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거기도 사람들이 사니까요.” “거기도 사람들이 사니까요.” 왜 분쟁 지역만 찾아다니냐는 질문에 대한 김영미 pd의 대답이다. 그녀의 시선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머무른다. 이라크의 종군기자로 선발되어 미군을 밀착 취재하면서도 그녀의 카메라가 담아내는 건 여전히 ‘사람’이다. 바로 그 속에 진실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행복, 학교 가며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행복, 단골손님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는 요리사의 행복, 맛집을 찾아 외식을 하는 가족의 행복… “ 등 행복한 일상의 파괴야말로 전쟁의 큰 피해임을 알려준다. 우리와 비슷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전쟁으로 인해 어떻게 파괴되는지 보면서 우리는 비로소 전쟁을 ‘실감’하게 된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타고난 휴머니즘, 그리고 열정 저자가 다큐멘터리 pd가 된 건 어쩌면 그녀의 타고난 휴머니즘과 그 휴머니즘을 실현할 수 있게 만드는 열정이다. 무심히 지나칠 법한 뉴스나 이야기가 그녀에겐 비수처럼 꽂히고, 취재하러 떠나게 만든다. 한 달 동안 아프간 난민촌에 머물면서 난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마음을 열 때까지 그들의 생활에 천천히 스며든다. 이는 단지 취재 때문에 그녀가 하는 노력이 아니다. 그녀의 휴머니즘은 그들과 평생 같이 난민촌에서 살면 어떨까 고민하는 그녀의 순수한 인류애다. 구걸하던 소녀 오마이라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전쟁으로 문 닫은 바그다드 최고의 맛집은 다시 열었을까? 분쟁 지역 사람들을 취재하고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들과 계속 인연을 이어가거나,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잊지 않고 다시 찾는다. 혹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이들에겐 어디에선가 잘살고 있기를 기도한다. 이 책은 그녀의 이러한 휴머니즘이 낳은 인연의 이야기이다. 절망 속에서도 이어가는 희망과 행복 전쟁으로 파괴된 일상에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김영미 pd라 가능했을까? 난민촌 취재를 하러 갔다 옮아온 이를 퇴치하기 위해 저자에게 나뭇가지를 잘라 파마를 시켜주는 나사르 민박집 식구들. 촬영하는 것도 잊고 여동생과 화장과 머리를 하며 깔깔거리는 아프간 첫 여성 앵커 마리암.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고 병든 어머니와 남동생을 부양하기 위해 구걸하면서도 “아줌마, 나는 배우고 싶어요. 공부가 정말 재미있어요”라며 시민 단체가 운영하는 임시 학교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가는 오마이라. 저자의 카메라는 그들이 절망 속에서도 꿈꾸고 갈망하는 순수한 희망과 행복을 포착함으로써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정작 오늘날 우리가 사는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저널리스트로 성장하는 새내기 PD의 고군분투기 이 책은 또한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무작정 갔던 아프가니스탄에서 사람들과 부딪쳐 가며 다큐멘터리를 배웠고, 비로소 진짜 다큐멘터리 PD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녀만이 담아낼 수 있었던 다큐멘터리의 장면들이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님을, 어떤 때는 시간을 가지고 기다리는 것이 또 어떤 때는 사람에 대한 가장 기본적 예의를 보여주는 것이 열쇠임을 이 책에 소개된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엿볼 수 있다. 이 책에 그려진 다큐멘터리 pd라는 직업의 생생한 현장과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뒷이야기는 언론인이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 되고 되돌아볼 기회가 될 것이다. 이제는 next generation journalism 저자가 20여 년 취재했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비롯한 여러 분쟁 지역은 여전히 분쟁 지역으로 남아 있다. 그녀는 오늘도 칠레, 홍콩 등 분쟁 지역을 누비며 취재한다. 하지만 그녀는 항상 희망을 놓지 않는다. 앞으로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전쟁이 아닌 평화와 화합을 가르친다면 세상은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이제 다음 세대를 위한 취재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정의롭고 사람이 사람을 고귀하게 만드는 세상이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