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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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영화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영화 <렛미인>의 원작을 만난다 ! 눈 같은 순수와 핏빛 잔혹으로 빛나는 순도 100%의 보석 같은 소설 지난겨울 우리는 흔치 않은 아름다움을 지닌 영화 한 편을 만났다.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면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적지 않은 마니아들을 양산하고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은 영화, 열두 살 소년과 뱀파이어 소녀의 우정을 그린 <렛미인>이다. <타임>가 선정한 ‘2008년 가장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영화’ <렛미인>은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나라 스웨덴에서 왔다. 1981년 스웨덴을 배경으로, 지옥 같은 현실에서 탈출하기를 꿈꾸는 열두 살 왕따 소년과 그런 소년을 위해 복수를 해주는 뱀파이어의 이야기는 호러라는 장르가 무색하게도 시적인 영상과 간결미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 매력적인 영화에 원작이 있었으니, 영화 <렛미인>의 시나리오를 쓴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의 동명 소설 『렛미인L?t den R?tte Komma In』이다. 작가의 고국 스웨덴은 물론이요 독일, 미국 등지에서 영화화하고 싶다는 러브콜을 수십 차례나 받은 작가의 데뷔작 『렛미인』은 놀랍게도 여덟 번이나 출간을 거절당한 ‘괴작’이었다. 스톡홀름의 교외 블라케베리에 사는 뱀파이어 소녀의 이야기라니, 게다가 장르 특유의 글래머러스함이나 도취적 에로티시즘 따위는 없는 소설이었으니 장르전문 출판사들이 거절할 만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렛미인』이 여타 뱀파이어 소설과 다른 보석 같은 작품이라는 걸 알아본 출판사는 장르소설과는 무관한 출판사였다고 한다. 영화가 원작의 뼈대만 고스란히 살린 한 편의 시詩였다면, 소설 『렛미인』은 서사적 위용을 갖춘 근육질의 대작이다. 무엇보다도, 영화가 암시적으로만 언급하고 지나간 것들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맥락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팬들에게는 선물 같은 책일 것이다. 물론 작품의 중심에는 주인공 오스카르와 뱀파이어 친구 엘리의 우정(혹은 로맨스)가 존재하지만, 이들의 이야기와 단단히 맞물려 있는 것은 영화에서는 스쳐 지나가듯 등장했던 주변 인물들?즉, 블라케베리에서 살아가는 출구 없는 인생들이다. 등장인물 중 가장 판타지적인 인물인 뱀파이어조차 ‘먹고살기 위해서는 살인을 해야 한다는’ 실존적 고뇌에 몰아넣는 이 소설은 냉전이라는 시대적 비극 속에서 반쪽짜리 세상을 살아가야 했던 복지국가의 하층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러나 시종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고 그려나간다. 『렛미인』은 총 5부에 700여 페이지라는 덩치를 자랑한다. 그러나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는 테크닉은 데뷔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고 치밀하며, 스토리텔링은 물 흐르듯 능수능란하다. 호러를 근간으로 하여 사회소설, 블랙코미디, 미스터리, 그리고 퀴어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하나의 주제를 밀고 나가는 구동력도 놀랍다. 화제를 뿌린 영화의 원작자라는 흥미를 넘어 소설가 린드크비스트에게 기대를 품게 하는 지점들이다. 영미권, 일본어권에 잠식된 장르시장에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북구 장르문학에서 린드크비스트는 분명 큰 몫을 담당할 작가로 자리잡을 것이다. 문학동네에서는 작가의 2005년 작 『언데드 다루는 법』과 2008년 작 『인간 항구』를 출간할 예정이다. 특별히 한국판 『렛미인』에는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작가의 메시지가 수록되었다. 호러영화광인 린드크비스트는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의 열렬한 팬이라며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표했다. 열두 살 외톨이 소년, 혹독한 겨울의 끝에서 뱀 파 이 어 친구를 만나다 소외와 권태로 얼어붙은 스톡홀름의 교외 블라케베리, 그 구멍 같은 곳에서 벌어진 3주 동안의 이야기… # 1. 블라케베리. 1952년 스톡홀름 서부 교외지역에 건설된 신도시. 그곳이 생긴 지 삼십 년째 되던 1981년 11월 한 남자와 여자아이가 그곳에 이사 오고, 그날로부터 여러 사람의 인생이 완전히 바뀐다. 그러나, 그들이 오는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2. 오스카르 에릭손, 12살, 블라케베리 학교 6학년 B반. 이혼한 엄마와 둘이 산다. 살인사건, 염력, 호러소설 등을 열광적으로 좋아해서 스크랩을 할 정도다. 마음을 터놓고 지낼 친구 하나 없는, 자타가 공인하는 왕따. 욘니 패거리에게 만날 ‘돼지새끼’라고 불리며 괴롭힘을 당한다. 10월 21일, 블라케베리에서 멀지 않은 벨링뷔에서 한 소년이 숲에서 변사체로 발견된다. 발견 당시 소년은 발목이 묶이고 목이 따인 채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이상한 것은, 목이 따였다면 응당 웅덩이를 이루고도 남을 피가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 사건에 ‘제의적 살인’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수사를 시작하지만, 범인의 몽타주 하나 확보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버린다. 살인사건에 열광하는 오스카르가 이 사건을 지나칠 리 없다. 오스카르는 저녁이면 언덕 위로 올라가 자신을 괴롭히는 소년으로 정해놓은 나무를 난도질하는 일에 요즘 맛을 들인 상태. 그는 자신의 ‘살인게임’이 혹시 숲속의 소년의 죽음을 일으킨 것은 아닌가 하는 망상에 사로잡힌다. 며칠 후 철물점에서 훔친 사냥칼로 놀이터에서 예의 그 ‘살인게임’에 열중해 있던 오스카르는 칼날에 비친 한 소녀를 발견한다. 오스카르의 옆집에 산다고 말한 소녀는 자신은 그와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이상한 말을 남긴 채 집으로 들어간다. # 3. 블라케베리의 중국식당. 동네 주정뱅이들의 아지트인 그곳에 낯선 남자 한 명이 나타난다. 맥주나 겨우 홀짝거리는 패거리들과는 달리 그는 위스키 몇 잔을 연거푸 시켜 단숨에 비운다. 라케 서렌손은 남자에게 흥미를 느끼고 다가가 합석하지만, 남자는 대화를 거부하고 술값을 치룬 후 나가버린다. 그리고 며칠 후, 패거리 중 하나인 요케 벵츠손이 실종된다. 며칠이 지나도록 소식이 들리지 않는 가운데, 비옌숀스가탄 지하도 옆에 살고 있는 예스타가 패거리에게 와 자신이 요케의 마지막을 보았다고 이야기한다. 한 여자아이가 지하도 옆 가로등을 깨고 지하도로 들어갔고, 지하도를 지나던 요케는 영영 다시 나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패거리가 찾으러 갔지만 요케의 시체는 온데간데없다. # 4. 이 모든 사건과 연루된 인물, 호칸 벵츠손. 고등학교의 국어교사였던 그의 인생은 아동성애자라는 것이 밝혀져 직장에서 해고되고 방화로 집이 전소되면서 나락으로 떨어진다. 최악의 모습으로 세상을 떠나고자 알코올중독과 자살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던 그의 앞에 기적과도 같이 엘리가 나타난다. 엘리는 자신을 도와주면 자신 역시 그를 돕겠다고 말하고, 둘은 그렇게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관계로 함께하게 된다. 벨링뷔 숲에서의 살인은 엘리의 부탁에 못 이겨 나갔지만, 호칸으로서는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너무도 사랑하는 엘리지만, 그런 엘리의 생존을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는 것은 여전히 공포스럽고 끔찍한 일이다. 게다가 몇 번 일을 망친 전력 때문에 블라케베리로 쫓기듯 이사 온 상황이라 그런 일을 더는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엘리는 계속 그를 압박해오고, 급기야 직접 나가 누군가를 죽여버렸다. 시체를 처리하는 것은 언제나 호칸의 몫이다. 그는 엘리가 죽인 이의 시체를 물가로 끌고 가 가라앉힌다. # 6.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엘리의 장담과는 달리 오스카르와 엘리는 친구가 된다. 그러나 그들의 관계는 조금 이상하다. 둘은 오직 밤에만 만나고, 엘리는 오스카르는 아는 많은 것들을 모른다. 그 또래라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을. 그리고 무엇보다, 지저분하다. 옆에 앉아 있는 것이 힘들 만큼 역겨운 냄새가 나고, 옷은 생전 빨아입는 것 같지 않고, 추위를 전혀 타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오스카르는 마음을 나눌 누군가가 생겼다는 것이 기쁘기만 하다. 게다가 엘리는 오스카르가 반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고 하자 맞받아치라고,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다짐까지 한다. 오스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