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않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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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시작부터 WHO에 의해 감염병 최고 등급으로 선포된 코로나19는 전 세계 인류를 동시에 공포와 혼란에 빠뜨리며 유례없던 '팬데믹 시대'를 열었다. 그 속에서 한국 사회가 경험한 사회적 병증은 코로나19로 알려진 생물학적 병증만이 아니었다. 2019년 하반기에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던 '텔레그램 n번방'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난 것이다. 운영자 16명, 2차 유포자 50명뿐만 아니라 구매자까지 포함하면 총 26만 명으로 추산되는 성착취 범죄에 가담한 가해자의 숫자는 우리 사회 보이지 않는 곳곳에 퍼진 사회적 병증에 대한 경각심을 넘어 공포를 느끼게 했다. 네 명의 젊은 작가 조수경, 김유담, 박서련, 송지현의 시선으로 코로나19로 시작된 팬데믹 재난부터 n번방이 표상한 사회적 병증까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시대를 선명하게 담아낸 팬데믹 테마 소설집 <쓰지 않을 이야기>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쓰지 않을 이야기>의 네 편의 소설은 앞으로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만 하는 이 시대적 병증의 실체를 마주하게 하면서도, 이토록 공포에 질린 순간에도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주었고 앞으로도 되어줄 수 있는지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이미 우리 각자가 내재한 힘만으로 일으키는 변화를 보여주면서 지금 이 시대가 결코 공포의 시간으로만 기록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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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그토록 푸른 _ 조수경 특별재난지역 _ 김유담 두逗 _ 박서련 쓰지 않을 이야기 _ 송지현 해설 _ 전염병이 지나간 자리 _ 박혜진 (문학평론가)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팬데믹 재난부터 ‘n번방’이 표상한 사회적 병증까지… 반복하지 않기 위해, 오래 기억되어야 할 이야기들 전염병 아래 감춰진 이 시대의 진짜 얼굴을 선명하게 포착한 네 편의 소설 2020년의 시작부터 WHO에 의해 감염병 최고 등급으로 선포된 코로나19는 전 세계 인류를 동시에 공포와 혼란에 빠뜨리며 유례없던 ‘팬데믹 시대’를 열었다. 그 속에서 한국 사회가 경험한 사회적 병증은 코로나19로 알려진 생물학적 병증만이 아니었다. 2019년 하반기에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던 ‘텔레그램 n번방’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난 것이다. 운영자 16명, 2차 유포자 50명뿐만 아니라 구매자까지 포함하면 총 26만 명으로 추산되는 성착취 범죄에 가담한 가해자의 숫자는 우리 사회 보이지 않는 곳곳에 퍼진 사회적 병증에 대한 경각심을 넘어 공포를 느끼게 했다. 네 명의 젊은 작가 조수경, 김유담, 박서련, 송지현의 시선으로 코로나19로 시작된 팬데믹 재난부터 n번방이 표상한 사회적 병증까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시대를 선명하게 담아낸 팬데믹 테마 소설집 『쓰지 않을 이야기』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쓰지 않을 이야기』의 네 편의 소설은 앞으로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만 하는 이 시대적 병증의 실체를 마주하게 하면서도, 이토록 공포에 질린 순간에도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주었고 앞으로도 되어줄 수 있는지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이미 우리 각자가 내재한 힘만으로 일으키는 변화를 보여주면서 지금 이 시대가 결코 공포의 시간으로만 기록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전한다. “일찍이 인류는 위기를 피하기 위해 기억하고, 기억하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었다. 전염 사회에 관한 한 어떤 형식의 글보다도 이야기가 필요한 것은 이야기야말로 낮은 위기관리 능력을 지닌 인간이 만든 유일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 소설가들은 결코 승리의 역사로 끝나지 않을 이 감염의 시간을 살고 있는 ‘코로나 시대의 인간’을 다층적이고 다면적으로 바라본다. 바이러스의 공격에 멈춤으로 응수하는 개인에서부터 이후를 상상하고 준비하는 개인에 이르기까지, 각자 다른 세계에 뷰파인더를 맞추고 있는 네 편의 소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우리가 모르거나 충분히 알지 못하는 ‘전환 시대의 인간’을 기록한다.” _박혜진(문학평론가) 지금 우리가 앓고 있는 병, 우리가 견뎌야만 했던 부조리한 세계의 실체 ‘전염병’은 개체 간 전이가 가능한 하나의 병원체로 시작해 집단적으로 유행하는 병을 일컫는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간의 신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지만, 실제로는 인간 신체를 속박할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사회경제적인 기능을 모두 마비시켰다. ‘n번방’ 사건은 어떤가. 직접적인 피해는 법리적으로 명백히 인정되는 범죄 피해자뿐이겠지만, 이 사건은 이 시대 한국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쉽게 치유될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겼다. 이렇듯 전염병은 그것 자체가 가지고 있는 기능의 단순함을 넘어 점차 복잡다단한 현상을 거듭 일으키며 공동체를 마비시키고 순식간에 모든 사회를 집어삼킨다. 그리하여 우리가 일상에서 볼 수 없던 사회 구조가 내포하고 있는 위험성의 실체를 드러나게 한다. 조수경 소설 「그토록 푸른」은 여행사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집단 감염병 때문에 1순위로 해고되어 새벽배송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평범한 30대 여성 주소영의 이야기이다. 전염병의 확산으로 배송 업무가 늘고 주인공은 다행히 일자리를 얻게 되지만, 전국 각지로 식품을 배송하는 물류센터는 확진자가 나오면 업장이 폐쇄되어 매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업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시간제 근무자를 보호하거나 관리하지 않고 형식적이고 간단한 문진표로 대신하며, 생계를 위협받아 한계에 내몰린 개인은 자신과 공동체에 닥칠 수 있는 위험성을 감지하고도 은폐하며 거짓을 선택하게 된다. 「그토록 푸른」은 전염병으로 인해 순식간에 취약해진 사회경제적 시스템 속에서 삶의 기반을 잃고 안정성마저 송두리째 빼앗긴 개인의 삶을 실감 나게 보여준다. 김유담 소설 「특별재난지역」은 실제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던 지역 경북 청도에 사는 60대 여성 일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남은 요양병원에 모신 아흔두 살의 아버지를 통해 코로나19 재난을, 이혼한 아들이 맡긴 초등학생 손녀를 통해 미성년자 성착취 재난을 동시에 경험한다. 일남이 맞닥뜨린 거대한 두 개의 재난은 이 세계에 버젓이 존재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일남이 가진 기존의 상식과 윤리로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영역이다. 그럼에도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손녀의 어깨를 힘주어 안으며 끝까지 지켜줄 것을 다짐하는 일남의 모습은 우리가 가진 일상을 지키려는 의지가 재난을 어떻게 견뎌내는지, 이런 보통의 마음이 어떤 능력을 발휘하는지 목도하게 한다.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하는 힘과 희망에 대하여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저마다의 몸속에 외부 병원체에 저항할 면역 물질을 생성하는 면역 체계를 가지고 태어난다. 빠르게 변이하는 바이러스만큼이나 우리 몸의 면역 체계 또한 그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데, 우리가 병원체에 감염되었을 때 흔히 느끼는 열과 통증은 파괴적인 바이러스의 작용임과 동시에 우리의 면역 체계가 바이러스에 대처하며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때때로 인체의 자연스러운 치유 과정은 그렇게 기이한 열과 통증을 필연적으로 동반한다. 박서련 소설 「두痘」는 1990년대를 배경으로 전교생이 열여덟 명뿐인 시골의 작은 분교로 첫 발령을 받은 교사 진화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 아이의 몸에 돋아난 빨간 돌기를 발견한 진화는 이어 다른 아이들의 몸에서도 같은 돌기를 발견해 수두라고 생각하고 보건소를 찾았다가, 이 돌기가 수두가 아닌 성병을 암시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조용한 시골 풍경 아래 은폐된 폭력의 세계를 마주한 진화는 충격에 빠지지만, “누가 함부로 만진 자리에 돋는 게 아닐까. 더 만지지 말라고”라는 동료 교사 채은의 말에 이 증상은 병이 아니라 경고일 수 있음을 가슴 아리게 깨닫는다. 그리하여 천진난만하게 피구를 하는 아이들의 몸에 돋아난 돌기가 마치 “크리스마스트리를 수놓은 전구처럼” 빛나는 모습을 보며, 더 이상 아이들이 처한 고통과 진실이 감춰지지 않고 드러날 것이라는 믿음을 마주하게 된다. 송지현 소설 「쓰지 않을 이야기」는 20년 동안 중국과 홍콩을 오가며 살다가 전염병으로 인해 귀국한 아빠의 모습과 남자 친구를 만나기 위해 어린 시절 살던 소도시를 방문하는 일상의 풍경을 보여준다.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가족들은 이미 저마다의 방식으로 변해버린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미 변해버린 일상의 풍경은 과거로 돌이킬 수 없음을 체감하게 하고, 그 감각은 덤덤하지만 아릿하다. 문학평론가 박혜진은 해설을 통해 “이 상실의 감각을 비관적 체념으로만 읽지는 않는다. 오히려 다가올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감각”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떠나갔기 때문에, 혹은 떠나왔기 때문에 작별했던 그 시절은 분명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사라진 세계이지만 사라졌기 때문에 다시 나타날 수 있는 ‘가능한 세계’”가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면역 체계는 한 번 감염된 병원체를 세포의 형태로 몸속에 기록하고 살아 있는 동안 평생을 기억한다. 평생을 기억하기 때문에 같은 병에 걸렸을 때 통증도 느끼지 못하는 채로 지나갈 수 있는 것이다. 『쓰지 않을 이야기』는 이렇게 지금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전염병이 안겨준 통증이 결코 작지 않았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 시간을 단지 감염의 시간으로만 기록하지 않게 될 것임을, 우리가 함께 지나가는 거대한 면역의 시간이 될 것임을 담담하고도 따뜻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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