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사에서 가장 난해한 작품으로 꼽히는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논고》가 ‘세계 파괴의 실험장’ 세기말 빈이라는 역사적, 문화적 토양 속에서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밝혀낸 작품이다. 그동안 영미 철학계는 비트겐슈타인의 사상을 논리학과 언어분석이라는 좁은 틀 안에서 해석하면서 비트겐슈타인의 윤리적인 면모를 천재 철학자의 괴팍한 성격을 보여주는 에피소드 정도로 치부했다. 이 책은 이러한 정통적 해석을 뒤집어엎은, 지성사 및 문화사의 역사적인 저작이다. 저자들은 비트겐슈타인의 사상을 순수철학의 전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언어분석적 관점으로 보는 표준적인 해석을 탈피하여, 세기말 빈이라는 역사 공간에서의 비트겐슈타인을 포착한다. 19세기 말 빈의 정치, 문화, 예술, 과학, 언론, 건축 등 여러 분야와의 연결 속에서 비트겐슈타인의 사상을 살펴봄으로써, 그의 삶과 철학을 넓은 맥락 속에서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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