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들의 세상은 내가 사는 세상이다

Naira de Gracia
3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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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1부. 봄: 알을 낳기 시작하다 1. 10월 중순 2. 10월 말 3. 11월 초 4. 11월 중순 2부. 여름: 알을 깨고 나오다 5. 11월 말 6. 12월 초 7. 12월 중순 8. 12월 말 3부. 늦여름: 무리 짓기에 들어가다 9. 1월 초 10. 1월 중순 11. 1월 말 12. 2월 초 4부. 가을: 바다로 나가다 13. 2월 중순 14. 2월 말 15. 3월 초 16. 3월 중순 에필로그 감사의 말

출판사 제공 책 소개

“과학자가 보여주는 남극의 삶이 매 순간 짜릿하고 놀라운 이 책을 독자들에게 자신 있게 권한다.” _최재천(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회고록, 환경 저술, 과학적 탐구가 매력적으로 엮인, 자기 성찰적이면서 흥미로운 이야기”_《커커스리뷰》 “독자들을 남극의 여름, 생명의 세계로 완전히 끌어들인다.”_《라이브러리저널》 세상 끝에서 경이로운 생명들을 만나 열린 세계에 대하여 자연 다큐멘터리 이상의 생생한 관찰과 여느 문학작품에서도 본 적 없는 시적인 묘사로 남극의 모습을 담아낸 《펭귄들의 세상은 내가 사는 세상이다》가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의 저자 나이라 데 그라시아는 젊은 과학자다. 그는 실험실에서 연구에 매진하거나 논문을 읽고 쓰는 일에 몰두하는 생물학자들과는 다른 이력을 쌓아왔다. 하와이의 외딴섬, 사모아 제도, 베링해, 캘리포니아 먼바다 등 자연을 누비며 현장 연구자로서 일해온 그는, 한편으로는 미래를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 평범한 청년 중 하나다. 전공인 ‘과학’의 곁에서 맴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로를 살려야 할지 확신도 없다. 그러던 그가 미국 해양대기청(NOAA) 소속 생태계 모니터링 연구자 자격으로 기후 변화가 남극 생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남극으로 떠난다. 남극은 현장 연구자들에겐 ‘궁극의 연구 장소’로 통하는 곳이자, 외딴섬을 전전하면서 “내가 가는 이 길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확신이 들지는 않았다”(41쪽)는 저자의 시선이 마침내 가닿은 곳이기도 하다. 저자는 네 명의 동료와 함께 가장 가까운 다른 육지가 1,000킬로미터쯤 떨어진 남극 대륙, 그곳의 북쪽 끄트머리인 남극반도와 인접한 리빙스턴섬 시레프곶에 첫발을 디딘다. 펭귄의 번식기인 남극의 여름을 중심으로 보낸 5개월 동안 저자는 우리와 비슷하거나 우리보다 훨씬 뛰어나기도 한 매력적인 동물들을 살피며 생태 관찰이란 목적 이상의 깨달음을 얻는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이 알고 있던 세계가 전부가 아님을 깨닫는다. “나는 높은 바위 위로 올라가서 고래가 먹이 먹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거기서 내려다보니 캠프에서 2~3킬로미터쯤 떨어진 길쭉하고 평평한 빙하 위에 펭귄이 가득했다. 그 사방에서는 고래들이 물 밖으로 주둥이를 내밀고 먹이를 먹고 있었다. 짙은 구름이 낮게 깔려 고래들과 그리 멀지 않은 수평선을 지워서였을까. 그 순간 내 앞에 펼쳐진 모든 것이 아주 가깝고 친밀하게 느껴졌다. 갈매기와 고래, 펭귄, 그리고 내가 저 뭉실뭉실한 회색빛 담요 아래에서 옹기종기 함께 웅크리고 있는 듯.”(106쪽) 적막을 깨는 생명의 소리로 가득한 남극의 자연과 그 속에서 생물학자로서, 수십 억 명의 한 인간으로서 마주하는 경이로움이 시적으로 직조된 이 책은, 어느 과학자의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우리에게 강렬한 인상을 선사한다. 여느 대륙에서의 삶과도 다르지 않은 남극의 기쁨과 슬픔 이 책은 남극에 서식하는 펭귄인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의 발달 단계에 따라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늦봄부터 시작해 여름철 번식기를 맞이한 펭귄이 알을 낳고(1부. 봄: 알을 낳기 시작하다), 그 알에서 새끼가 태어나고(2부. 여름: 알을 깨고 나오다), 어느 정도 자란 새끼가 부모의 도움 없이 저희들끼리 무리를 짓고(3부. 늦여름: 무리 짓기에 들어가다), 어엿하게 홀로 살아갈 수 있는 성체가 되기까지의(4부. 가을: 바다로 나가다)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펭귄 외에도 남극물개, 도둑갈매기, 얼룩무늬물범 등 다른 생물들의 삶도 세세하게 그려져 있다. 저자는 매일을 산중턱에 위치한 수십 개의 둥지를 살피며 펭귄의 생태를 조사·기록한다. 알을 낳을 둥지를 만들고자 부모 펭귄이 세심하고 진지하게 돌멩이를 고르는 표정과 지극정성으로 알을 품는 모습을 마주하고, 알에서 갓 나온 새끼 펭귄을 처음 본 날엔 “모든 것에 경의를 느끼는 한 마리 포유동물이 되어”(150쪽)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또 생애 첫 겨울을 대양에서 나려고 용감하게 나서는 ‘청소년 펭귄’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곤 “아이를 처음 대학에 보낸 부모”(305쪽)와 비슷한 심정으로 대견함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기도 한다. 여느 대륙에서의 삶과 다르지 않게, 남극에도 웃음과 즐거움이 넘치는 날이 있는 한편 압도될 만큼 슬픈 날도 있다. 부모 펭귄이 애지중지 돌본 알들이 도둑갈매기 내외의 먹이가 되는 광경을 무력하게 지켜봐야 할 때, 얼룩무늬물범에게 새끼를 잃은 어미 물개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시레프곶 전체에 울려 귓가를 맴돌 때와 같은 날들이 그랬다. 생물학자로서 먹이사슬의 법칙과 같은 추상적인 지식을 이해하고 있어도 이런 일들을 겪어낸다는 건 다른 문제였다. 그러나 인간의 눈에는 일견 ‘아름다움과 조화로운 공생의 음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런 포식 활동이 새로운 생명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펭귄의 알과 굶주린 새, 새끼 물개와 얼룩무늬물범 중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116쪽)며, 자신도 모르게 견지해왔던 주관적인 관점이 깨어졌던 순간에 대해 고백한다. 모니터링 연구의 한 시즌이 저물 무렵, 그는 처음 남극에 도착한 날을 떠올린다. 젠투펭귄 무리를 보고 전부 똑같아 보여 그저 “펭귄이에요!” 하고 놀라워했던 기억을 되새기며, 이제는 펭귄이 한 무리로 모여 있어도 저마다 특징과 성격이 다른 개체로 알아보는 자신을 발견한다. 우리는 모든 동물 중 인간만이 서로 구분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저자는 펭귄의 일거수일투족을 사려 깊게 관찰하면서 인간만큼이나 다양한 펭귄의 개성에 비로소 눈뜬다. 인간과 동물 사이의 공통점을 발견할수록 인간의 특징이라고 여겼던 많은 것들이 실은 지구상 생물이 유기적으로 조직되는 공통의 법칙일 뿐, 서로를 구분 짓는 경계 같은 건 없다고. “몇 달간 매일 펭귄을 들여다본 지금은 홀로서기를 위해 바다에 나갈 때가 된 새끼도 구분할 수 있고, 체형이 마른 펭귄과 건강한 펭귄, 털갈이하러 군집에 돌아온 성체와 털갈이 중인 성체, 털갈이를 다 마치고 바다로 돌아가는 성체, 아직 번식할 나이가 안 된 청소년기에 군집으로 돌아와 어슬렁거리는 펭귄, 암컷과 수컷, 짝짓기쌍, 내가 지나갈 때마다 다가와서 때리는 펭귄을 전부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시즌이 끝날 무렵이 되자 펭귄이 한 무리로 모여 있어도 저마다 특징과 성격이 미세하게 다른 집단으로 보였다. 펭귄 보는 법을 알게 된 것이다.”(326~327쪽) “펭귄들의 세상은 내가 사는 세상이다.” ‘미지의 대륙’, ‘두려움의 땅’이던 남극이 우리가 끝끝내 지켜야 할 소중한 삶터로 자리매김해가는 여정 펭귄은 귀여운 외모와 특유의 뒤뚱거리는 움직임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동물이다. 뿐만 아니라 남극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로서 남극 생태계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동물이기도 하다. 이는 물개, 수염고래와 더불어 펭귄의 주된 먹이가 크릴이라는 점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갓 부화한 크릴은 각종 조류가 풍부한 빙하 아래에서 포식자를 피해 안전하게 살다가 점차 자라면 바다로 나가 무리 생활을 시작한다. 크릴이 성체로 거뜬히 성장하는 데 있어 빙하는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터전인 셈이다. 그러므로 크릴을 먹고 사는 펭귄의 식생활을 조사하여 크릴의 몸길이(크릴은 죽을 때까지 몸집이 계속 커지므로 몸길이를 재면 나이를 알 수 있다)나 어린 크릴이 포함되는 비율(어린 크릴이 포함되는 비율이 클수록 그해 크릴의 번식이 얼마나 왕성했는지 알 수 있다)을 파악하면 남극 빙하의 변화 양상을 유추해볼 수 있다. 저자가 남극에 발을 디딘 목적도 바로 남극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똑똑히 확인하고 더 큰 위기를 막을 정책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최대한 수집하기 위해서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펭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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