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돌봄의 무게 조기현 7
들어가며 가족에 의한 죽음 21
1 은둔형 외톨이 “나밖에는 가족을 지킬 사람이 없다” 31
2 돌봄 포기 “배가 고프면 먹을 줄 알았어요” 83
3 빈곤과 동반 자살 “돈을 못 빌리면 죽을 수밖에…” 111
4 가족의 정신 질환 “이제 편해져도 돼…” 141
5 노노 간병 “제 마음이 제가 느끼기에도 이상했어요” 181
6 아동 학대 “좋겠네. 아빠가 다정해서” 209
7 사건 이후의 삶 “제가 대신 매일 생각하기로 했어요” 251
나가며 가족 살인,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305
옮긴이의 말 비극, 그 뒤편 김현욱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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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열광하는 유명한 살인 사건들, 우리가 ‘살인’ 하면 떠올리는 흉악 사건들은 실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의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 살인 사건의 절반 이상이 친족 간에 벌어지는 일이고, 대부분은 자세히 보도되지 않는다. 그래서 저자는 2015년부터 6년간 일본에서 벌어진 가족 살인 사건들을 샅샅이 추적하기 시작한다. 25년간 은둔형 외톨이 아들을 정성껏 돌봐 온 아버지는 어떻게 살인에까지 이르렀을까? 30대 자식 둘과 함께 살던 어머니는 왜 굶어 죽어야만 했을까? 가난 속에서도 성실히 어머니를 돌보던 아들은 생활이 파탄에 이르렀을 때 왜 노모를 복지 시설에 맡기지 않고 함께 자살하는 길을 선택했을까? 간호사 출신 아내는 장남 부부와 같이 살면서도 왜 홀로 간병을 하다 남편을 죽이게 된 걸까? 다섯 살 아들을 13층 아파트에서 떨어뜨려 죽인 엄마의 마음속에는 어떤 어둠이 자리하고 있던 걸까?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논픽션 작가인 이시이 고타는 재판에서 나온 관계자의 증언과 SNS, 문자메시지, 부검 결과, 공판 증거들, 그리고 관계자 인터뷰를 기반으로 우리 시대 가족의 어둠을 드러낸다. 또 『아빠의 아빠가 됐다』를 쓴 조기현의 한국어판 해제는 아버지를 혼자 간병해야 했던 스스로의 경험을 되새기는 동시에, 이 같은 일본의 사례들과 너무나도 닮아 있는 국내 사례들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이 책의 실효성을 더한다.
저자/역자
코멘트
3목차
출판사 제공 책 소개
• 일본의 차세대 논픽션 기수 이시이 고타가 파고든 일곱 가족의 비극
•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과 같은 살인사건들만 모았다”
• “즐거운 나의 집”은 어떻게 살인 사건의 현장이 되었는가?
• 일곱 건의 ‘가족 살인’ 사건을 통해 밝혀지는, 우리 시대 돌봄의 무게
• 돌봄과 양육, 빈곤의 책임을 가족에게 지울 때 벌어지는 일들에 대하여
❚ 출구가 보이지 않는 미로를 헤매는 주인공들이 살인을 저지르기 전까지 ‘가족 문제’를 어찌해 보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이 현현하게 전해지는 탓에 심장이 조이는 듯했다. 위기 상황에 대한 구체적 진술, 비참 속에서 느끼는 감정의 심연, 복잡하게 얽힌 가족사를 함께 목격하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몇 번이고 쉬어 가면서 이 책을 읽었다. | 조기현(아빠의 아빠가 됐다 저자)
❚ “어쩌다 이렇게 됐어?” 이 부분을 번역하다가 나도 모르게 “몰라서 물어?”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그러나 우리 사회 대부분이 그 아들과 같은 물음을 던지고 있는지 모른다. 아동학대, 노인 간병, 정신질환, 빈곤 등의 문제에 대해 ‘남의 일’로 치부하며 모른 척하다가 마침내 극단적 형태로 드러났을 때 … 범인을 악마화하며 비난한 뒤 그 배경에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 것이다. … 이런 뒤늦은 물음만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물어야 할 근본적 질문들을 찾는 데 이 책이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옮긴이 김현욱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논픽션 작가인 이시이 고타가 2015년부터 6년간 가족살인 사건을 심층 취재해 완성한 르포르타주. 그는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과 같은” 일곱 건의 가족살인 사건을 통해 현대사회가 가족에게 어떤 짐을 지우고 있는지, 이는 개개의 구성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질문한다. 부모-자식, 형제자매, 부부 사이의 살인사건이라는 가장 극단의 사례를 다루고 있지만, 한 개인이 ‘가족’과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고난을 맞고 고군분투하다 서서히 무너져 가는 과정을 촘촘히 쫓아감으로써 비극적 결과보다는 그에 이르기까지 조건의 변화, 주인공의 심리적・신체적 변화에 집중하게 만든다. 특히 심각한 장애를 가진 가족을 돌보다 살인에 이르는 경우나 빈곤으로 인해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 가정폭력이 대물림되며 살인이라는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이야기 등은 지금 한국의 사례를 다룬 게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로 우리 사회와도 닮아 있다. 한국어판에서는 아빠의 아빠가 됐다를 쓴 조기현의 해제를 덧붙여 홀로 아버지를 간병해야 했던 영케어러로서의 경험과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족살인 사건들을 분석해 시의성을 한층 더했다.
■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살인사건들”
일본에서 한 해 벌어지는 살인사건은 800~900건대로(한국도 2015년 수치가 948건으로 비슷하다) 이 가운데 언론이 떠들썩하게 다루는 사건들은 무차별 살인, 소년범죄, 극장형 범죄 같은 것들에 국한돼 있다. 해마다 사회를 들썩이게 하는 큰 사건이 벌어지고 그것을 계기로 법 개정 논의가 들끓는 일도 한국과 꼭 닮았다. 일본의 경우, 1997년 ‘고베 아동 연쇄살인 사건’은 형사처벌 가능 연령을 16세에서 14세로 낮추었고, 2018년 ‘메구로구 아동학대 사망 사건’은 도쿄도 아동학대 금지 조례에 보호자에 의한 체벌 금지 조항을 추가시켰다. 이런 일들이 발생하면 언론이 연일 사건을 자극적으로 보도하는데, 내용이 끔찍할수록 세간의 관심은 증폭되며 티브이 시청률과 잡지 매출이 치솟는다.
저자는 스스로 이런 사건들을 취재해 보도하면서도 그것이 살인사건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사건들과는 괴리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 실제 살인 사건의 절반 이상은 친족 간에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한국의 경우, 30퍼센트 전후를 오간다). 그래서 2015년부터 6년간 도쿄를 중심으로 벌어진 가족살인 사건들을 심층 취재해 월간지에 연재하기 시작한다. 이 책은 그렇게 2020년까지 연재해 나간 열두 건의 가족살인 사건 가운데 일곱 건을 추려 모은 것이다. 저자는 사회적 문제가 아닌 가해자의 정신질환이 주된 이유인 경우나, 배경이 되는 사회적 문제가 겹치는 사건을 제외하고 “사회적 의미”가 각기 다른 총 일곱 건의 사건을 다음과 같이 엄선했다.
① 교사 출신 아버지가 정신질환을 앓으며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온 아들을 25년간 돌보다 살해한 사건.
② 자매가 함께 사는 어머니를 굶어죽을 때까지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
③ 빈곤으로 인해 어머니와 함께 자살을 시도한 택시기사 아들이 혼자만 살아남은 사건.
④ 우울증을 앓는 언니를 돌보다 본인도 우울증에 걸려 살인에 이른 사건.
⑤ 전직 간호사 출신 아내가 은퇴 후 홀로 남편을 돌보다 살인에 이른 사건.
⑥ 정신질환을 앓던 엄마가 다섯 살 아들을 13층 아파트에서 떨어뜨려 살해한 사건.
⑦ 육아 스트레스와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엄마가 두 아이를 죽인 사건.
이는 각기 보호자가 나이가 들고 신체적・경제적 한계에 다다를 때, 빈곤의 책임이 가족에게만 지워질 때, 가정폭력이 대물림될 때, 정신질환을 앓는 가족을 돌보는 의무가 한 개인에게 집중될 때, 노인이 노인을 돌봐야 할 때, 아동학대가 심각해질 때 등 현대 사회가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는 개인에게 부과하는 짐들을 다루며 그 무게를 견딜 수 없어 발생한 파국적 결말을 이야기한다.
■ 평범한 사람들이 살인자가 되기까지
| 파국적 결말, 하지만 결코 낯설지 않은 가족 이야기
보통 살인은 타고난 악인이나 정신질환자가 저지르는 예외적 일탈행동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에서 살인을 저지르는 주인공들은 대개가 선하고 평범한 사람들이다. 아들을 죽이게 되는 1장의 야스오는 30년 이상 교사로 일하다 퇴직 후 청소일을 하면서도 매일 아들의 저녁 식사를 챙기고 잠들 때까지 곁을 지키던 아버지였다. 어머니를 죽이게 되는 3장의 다카시는 간신히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 엄마와 행복을 찾으려는 찰나 교통사고라는 비극을 맞게 된다. 하지만 끊임없이 불어나는 빚더미 위에서도 그는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돌보는 데 정성을 다한다. 언니를 죽이게 되는 4장의 에리코는 우울증에 걸린 언니를 대신해 조카에게 엄마가 되어 주려고 이혼까지 감행하고 친정으로 돌아온 다정한 이모였다. 또 남편을 죽이게 되는 5장의 히데미 역시 간호사 출신으로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을 몇 년에 걸쳐 그야말로 헌신적으로 돌보았다.
저자는 이렇게 선량한 보통사람들이 생의 단계마다 우연히 마주하게 된 고난들을 홀로 고군분투하며 헤쳐나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기술하는 한편, 가장이나 생계부양자, 간병인으로서 져야 할 책임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서서히 무너져 가는 과정을 다각도로 추적함으로써 비극으로의 과정을 촘촘하게 안내한다. 특히 홀로 무거운 짐을 지고 나아가다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살인자라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안고 있는 가족의 문제를 짊어진, ‘나와 같은 인간’으로 보이게 할 뿐이다. 다카시가 이제 막 행복해지려는 찰나에,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동일본 대지진의 충격을 연이어 맞닥뜨리며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너져 가는 모습이나 에리코가 10년간 언니의 폭력에 시달리며 피폐해져 가는 모습, 그리고 히데미가 두 차례에 걸친 남편의 뇌출혈을 겪으며 서서히 우울증에 빠지는 과정 등은 특히 안타까움을 더한다.
■ 분기점을 상상하게 만드는 서사
| 무엇이 사건의 고리를 끊고 극단으로 치닫는 주인공들을 다른 길로 이끌 수 있었을까
살인이라는 파국적 결말에 이르기까지 주인공들은 몇 가지 결정적 전환의 단계를 거친다. 이시이 고타는 사건의 원인을 결정적인 어느 한 가지로 간주하고 파국의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기보다는, 주인공이 각각의 생애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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