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파일로 밴스는 희생자를 읽고 범인을 읽는다. 사건의 심리적인 배경과 동기에 집착하며 자신의 방식대로 사건을 풀어나간다. 이 탐정에게 중요한 것은 결코 정의가 아니다. 자신의 흥미를 채우기 위해 추리를 하는 것 같은 ‘재수 없는’ 탐정이지만 그나마 범인에게는 냉혹한 편이란 게 다행이랄까. 한 가지 확실한 건 파일로 밴스 같은 탐정이 주변에 있다면 섣불리 살인은 저지르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 자칫하면 목숨까지 잃을지 모르니까! 역사상 그 수많은 탐정들 가운데, 사건의 트릭이나 구성보다 자신의 독특한 캐릭터로 더 유명한 명탐정 파일로 밴스와 즐겁게(하지만 약간은 거리를 두고) 인사하시길.
- 박하영(인터넷서점 알라딘 도서팀장)
코난 도일, 애거서 크리스티와 함께 추리 소설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다른 한 명의 거장 S. S. 밴 다인, 완역 소장판 두 번째 등장!
S. S. 밴 다인이 창조한 파일로 밴스는 1926년 『벤슨 살인 사건』으로 데뷔한 이래 미스터리 사상 가장 인상적인 명탐정이다. 『파일로 밴스의 고뇌』는 세계 10대 걸작 미스터리에 뽑힐 만큼 진정한 그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주교 살인 사건』과, 『겨울 살인 사건』에 이어 한국에 처음으로 번역 출간되는 『그레이시 앨런 살인 사건』의 한국어 판 오리지널 합본이다. 2010년 출간될 세 번째 권에서는 파일로 밴스의 로맨스가 등장하는 『케닐 살인 사건』과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마지막 작품 『유괴 살인 사건』이 실릴 예정.
『주교 살인 사건』은 명탐정 파일로 밴스가 가장 고전한 이야기 가운데 하나이자 밴 다인의 네 번째 작품이다. 이번에는 구전 동요 ‘마더 구스’와 체스를 중심으로 벌어진 참혹하고 기괴한 연쇄 살인을 해결하기 위해 밴스가 나선다. 『주교 살인 사건』은 세계 10대 걸작 미스터리에 오를 만큼 미스터리 팬들에게는 인기 있는 작품이자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필독서로, 정교한 두뇌 싸움을 요구하는 지적 미스터리의 최고봉이다.
밴 다인의 열한 번째 작품인 『그레이시 앨런 살인 사건』은 여러 모로 독특하다. 우선 제목부터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과 차이가 있다. 다른 작품들은 모두 여섯 글자로 된 한 단어에 ‘살인 사건’을 붙여 제목을 만들고 있는데(주교/Bishop, 스카라베/Scarab, 겨울/Winter 등등) 이 작품만은 여섯 글자도 넘을뿐더러 두 단어로 된 제목을 쓰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두 번째는 실존 인물인 그레이시 앨런과 조지 번스를 등장시킨 점이다. 두 사람은 미국에서 30년 이상 대인기를 누린 코미디 배우인데 연예인 부부의 사생활을 담은 시추에이션 코미디 에 출연하여 아직까지도 많은 대중의 기억에 남아 있다.
이런 두 인물의 특징은 『그레이시 앨런 살인 사건』에서도 어렴풋이 느껴진다.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사건의 잔혹함보다는 유머러스한 사건 해결 과정이 돋보이는 이 작품에서 그레이시 앨런은 밴스와 함께 콤비를 이루어 사건을 해결하는 데 나선다. 실제로 1939년에 제작된 영화 <그레이시 앨런 살인 사건>(http://www.imdb.com/title/tt0031389/)에서 그레이시 앨런은 그레이시 앨런의 역할을 맡아 열연하기도 했다.
밴 다인의 작품은 뒤로 갈수록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평가지만 이 작품을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비록 작품의 색깔은 변했다고 할 수 있지만 열두 권 가운데 열한 번째 작품임에도 미스터리로서의 재미와 인물의 성격을 좌지우지하는 밴 다인의 솜씨는 독자의 시선을 잡아 끌 만큼 매력적이다. 파일로 밴스의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