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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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인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면서도 유독 자신에게만은 지나치게 엄격한 사람들에게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크고 작은 기본 원칙들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를테면, 실수를 하면 안 된다,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겨야 한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 등과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데 이 원칙을 너무 엄격하게 지키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나 타인, 외부 환경에 지나친 기대를 하게 되고, 아주 사소한 문제에도 과도한 분노를 표출하거나 극심한 죄책감에 사로잡힐 수 있다. 민감성을 색다른 시선에서 분석한 도서 《센서티브》로 국내 독자들에게 커다란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덴마크의 심리학자 일자 샌드는, 다년간 심리 상담을 해 오면서 생각보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느끼지 않아도 되는 죄책감으로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그녀는 마음속에 숨어 우리를 괴롭히는 죄책감을 집중 조명해서 분석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발생하는 부풀려진 죄책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전략을 내놓았다. 일자 샌드는 이 책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행위에 대해서는 그럴 수 있다, 그럴 만하다며 관대하게 받아들이고 이해해 주면서도, 유독 본인의 행위에 대해서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가혹한 자기비판과 자기 억압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스스로를 좀 더 따뜻하고 친절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 합리적 죄책감은 득이 되지만 비합리적 죄책감은 독이 된다 우리의 행동에 견주어 누가 보아도 적절한 정도의 죄책감은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늑장을 부리다가 업무가 지연되어 거래처에 피해를 끼쳐서 죄책감을 느끼고 사과를 하는 건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또 건강을 위해 식습관을 바꾸기로 결심했음에도 매일같이 술을 마시고 있다면 자신의 결심에 어긋나는 행동이기에 죄책감을 느낄 만하다. 반면에 정확한 원인이 없는 죄책감이나 인종, 성별같이 자기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비롯된 죄책감은 비합리적이다. 부모로서 뒷바라지를 제대로 해 주지 못해 자녀의 성적이 좋지 못한 거라고 자책하거나, 부모의 기준에 부합하는 잘난 자식이 되지 못해 미안해하는 것 등은 전부 비합리적 죄책감이다. 합리적 죄책감은 일종의 좋은 신호다. 적절하게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는 건 우리가 나의 삶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도 기꺼이 존중하고 있다는 의미와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필요한 상황에서도 수시로 과한 죄책감이 느껴져서 걷잡을 수 없는 자책에 빠지고 일상이 흔들릴 정도로 괴롭다면, 쓸데없는 고집을 버리고 내 몫이 아닌 죄책감을 놓아줄 필요가 있다. | 이제는 관계에서 비롯되는 비합리적 죄책감과 이별해야 할 때 전통적으로 ‘사람 된 도리’를 강조해 온 한국의 사회 정서상, 우리는 수직적인 관계에서 기인하는 죄책감을 간직하고 살아가야 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 부모라서, 자식이라서 혹은 윗사람이라서, 아랫사람이라서 굳이 가지지 않아도 될 마음의 짐을 기본값으로 지니고 있는 탓에, 상대적으로 비합리적 죄책감 또한 쉽게, 자주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관계에서 비롯되는 죄책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나만 잘하면 된다’는 결론을 내려 왔던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게 한 죄책감을 되짚어 보면서 그 감정이 과장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여기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친절한 눈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