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엄마의 옛 지인이 남긴 5억 엔이라는 거금 북적이는 축제 장소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사건 평범한 남중생 오가타 마사오의 일상으로 미스터리는 그렇게 하루아침에 습격해왔다 일본 미스터리의 거장 미야베 미유키의 숨은 초기작 『모방범』 『화차』 『솔로몬의 위증』 등 굵직한 사회파 미스터리 작품을 잇따라 발표하며 일본 현대 추리소설의 거장으로 자리잡은 미야베 미유키. 미스터리 외에 시대소설, SF소설, 청소년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그중에서도 십대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성장소설에 꾸준히 관심과 애정을 보여왔다. 작가의 고향이자 도쿄의 대표적 서민가인 후카가와를 배경으로 성격이 상반된 남중생 콤비의 활약을 그린 『오늘밤은 잠들 수 없어』 역시 학원물과 추리물의 요소를 함께 갖춘 장편소설로, 1992년 초판 이후 현재까지 약 삼십 년간 네 차례 재출간되었고, NHK 라디오드라마로도 제작, 방송되었다. 1995년 출간된 후속작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와 함께 ‘단짝 시마자키 시리즈’로 불리며 폭넓은 연령층의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소시민 가정에 하루아침에 굴러들어온 거금 행운과 불운을 가리는 주사위 놀이의 결말은? 『오늘밤은 잠들 수 없어』 도쿄의 서민가에 살고 있는 평범한 중학교 1학년 축구부원 오가타 마사오의 어머니에게 어느 날 5억 엔이라는 거금이 유증된다. 어머니가 이십대 시절 자취하던 연립주택의 이웃이자 훗날 주식 거래로 큰돈을 번 사와무라 나오아키라는 남자가, 과거에 중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던 자신을 구해준 그녀에게 은혜를 갚겠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긴 것. 놀라움과 기쁨도 잠시,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가족들은 밤낮없이 취재 공세에 시달리고 주위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신세가 된다. 부부 사이에 불화가 커진 끝에 급기야 아버지가 집을 나가버리자, 마사오는 가장 친한 단짝이자 때로는 재수없을 만큼 박학다식하고 이성적인 장기부원 시마자키 도시히코와 함께 사와무라의 정체를 직접 캐보기로 한다. 때는 1990년대 초반, 일본이 고도성장기와 거품경제기를 거쳐 훗날 ‘잃어버린 십 년’으로 불리는 암흑기를 눈앞에 둔 시기다. 평범한 가정에 일어난 갑작스러운 소동으로 시작하는 『오늘밤은 잠들 수 없어』의 중심에 있는 것은 주인공 마사오와 그의 가족, 친구뿐 아니라 당시 도쿄의 생활상 그 자체다. 실제로 소설의 배경인 후카가와에서 나고 자란 미야베 미유키는 빈부 격차가 서서히 사회문제로 대두하던 시절의 보이지 않는 갈등 양상을 ‘5억 엔 유증 소동’이라는 극적 요소를 앞세워 경쾌한 미스터리 활극으로 풀어내고, 작은 의심과 갈등으로 수습하기 힘든 위기를 맞는 가족의 모습을 통해 애정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로서의 의미를 묻기도 한다. 가정과 학교라는 보호막을 벗어나 주체적으로 의문을 해결하려 하는 마사오의 모습이 전형적인 소년 탐정물의 틀을 넘어 성장물의 감동을 안겨주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