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의 기쁨과 슬픔

부운주
211p
구매 가능한 곳
별점 그래프
평균3.2(13명)
평가하기
3.2
평균 별점
(13명)
중학교 시절 발병한 원형탈모증에서 시작해 전신탈모증으로 증상이 심해지기까지, 10여 년간의 이야기를 픽션으로 풀어낸 탈모 에세이.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탈모증으로 인해 겪게 되는 개인의 사회심리적 변화를 세심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조금 더 객관적으로 탈모증을 겪는 심리 변화를 그리기 위해, 저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소설적으로 그렸고 이를 ‘심리 픽션 에세이’라 이름 붙였다. 이 책은 탈모를 아직도 웃음거리로 삼거나, 차별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탈모증은 분명히 질병이며, 이 질병은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탈모로 인한 내적 고충과 탈모를 질병으로 보지 않는 사회적 시선에 이중고를 겪어온 저자는 탈모에 관한 논문과 책, 기타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이 이야기를 풀었다. 이 책은 탈모증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심리적 치유를 통한 위로와 용기를, 비탈모인들에게는 탈모에 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별점 그래프
평균3.2(13명)

저자/역자

코멘트

5

목차

들어가는 말 1부 기억나지 않는 내 모습 머리카락은 다시 날까요? 머리카락이 빠지는 기분 헤어(hair)날 수 없는 매력? 새 개의 모자 2부 한 번이라도 본적 있나요? 나 혼자만 이런 게 아닐까 가발을 쓰는 이유 여름용 비니가 필요해 3부 생각보다 약이 잘 안 듣네요 머리카락 결핍증 꽤 많이 날 거라는 말 머리카락만 난다면 로봇처럼 영혼 없는 심장을 가졌다면 양파 슬러시를 아세요? 4부 정체불명의 응어리 말할 수 없는 비밀 머리카락이 빠진 가발 머리카락의 기쁨과 슬픔 나가는 말 주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한 정신과 의사가 반짝이는 눈과 머리로 쓴 탈모 이야기 우리나라에서 일생 동안 탈모 증상을 겪는 경우는 전 인구의 1퍼센트, 그러니까 대략 50만 명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그중 전신탈모증까지 이르는 심각한 상황의 환자도 최대 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탈모로 인해 한 해에 병원 진료를 받는 환자가 대략 20만 명, 특히 20~30대 젊은 환자가 약 9만 명 정도로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통계도 있다. 탈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특히 문제가 된다. 2017년, 한 대선 후보는 공식 석상에서 아재개그를 한다며 “대머리가 되면 생기는 매력이 있다고 한다. 아시느냐”고 물은 후, 관객들이 “모른다”고 하자 “그게, 헤어(hair)날 수 없는 매력이랍니다”라고 자답했는데, 이는 일반인을 넘어서서 소위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까지도 탈모를 ‘질병’이 아닌 유머나 비하의 대상으로 소비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원형탈모증으로 시작해 전신탈모증으로 병변이 확장되어, 지금도 투병 중인 한 정신과 의사가 쓴 심리 픽션 에세이다. 중학교 시절에 발병한 원형탈모증에서 온몸의 털이 다 빠지는 진신탈모증으로 증상이 확대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심리적으로 풀어냈다. 저자는 내밀했던 자신의 투병 이야기를 픽션이라는 형식으로 창작했고 ‘심리 픽션 에세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만들었다. 독자는 에세이면서 픽션이며, 픽션이면서 에세이이기도 한 이 독특한 책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머리카락에 숨은 눈물과 웃음을 엿볼 수 있다. 탈모는 심리사회적 고통을 주는 질병이다 탈모 치료는 지금까지 주로 개인의 미용과 관련된 문제로 간주되어왔다. 탈모는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기는 하나 사회적 질병의 성격이 강하다. 단순히 한 개인의 신체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탈모인들은 탈모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질병’이라고 말한다. 탈모로 인한 안면 변형은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개인의 자존감, 사회적 지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서 탈모로 인해 내적 고충과 탈모를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두 번의 고통을 겪는 사람들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사회적 동물에게 발생하는 탈모 현상은, 그러나 주변의 공감적 반응이 굉장히 중요하다. 정신피부학적으로 탈모증은 정체성 변화로 인한 심각한 불안과 대인기피증을 야기한다. 중증 탈모는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안면 장애에 비견할 만한 고통을 준다고 피부과학 전문가들은 주장했는데, 그런 개인을 수용하지 못하는 환경과 외모지상주의는 정신 내외적 문제를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 저자는 그러한 이중고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탈모로 인한 내적 고충에다 질병 인식불능증으로 두 번의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다.”(7쪽) 슬기로운 의사, 탈모를 위로하다 화제가 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이 우리에게 감동을 준 큰 부분은 우리가 몰랐던 의사들의 세심한 환자 배려에 관한 에피소드였다. 극 중 석형(산부인과의)이 “유산은 질병이 아니에요”라며 난임은 누구의 잘못도 아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말하며 난임 부부를 위로하는 장면이나, 매년 어린이날을 아빠의 기일로 맞는 슬픔만은 아이에게서 덜어주기 위해 자정을 넘기는 익준(간담췌외과의)의 세심한 장면 같은. 그런데 현실에 정말 이런 의사가 있을까? 저자는 이 책에 비탈모인이 탈모인을 대하는 무심한 태도를 아주 디테일하게 그려놓았다. 이를테면, 주인공이 병원에서 수련의에게 탈모 시술을 받는 장면이 그렇다. 이 에피소드에서 “대학병원의 압박감에 실험실의 생쥐처럼 움츠러든 상태”의 환자에게 가발을 제대로 쓸 시간을 주지도 않고, 환자를 데리고 다음 치료실로 바쁘게 이동하는 수련의가 나온다.(132~133쪽) 환자는 거울도 없는 진료실에서 허겁지겁 가발을 쓰고 수련의를 뒤따르다 짬을 내 화장실 변기 칸에서 진땀을 빼며 다시 정교하게 가발을 쓸 수밖에 없다. 저자는 탈모 환자의 이런 진료 시간의 굴욕감을 세심하게 묘사한다. 현재 의사가 된 저자는 그 순간, 그런 무심한 수련의가 아닌 ‘슬기로운’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지는 않았을까. 또한, 고등학교 시절 수련회를 가는 에피소드도 인상 깊다. 가발로 탈모증을 숨겨온 저자는 친구들에게 탈모증을 들키지 않으면서 수련회에 참가하기로 결심한다. 가발의 존재를 감추며 친구들과 한방에서 숙박을 해야 하는 난제를 풀어가는 저자의 모습이 눈물겨울 정도다. 가발 두 개를 번갈아 쓰며 첩보 작전을 펼치듯 분주하게 움직이는 저자의 모습을 담은 이 이야기는 얼핏 보면 평범한 에피소드 같지만, 그런 찰나의 순간 하나하나에 가슴 졸였던 학창 시절을 이 순간에 응축해놓은 것 같아 독자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나는 여전히 탈모 투병 중, 그래도 희망은 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혹은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머리를 감는 일은 어쩌면 별것 아닌 일상적인 일일 수 있다. 하지만 탈모증이 시작된 사람이라면 이 시간은 거의 공포에 가까운 순간이다. 저자는 책의 도입부에서 이 순간을 아래와 같이 묘사한다. “두근거렸다. 후들후들 떨리는 손가락으로 두피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손끝과 두피가 마찰하는 강도를 높여갔다. 마찰력에 비례해 머리카락이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샴푸 거품이 고일 정도로 두피를 빡빡 문질러대자 머리카락은 가을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져나갔다. 머리카락이 빠진 그날부터였다. 탈모량에 비례해 나는 점점 움츠러들었다. (…) 참혹했다. 피부과 의사의 말대로 독하게 마음먹고 두피를 빡빡 문지른 결과는, 그러나 너무나도 잔인했다. 화장실에서 일어난 조용한 학살에 내 가슴은 쇠망치로 내려친 유리처럼 으깨져버렸다.”(34~35쪽) 비탈모인에게 힐링의 시간이 될 수도 있는, 누군가에게는 두피를 박박 긁으며 쾌감을 느끼는 샴푸 시간이, 저자에게는 “0.3밀리 샤프심처럼” 부서져버리는 ‘머리카락 학살’의 순간일 뿐이다. 이런 공포감으로 지난 시간을 버티고 의사가 된 저자는 여전히 탈모증 치료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다. 탈모 신약 임상시험에 참가한 책 속 주인공은 여전히 가슴이 뛴다. “신약이라고 해서 머리카락이 다 난다는 보장은 없었다. 다 자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낮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문을 열고 진료실로 들어갔다. 가슴이 두근거렸다.”(196쪽) [편집자 코멘트] “최소한 이 책을 읽은 사람은 바뀔 거예요” 저자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이 책 속의 주인공에게는 같은 탈모증을 겪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와 같은 고민과 아픔을 나누며 친해지는데, 2부 마지막에 둘이 여름용 비니를 쓰고 자는 장면이 나온다. “청명아, 머리는 안 추워?” 고개를 가로저으며 청명이 말했다. “추워. 우리 비니 쓰고 자자.” 나는 침대를 빠져나와 어둠 속을 더듬거리며 옷장으로 갔다. 열 개가 넘는 비니 중에서 여름용 비니를 두 개 꺼냈다. 겨울용 비니는 너무 갑갑해서 잠잘 때는 여름용 비니면 충분했다. 우리는 나란히 비니를 착용했다. “이제 좀 따뜻하다.” 더없이 행복한 음색으로 청명이 말했다. 정말 그랬다. 비니를 착용하자 머리에서도 더할 나위 없는 안온함이 느껴졌다. (123~124쪽) 원고를 읽다가 이 부분에서 문득 여름용 비니를 쓰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졌다. 탈모증으로 인해 서늘해진 머리를 느끼며 둘이 찾아 썼던 그 여름용 비니의 느낌 말이다. 비탈모인으로서 그때 저자와 청명이 느낀 머리의 ‘서늘함’을 알 길이 없고 알 턱도 없다. 독자들에게 그 서늘함을 느끼게 하고 싶었을까. 저자는 여기에서, 서늘한 머리 때문에 여름용

이 작품이 담긴 컬렉션

2
  • 데이터 출처
  • 서비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처리방침
  • 회사 안내
  • © 2024 by WATCHA,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