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긴자의 뒷골목, 록폰기의 종합빌딩 지하, 뉴욕의 이스트 빌리지…
비밀스런 그곳, 아무도 설명하지 못하는 그곳, 재즈바.
- 재즈바는 순수한 노스탤지어, 비행기가 없던 시절의 항구, 영혼의 피난처 등 여러 가지 은유로 형용되고 있다.
그런데 그곳에 가 본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대개가 중년 남자이고 뭔가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기르는 금붕어가 병에 걸렸다고 울상인 사람, 전 세계를 한꺼번에 없애버릴 수 있는 생물학 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사람, 눈 아래 생긴 사마귀가 밤만 되면 따끔거린다는 사람, 힘들게 찾은 작업가방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곰팡이가 슬었다는 사람…….
그러나 역시 제일 흔한 문제는 연애에 관해서였다. -
소설가, 영화감독, 공연기획자, 리포터, TV 토크쇼 사회자, 라디오 진행자, 화가, 사진작가, 미식탐방가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무라카미 류는 작품과 인생 모두에서 아주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일본 대중문학의 선두 주자이다.
사랑에 상처받은 남자들 앞에만 어떤 타이밍에 맞춰서 나타난다는 재즈바를 통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김없이 재즈 스탠더드 넘버가 들려오는 그곳을 주인공은 아직 가본 적이 없다.
류가 책에서 소개하는 재즈 스탠더드는 모두 재즈의 고전이라 할 만한 곡들이다. 각각의 노래에 얽힌 사연들이 재즈 원곡이 가진 독측한 이미지와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가사가 주는 여운까지 즐기며 사람 냄새나는 그리고 강렬하게 가슴에 스며드는 시와 무라카미 류가 던진 흡입력에 빠져 보자.