주인공이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이웃집 토토로』, 『모노노케 히메』가 더욱 그러한데,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함께 살아나가야 하는지 그 관계에 집중하고 있다. 이것은 매우 현대적인 주제의식으로 흔히 다루는 ‘자연은 약해서 우리가 보호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연은 때로 인간을 위협하는 두려워해야 할 존재로 비춰진다. 『모노노케 히메』에서 이런 주제의식이 강하여 자연과 인간의 관계는 좀 더 숙업이라 해야 할만한 인간존재의 본질에 관련된 문제를 드러낸다. 엔터테인먼트로써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것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감독의 철학에 위배되는 듯한 이 작품을 가장 먼저 아이들이 감독의 의도를 순수하게 받아들여주었을 때 감독은 무엇보다 그것에서 희망을 보았다고 한다. 10살 아이들을 위해 만든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주인공 ‘치히로’가 감독의 어린 친구를 모델로 했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이야기다. 마냥 아이 같으면서도 어른에게 감동을 주는 데가 있는 그 ‘어린 친구’와 치히로를 통해 감독은 10살짜리 아이는 어른들의 생각보다 훨씬 버거운 존재라는 걸 이해했다고 한다. 제 욕심 때문에 부모가 돼지로 변해버리자 치히로는 자신만의 힘으로 살아남아야 할 처지에 놓인다. 이것 역시 감독이 의도한 부분으로 ‘부모가 없어도 아이는 자란다’고 아이들이 진정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선 부모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페루에서는 한 끼 식사를 위해 소년들이 노동하고 있으며, 전쟁 전에는 아이들이 일하는 것이 당연했던 것처럼, 사회에서 인간이 살아가던 모습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영화를 보고 좋아한다면 승리한 마음이 들 것이라고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응원보다 중요한 메세지 『모노노케 히메』는 ‘비인(非人)’과 인간의 대립이 주된 내용인데, 신이라는 존재(유일신이 아닌 민간신앙의 신)가 ‘저주’를 받아 자연이나 인간을 오염시키는 과정이 표현되어 있다. 이것은 자신에 대한 타인에 대한 사회에 대한 보답 받지 못하는 마음이 원망이나 치유되지 못한 마음을 형상화된 것이다. 그런데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사회 안에서 상처받은 인간과 자연을 회복시키기 위해 우리가 취해야 할 행동으로 응원이 가장 최선일까 감독은 의문을 느낀다. 『귀를 기울이면』의 주인공 소년, 소녀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응원을 얼마든지 할 수는 있지만, 눈을 조금 돌려서 마을 아래를 바라보면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는지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에선 이미 알고 있는데 말이다. 그러니 앞으로의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응원보다는 “살아라!”라고 강한 마음을 감독은 작품에 담았다. 모노노케 히메의 고대시대나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나, 인간은 부조리하고 압도적인 힘을 지닌 자연에 경외심을 가지고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메시지“살아라!” ―미야자키 하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